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화를 보러 간 것이지, 퍼즐을 풀러 간 게 아니다.
인버전이라는 기믹 하나에 빠져 다른 모든 것들을 놓치고 있는 영화.
인버전을 흥미롭게 보여주기 위한 액션,
인버전을 흥미롭게 제시하기 위한 비과학적 설정들,
인버전만을 생각하며 명분 없는 악행을 벌이는 빌런까지.
대체 그 망할 인버전이 뭐길래, 주제의식까지 대충 휘갈겨 쓰고 넘기는 것인가?

싸구려 염세주의와, 환경 보호, 사랑과 복수는 동전 양면과 같다는 것.
뭐 하나 제대로 전달한 주제 의식이 없지 않은가?
놀란 감독의 영화는 항상 놀라운 주제의식을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었다.
메멘토와 인셉션에서 퍼즐 맛을 좀 보았는지, 이번엔 아예 퍼즐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나에겐 감독의 메시지가 없다면 돈을 얼마나 들이붓든 삼류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놀란 감독 영화 중에서 가장 실망한 영화라고 단언할 수 있다.

유일하게 칭찬하고 싶은 것은 사운드트랙.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그 망할 인버전의 오묘함을 잘 나타내주는 사운드로 꽉꽉 채워넣었다.
시간 역행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상미는 확보된 듯하다.
주역 배우(존 데이비드 워싱턴 연기)의 연기는 정말 투박하니, 칭찬하고 싶지 않다.
내용 외적으로도 칭찬하기가 어려운 영화라 말할 수 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1:4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