초대권 사이트를 활용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보는데

10월에는 큰맘먹고 지른 공연도 있었습니다.

조진주 보겠다고 대전에 갔다 오거나,

평일이라 예매도 못했다가 뒤늦게 시간 나서 블롬슈테트 할아버지 보겠다고 거금을 쓰는 등

7개 공연(연주회) 중 3개는 돈 내고 보고, 4개는 초대권으로 봤습니다.

공연장 중 구리아트홀(소극장)은 처음 가봤는데 소극장 경사가 꽤 있어서 시야 방해가 적고 아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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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번째 음악공연 관람

[고클래식 초대권 with 고파서 A] 김정미 피아노 독주회

2016년 10월 2일 (일) 오후 3시 금호아트홀

Franz Joseph Haydn - Sonata in F Major, Hob. XVI: 23    // 2분 지각, 로비에서 들음

Sergey Rachmaninoff - Sonata No. 2 in B-flat Minor, Op. 36(1931)  // 또박또박 천천히

[Franz Liszt]

- Consolation No. 3 in D-flat Major

- Liebesträume No. 3 in A-flat Major

- Après une lecture du Dante: Fantasia quasi Sonata

// 또박또박 조금 천천히 연주하는 스타일. 무난한데 관객이 너무 없었음(두 번째 곡 때 들어가서 세어보니 23명, 그 전에는 20명 이하. 후반부에 더 들어와서 최대 35명)

263번째 음악공연 관람

[고클래식 초대권 with 고파서 B]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시리즈 Ⅳ // 5월에 연주 잘 들어서 또 보러 감

2016년 10월 7일 (금) 오후 8시 금호아트홀

(violin 김정미 / piano 김재미)

[W. A. Mozart]

Violin Sonata K.304 e minor // 모차르트 바이올린 곡 중 자주 보이는데 내 취향은 아님

Violin Sonata K.378 B flat major

Violin Sonata K.377 F major

Violin Sonata K.526 A major // 이전 곡보다는 바이올린이 반주에 덜 치우치고 피아노와 유기적으로 얽히는 느낌. 역시 후기 작품이 되니까 모차르트 스타일도 조금 변하는구나 싶었음.

(앙코르곡 : ???)

// 도돌이표 반복 철저히 해줬고 호흡이 잘 맞아서 좋은 연주회였음. 같은 날 예술의전당에서 부천필 말러 2번이 있었는데 특별히 아쉽지 않을 정도로 바이올린 공연도 괜찮았음.

264번째 음악공연 관람

[예매] 바흐 무반주 컬렉션Ⅱ〈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 대전인데 질러버림. 당일치기ㄱ

2016.10.8 (토) 오후 3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A석 2만원

[J. S. Bach]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 g단조 BWV 1001 (약 14분)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 b단조 BWV 1002 (약 25분)

- 인터미션 (25분) -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2번 a단조 BWV 1003 (약 24분)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 1004 (약 27분)

- 인터미션 (25분)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3번 C장조 BWV 1005 (약 23분)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3번 E장조, BWV 1006 (약 15분)

(앙코르곡 없음)

// 일단 질러 놓고, 서울에서 버스타고 갔다. 2층 왼편에 앉았고,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구조가 좀 특이했는데, 구역별로 칸막이/벽 같은 걸 쳐서 단순한 객석 늘어놓은 거 이상으로 복잡해 보이고 재밌었다. 객석은 한 구역이 아예 사람 없는 걸 비롯해서 텅텅 비어서 민망했는데, 2층이라 잘 안보였지만 절반도 안 찼던 것 같다. 2층에는 가족 단위로 온 사람이 많아서 애들이 난리치면 어쩌나 시작 전부터 엄청 신경 쓰였는데, 막상 연주 시작하니 애들이 많았던 것 치고는 크게 거슬리지 않아서 고마울 정도였다. 이전 세 번 공연을 보고 조진주 하면 힘이 넘쳐나는 야성적인 연주를 많이 기대했는데, 낭만 곡을 보다가 바흐를 봐서 그런가 이번에는 힘을 많이 빼고 절제한 느낌이었다.

