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개봉하자마자 보게 됐습니다. 공짜 표-_-a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꽤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일부러 접근한 거예요. 아저씨 감시하려고…"

조직 세계에서 손을 씻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송강호. 그리고 그를 감시하도록 사주를 받고 그에게 접근하는 신세경. 둘은 요리 학원에서 만나게 됩니다. 신세경은 이미 송강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으니까.

신세경에게 송강호는 '표적'이지만, 어쩐지 송강호의 인간미에 마음이 끌립니다. 그러나 자신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생각하면 신세경은 그를 쏴야만 합니다. 송강호는 곧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지만, 신세경을 믿기로 합니다. 왠지 참 아슬아슬한 관계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어 가고, 그들을 뒤에서 둘러싼 조직의 분위기는 어쩐지 심상치가 않네요. 이야기는 점점 새로운 국면을 향해 갑니다.

먼저 이 영화의 강점은 압도적인 영상미죠. 그냥 쩝니다. 부산의 바다 풍경, 서울의 도심 야경, 보이쉬한 신세경... 한 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또한 제목답게 푸른 톤의 비중이 커서 뭔가 풋풋하면서도 시원한 기분입니다. 그 외 여러 장면의 연출도 분위기를 살리는 데 모자람도 넘침도 없이 알맞아서 거부감 없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네... 영상에서 10점 만점에 13점.

스토리는 좀 아쉽더군요. 다소 불친절한 영화라는 느낌입니다. 보다 보면 "왜?" "어떻게?"라는 의문은 드는데 영화에서 제시된 걸로는 모범 답안이 안 나와요. 그저 추측을 해볼 뿐이지요. 훌륭한 영상으로 커버를 한다지만, 아쉽게도 다소 뜬금없는 전개나 회수되지 않은 떡밥이 몇 군데 있어서 완성도를 깎아먹습니다. 5, 6점 정도 줄까 합니다. 뭐 세세하게 따지지 않고 뭉뚱그려서 이해하면 그리 거슬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요리라는 소재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그와 함께 소금이라는 일상적인 사물을 새로운 의미로 조명한 점은 괜찮았네요. 영화가 제법 느와르적인? 분위기인데, 불협화음 안 내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것도 좋았고... 엔딩도 두 사람에게 행복한 결말이어서, 영화관을 기분 좋게 나설 수가 있었습니다. 새드 엔딩으로 끝날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_-;

그리고 어쩐지 긴 여운이 남는군요. 자꾸 떠오릅니다. 꽤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영화였나 보네요. 저도 모르게...

아무튼 오랜만에 괜찮은 영화를 봐서, 감히 몇 자 적었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6 21:5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