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울한 일이 있어서 이럴 때일수록 이열치열(以熱治熱)처럼 우울한 애니를 보게 됩니다. 보통 선라이즈의 3대 우울한 작품으로 불리는 무한의 리바이어스, 가사라키, 아르젠토소마가 있겠지만 이런 것들을 잠재울 수 있는 선라이즈의 작품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전설거신 이데온입니다. 예전에 슈퍼로봇대전이란 게임에서 사기 메카닉으로 보일 정도의 엄청난 능력을 가졌기에 궁금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고 리뷰를 작성합니다.
전설거신 이데온 (1980년)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원작: 토미노 요시유키/야다테 하지메
제작: 선라이즈
음악: 스기야마 코이치
장르: 액션/ 메카닉/ sf
ba등급: 13세 이상
총화수: 25분x39화 극장판 접촉편&발동편 (각각 1시간 45분씩)
스토리
지구로부터 이민하기 위한 별인 솔로운성. 거기에는 제 6 문명의 유적을 조사하던 지구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공요롭게도 이성인인 밥크란도 그 유적을 조사하기 위해 접근 하고 있었다. 그때 밥크란 총사령관의 딸인 카라라가 지구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몰래 빠져 나오게 되고 그로 인해 겉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며 밥크란과 지구인의 전쟁이 시작되는데...
등장인물
이데온의 리뷰를 들어가기 전에 이데온이란 기체에 대해서 알리고자 한다.
슈퍼로봇대전이란 게임을 아는 이들에게 있어 이 이데온이란 기체는 너무나도 사기 메카닉에 들어간다. 정말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능력. 아마 로봇물 중 사기 메카닉 1위 2위를 다툴 정도다. 필자 역시 과거 슈퍼로봇대전을 통해 이 이데온을 알게 되었는데 '왜 이데온의 능력이 이처럼 대단할까?' 라는 궁금증이 작품을 보게된 동기가 되었었다.
그럼 이데온의 능력을 게임에서 한 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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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지 않는가? 이데온건을 한 번 발동 시키니 상대방의 그 많던 메카닉이 단 두대만 남고 전멸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진 이데온. 애니는 어떠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리뷰
전설이라 불릴만한 능력의 메카닉
게임 화면에서와 같이 이데온의 무지막지한 능력을 보았다. 왜 슈퍼로봇대전에서는 이데온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면 그럴만도 하겠다 싶어진다. 이데온은 멸망하고 없어진 제 6 문명의 유산으로 전설로만 알려진 기체이다. 전설이라고 불릴만큼 능력 두 가지만 소개한다. (이데온건은 생략)
이데온의 기체 구석 구석에는 수많은 미사일이 장착 되어 있어 사방팔방에 뿌린다.
대체 미사일 보급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작중에 보급을 하긴 하는 것 같았다.
요즘 방영하는 천원돌파 그렌라간에서도 패러디한 장면이다.
위의 장면들 외에도 기체에서 블랙홀이 나오는 등 너무나도 말도 안되는 메카다. 이렇게 본다면 이 이데온이란 작품은 국내의 먼치킨 소설과 같은 맥락으로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이데온의 무한력에서 나오는 파워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하지만 결코 이것으로 스토리의 흐름을 어지럽히지는 않는다. 비록 이데온이 이토록 강력하면서도 주인공들은 이성인인 밥크란에 핀치를 당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며 계속 쫓기는 상황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먼치킨이란?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한 먼치킨 랜드라는 말도 안 되는 마을에서 나온 것이 근간이 말로 trpg에서 세계관 자체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일컫는다.
상업적으로 실패한 작품 이데온
사실 이 이데온은 건담의 아버지인 토미노 감독의 야심작으로 기동전사 건담 이후 방영되었지만 최악의 시청률로 조기종영 되었다. 실패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딱 두가지다.
그리고 스토리가 저연령층이 보기에는 난해했다. 일반적인 메카닉류에서 탈피하여 여러가지 시도를 내세운 것은 좋았으나 그것이 기존의 메카닉물에 길들어진 유저들을 끌어들이기엔 너무나도 파격적이었다고나 할까?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이 되었던 이데온이지만 토미노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장인정신(?)으로 극장판에서 완결을 선보였고 그 엔딩은 후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된다.