1부(소나타, 파르티타 1번) 끝나고 쉬는시간 25분 지나고 2부 연주 시작 전에 마이크 들고 나와서 이런저런 인사말을 했다.

"바흐 무반주 전곡연주는 많이 안하는 편인데,

(1) 작품이 거대하고

(2) 학생 때 지겹게 연습해서 나중에 굳이 건드릴 생각이 안 나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3시간 동안 바이올린 하나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경험은 자신에게 큰 챌린지가 될 거라고 생각해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오늘 나왔다" 정도?

소나타 1번 푸가 격하게 연주하는 걸 듣기 좋아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게 연주해야 바흐 곡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2부, 3부 가면서는 강약 대비되는 부분 등에서 가끔씩 강한 소리도 나왔지만 전체적으로는 무척 차분하고 절제된 연주라 되려 적응이 안 되다가 점점 편안하게 들었다. 끝나고 나오다가 바이올린 악보 들춰보면서 어딘가 찾는 아주머니도 봤는데 이날 연주된 바흐 무반주였다. 11월 정경화 공연도 똑같은 프로그램인데 어떠려나.

265번째 음악공연 관람

[고클래식 초대권 with 고파서 A] 윤지원 피아노 독주회

2016년 10월 9일 (일) 오후 3시 금호아트홀

W.A. Mozart - Sonata in D Major, KV 311

// 처음부터 너무 쩌렁쩌렁해서 듣기 거북했음. 피아노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난폭하게 치지 못하게 하는 게 답답했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하게 됨. 하물며 15~20년 전에 내가 더듬더듬 치는 건 더 처참했을 테니까. 쩌렁쩌렁하기만 하면 모차르트 소나타의 희한한 해석이라고 생각하겠는데, 틀린 곳이 너무 많았음. 2악장은 느리니까 무난했는데, 3악장은 중간에 타임머신을 타고 뒤로 날아가 버렸다.

Willy Burkhard(1900-1955) - Elf Kleine Stücke Op.31 // 11개의 짧은 소품집인데, 정말 짧은 곡들을 단편적으로 이어놓아서 큰 감흥 없었음.

R. Schumann - Klaviersonata in f-sharp minor, Op. 11

// 1악장은 재현부에서 2분 길이 정도 되는 부분을 아예 날려먹었고(공연 후 악보 찾아보고 확인), 2악장은 그나마 괜찮은데 3, 4악장도 화음 뭉개고 옆 건반 잡음이 자주 들어가서 지금 현대음악을 듣는 건가 싶었음.

(앙코르곡 없음)

// 프로그램이 좀 많지 않나 싶었는데 공연장 가보니 스카를라티 소나타, Kelterborn 현대곡이 날아가고 Willy Burkhard라는 스위스 작곡가 곡이 들어갔다. 너무 마이너해서 imslp 악보에도 없고 유튜브에도 없는 곡 들었는데, 이거는 처음 듣는 거니까 틀린 곳이 있는지도 모르게 들었지만 앞 뒤로 모차르트, 슈만은 (반어적 의미로) 환상적으로 날아가 버렸다. 두 곡 다 쳐봤던 곡이고 악보도 있어서 예습 삼아 며칠 전에 쳐보고 갔는데, 그래서인지 틀린 곳이 너무 적나라하게 쏟아져 나와서 민망할 정도였다.

266번째 음악공연 관람

[예매] 모스크바 피아노 트리오 내한공연

2016년 10월 14일 (금) 20시 구리아트홀 유채꽃 소극장 전석 2만원

(피아노 알렉산더 본두리안스키 /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이바노프 / 첼로 미하일 우트킨)

모차르트 - 피아노 3중주 다장조 K.548

// 피아노가 특히 느려서 가끔씩 악기 합이 안 맞아서 수습하면서 가는 느낌.

브람스 - 피아노 3중주 다단조 작품번호 101

// 3악장에서 피아니스트가 이날 공연 중 가장 빛났다. 뒤의 차이코프스키 곡보다도 더.

