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이 너무 길어서 한 번에 다 쓰기가 힘들어서 나눠서 써봅니다.

말러 6번은 매우 형식을 잘 지켰으며 음악적 무게감도 잘 살린 곡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또한 말러의 부인인 알마의 이야기에 따르면 말러의 앞날을 예언한 곡이다라고도 합니다. 다른 많은 증언이 있는데 말러에 대해서 궁금해서 알아보니 상당히 평이 갈리고 알마의 경우에도 말러의 곡 중 많은 것을 자신(알마)가 테마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2악장인 안단테에서 매우 평화롭고 감미로운 주제가 있는 데 그 부분을 '알마의 테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전이나 자료를 보면 알마의 진술의 말러가 쓴 편지나 일기 등에 의해 참이 아닌 경우도 많고 알마의 진술 자체가 너무 객관성이 없다는 주제도 많아 싹 무시하고 감상을 했습니다.

사설은 여기까지하고 1악장에 대한 감상을 풀어보겠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니 당연히 각자 다름을 인지해주세요!) 첫 시작이 매우 강렬합니다. 빰빰빰 강한 베이스의 다운 보우가 주는 저음의 무게감이 강합니다. 박자도 상당히 빠르게 느껴지는 데 이 위에 올라오는 트럼펫과 바이올린의 소리는 점차적으로 다가온다는 느낌과 불안정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고조될 때 큰북과 심벌을 통해 불안감의 폭발이 됩니다. 이 파트에서 받은 느낌은 비스마르크 시대의 군인들이 전쟁을 위해 열을 맞추어 행군할 때, 전쟁의 위기감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불안감이 폭발하듯 강한 사운드를 내며 곡의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여기서 평온함을 표현하는 데 첼레스타가 몽환적인 소리를 내줍니다. 그런데 첼레스타의 몽환적인 느낌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까 폭발하는 듯한 사운드를 통해서 주제가 전환된 것을 두 가지로 해석했습니다. 하나는 주제 전환과 동시에 비극적 상황이 끝나고 꿈만 같은 평온함이 찾아온 것을 표현했다고 봅니다. 다른 아이디어는 그 사운드는 단지 다가오던 비극의 시작이고 평화로운 주제는 비극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상상의 표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계속적인 주제 변형을 하면서 곡을 진행하는 데 더욱 격정적으로 변해간다는 것, 첼레스타와 하프를 이용한 몽환적인 표현(물론 이것도 평온이 너무 꿈같다는 것을 표현해주는 의도라 생각할 수 있지만 꿈이라는 것을 표현하려는 장치라는 해석 두 가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평온한 부분에서 플롯이 나오는 데 플롯이 점차적으로 박자가 빨라지면서 평온한 분위기를 살짝씩 깨면서 분위기에 금을 가게 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트롬본이 길게 저음을 내주며 안정적인 분위기를 찾지만 이는 곧 스네어드럼(?, 혹 팀파니)의 등장과 함께 맨 처음 주제로 돌아가게 됩니다. 즉 영원한 평온은 없으며, 현실을 피하기 위한 꿈이었다 할지라도 다시 마주하게 되는 것은 비극적 현실 뿐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첫 주제가 반복되는 데 아까는 베이스의 위압감에 대해서 이야기했는 데 이번에는 오보에의 소리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전쟁의 나팔소리와 같은 위기감, 불안감의 멜로디를 귀기울여 들어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맨 처음 1주제에서 2주제로 넘어갈 때와 똑같이 진행됩니다. 그런데 2주제는 아까와 약간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좀 더 크게 들리는 피치카토, 하프와 관악기입니다. 아까보다 좀 더 드라마틱한 전개가 이어지는 데 도중에 빠르게 진행되는 부분에서 평온이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흔들려버립니다. 평온의 불안정성이라는 효과는 굳게 자리잡고 있던 하나의 희망마저도 흔들리는 효과를 주기에 비극의 공포성, 위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이렇게 1악장의 절반이 흐르고 소리가 순간적으로 모두 사라집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다가옵니다. 살금살금 비극은 그렇게 천천히 우리의 곁에 다가와서 순식간에 우리를 덮친다는 듯이 소리가 강렬해지면서 새로운 모티프가 전개됩니다. 특히 트럼펫의 강한 금속성을 살린 멜로디는 비극성을 뛰어넘어 비극에 따른 공포 충격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첼로를 중심으로 한 저음 악기들이 저음만의 멜로디 색채를 강하게 표현하는 데 이와 평행적으로 바이올린과 관악기의 고음도 점차적으로 심화되며 고조됩니다. 마치 파도가 요동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고조되는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소멸되면서 현악기 피치카토, 하프, 그리고 첼레스타를 이용해서 거세게 비가 온 뒤에 물방울이 똑 똑 한방울씩 떨어지는 듯한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첼로와 호른이 받쳐주는 플롯의 멜로디와 진행되고 악장솔로로 진행이 됩니다. 이러한 전개에서 전반적으로는 평화로움, 안도 등의 느낌을 받았지만 그 속에 무언가 숨겨둔 불안감, 비극의 씨앗이 어디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악장 솔로에서 매우 이런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렇게 평온과 불안의 균형으로 인해 더욱 곡이 긴장감 있게 진행이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부근에서는 무겁고 빠르게 곡이 진행되고 행진곡의 느낌도 나지만 그 속의 불안 위기감 등이 조성되어 있어 아까 말한 전장을 향해 나아가는 혹은 어떤 비극적 학살과 대치한 군인의 행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호른과 트럼펫을 중심으로 한 금관과 베이스, 첼로가 빠른 템포로 비극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곡이 마무리가 됩니다.

제 의식의 흐름에 따른 1악장 감상은 이 정도이고 1악장 전반적으로 인상깊었던 것 몇가지만 다시 이야기를 해보면 첫 번째는 변주형식으로 진행되는 게 인상깊었습니다. 찾아보니 말러 6번의 경우 말러답지 않게 기존의 형식을 많이 이용했고 1악장의 경우 소나타형식을 썼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주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며 주제의 변형을 통해 긴장감과 곡의 일관성을 가져간다는 점에서 형식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코심의 공연 감상글에서도 썼듯이 베이스의 저음이 너무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음역대가 다른 악기간의 밸런스, 이를 통한 긴장감 등이 1악장의 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혼자서 주절주절 쓴 짧지않은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짬날 때 2악장(안단테)도 감상글을 써보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1: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