재평가를 받는 이데온
비록 상업적으로는 실패한 이데온이지만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토미노 요시유키의 작품들 중 재평가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리얼로봇의 효시라고도 할 수 있는 기동전사 건담 역시 tv로 방영했을 때는 상당히 낮은 시청률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후에 극장판으로 나오고 상당한 인기를 모아 지금의 건담이 된 것이다. 또한 토미노 감독의 마지막 건담 시리즈라 할 수 있는 턴에이 건담 역시 처음 나왔을 때는 수염건담이니 뭐니 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결국 재평가로 인해 인정받게 된다. 이처럼 토미노의 작품은 항상 변화를 추구하며 파격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기에 기존의 틀에 얽매인 유저들이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한 몫을 한다.
그렇다면 이데온을 걸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말도 안되는 능력의 메카닉에 디자인은 형편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필자 역시 이데온에 대해 깊이 아는 것은 없지만 몇 가지를 손에 꼽아보겠다.
메카닉의 폭주라는 개념도 이데온에서 처음 도입한 것이다.
당시 이데온을 보면서 느끼던 것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이 눈에 띄었다. 그것이 바로 에반게리온이다. 이데온을 끝까지 보는 동안 에반게리온의 메카닉 설정, 엔딩 등이 연상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알아본 결과 안노 감독의 에반게리온인 패러디한 여러 작품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데온인 것이다. 원래 가이낙스가 * 집단인만큼 오리지널이 아닌 패러디작으로 적절한 흥행요소들을 붙여 만드는데는 일가견이 있다. 그러나 토미노 감독은 그에 대해 상당히 불쾌감을 표시했고 이데온의 팬들도 비판했다고 한다.
에반게리온은 상당히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그것의 작품성을 떠나서 세계관의 시점에서 본다면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데온이야말로 시대를 감안할 때 역시 토미노 감독은 천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세기게 한다. 요즘 애니 유저들이야 워낙 많은 애니를 접하게 되니 이데온의 세계관이 그저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당시 1980년이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토미노 감독의 무한한 상상력을 느끼게 된다.
이데온의 매력
이데온에서 느끼게 되는 매력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다.
그리고 이데온을 처음 접하게 되면 상당히 황당하게 만든다. 스토리가 오해가 오해를 낳게 되며 겉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산되는데 엔딩에서도 가히 충격을 준다. 스포일러성에 의해 밝히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보면 확실히 이데온은 난해하다고 할 수 있다. 토미노 감독은 이데온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민족이나 국가라는 선을 긋고 대립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것일까? 아니면 전쟁에 대한 비극? 이런 여러 생각들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데온이다. 그리고 작품이 중반 이상이 진행되면서 우울함의 그림자가 짙어지는데 그 우울함이 이데온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는 우울한 내용의 작품을 좋아한다. 가벼운 작품보다는 우울한 작품이 머리 속에 더 오래 남는 것도 있겠지만 그 우울함 속에서 재미를 찾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메카닉물 중 가장 비극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데온이 더욱 취향에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무적초인 점보트3를 비롯한 z건담 등 우울함을 보여주는 토미노 요시유키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우울한 작품이라는 것을 대변해주듯한 엔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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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이데온을 누군가에게 추천을 한다면? 글쎄? 개인적으로는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 작품은 연령대나 취향에 따라 극과극으로 나눠지지 않을까 싶다. 보고 나면 찝찝한 기분이 드는 그런 작품이라고도 할 수도 있으며 현란한 작화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있어서는 그다지 권할 바가 못된다. 그러나 고전 애니에 대한 로망을 가진 이들에게 있어서는 분명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멋진 작품이 아닐지? 여태껏 수많은 애니를 봐 왔고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작화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왜일까? 항상 고전애니에 대한 향수에 사로잡힌다. 요즘 나오는 애니들은 한 보고 두 번은 봐지지가 않지만 고전 애니의 경우는 두 번 세 번을 보게되는 이유가 그것을 말 해준다. 이데온 역시 그런 작품으로 언젠가 나아가 다시 찾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며 이만 마칠까 한다.
여담이지만 이데온을 보고자 한다면 역시 tv시리즈로 차근차근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여의치 않을 경우 극장판 '접촉편'의 경우 tv시리즈를 축약시켜서 대략적인 스토리 흐름을 알 수 있으니 참고하라. 극장판 '발동편'은 조기종영으로 볼 수 없었던 엔딩이다.
by 하루나
애니 리뷰의 모든 것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2:4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