차이코프스키 - 피아노 3중주 가단조 작품번호 50 ‘한 위대한 예술가를 추억하며’

// 1악장 21분, 2악장 코다 전까지 전반부 20분쯤, 곡 다 끝나고 나니 51분 정도였다. 제대로 느려서 1시간 넘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짧았다.

(앙코르곡 : 글린카 - 피아노, 클라리넷, 바순을 위한 3중주(Trio Pathétique) 3악장 라르고 (관악기 대신 바이올린, 첼로 연주))

// 바이올리니스트가 앙코르곡 이름을 얘기하는데, “라(ㅂ?)ㅡ, ~(?)~ (유)라시안 컴포져, 미카일 글린카”로 들려서 처음에는 reverie 같은 건가 했는데 글린카는 그런 곡을 쓴 일이 없는 모양이었다. imslp에서 찾아보니 Trio Pathétique 중에 3악장이 Largo여서 혹시나 해서 봤더니 그 곡 맞았다. 러시아 할배 발음 알아듣기 힘들었다.

// 간만에 엄청 독특한 피아니스트를 봤다. 되게 느리게 쳐서 처음에는 답답할 정도였는데 더듬더듬 치지는 않고 칠 때는 화음이든 복잡한 진행이든 잘 짚는 걸 보면 원래 스타일이 느림의 미학 끝판왕 쯤 되는 모양이다. 요즘은 비슷비슷한 연주자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확실히 보통 독주회에서 그냥 보던 연주와는 확실히 다르게 보이긴 했다. 어떤 의미로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267번째 음악공연 관람

[고클래식 초대권 with 고파서 A] 소리울앙상블 제32회 정기연주회 - 가을에 만나는 異樂(이락)

2016. 10. 23 (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전석 2만원

(Piano 최민경 / Violin 김지혜 / Viola 정수경 / Cello 현소영 / Clarinet 변현조 / Composer 송향숙)

Bernhard Henrik Crusell (1775-1838) - Quartet No. 1 in E-flat Major for Clarinet, Violin, Viola, and Cello, Op. 2

Frank Bridge (1879-1941) - Phantasie Piano Quartet in F-sharp minor H. 94

송향숙 (1978b.) -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를 위한“여섯 개의 벗어나는 것들”(2016년도 소리울앙상블 위촉곡, 세계초연)

Arno Babajanian (1921-1983) - Trio in F-sharp minor for Violin, Cello and Piano

(앙코르곡 : ???)

// 호흡 괜찮고 무난했음

268번째 음악공연 관람 ★

[당일 현장예매]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 밤베르크 교향악단

2016.10.27(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B석 8만원 (C석 매진되어서...ㅠㅠ)

슈베르트 교향곡 7번 D.759 <미완성>

// 5월에 듣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건 서울시향 연주가 별로여서 그랬나 보다. 슈베르트 교향곡 중 처음으로 좋다고 느낌.

브루크너 교향곡 7번  // 그냥 최고. 1악장은 섬세하고, 2악장은 유명한 그 곡이고, 3악장도 꽤 긴장감 있었고, 4악장은 정상을 향해 끝없이 올라가서 터뜨리면서 끝남.

(앙코르곡 없음)

(C석이 매진되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B석 현장예매. 3층 거르고 합창석 선택)

// 블롬슈테트 할아버지는 4년 전 베를린에서 봤던 그대로 암보 & 맨손으로 지휘했는데, 손놀림 하나하나에 음악이 담겨 있어서 단원들을 조종하는 실이라도 달려 있는 건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같은 B석이어도 3층을 마다하고 ‘교향곡 때는 별로 비추천+금관 많은 브루크너 곡은 특히나 마이너스’라는 합창석에 앉았는데, 지휘자 손만 봐도 만족할 정도였다. 꽤 무리해서라도 볼 가치가 있었다. 베를린 필하모니를 생각하며, 독일에서 오케스트라 보는 분위기를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