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같이 보러 갔다 왔어요ㅋㅋ

이렇게 공개적으로 리뷰를 써야 하는 건지 몰랐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무튼 이전에 썼던 리뷰 올립니다.


뮤지컬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봐 왔던 뮤지컬들은 대형 무대에 세워진 세트를 배경으로, 대규모의 인력이 동원되어 매 순간 다소 떠들썩하게 진행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내용 자체에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군무나 노래에 압도되었던 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번에 보게 될 작품이 소극장에서 공연된다는 것을 듣고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관람할 때, 줄거리 못지 않게 소규모 뮤지컬로서의 몇 가지 특징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선 입장하자마자 눈에 띄는 무대장치를 눈 여겨 보게 되었는데, 다른 작품들은 장면이 전환될 때 세트를 어떻게 바꾸는지 모르겠지만, 소등되었을 때 배우가 무대 중앙에 세워진 원통 모양의 세트를 직접 돌리거나 펼치는 것이 흥미로웠다. 무대장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다음 장면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높여주기 위한 것 같았다. 또한 녹음된 반주를 이용하는 대신, 무대 위쪽에 밴드가 자리잡아 생음악으로 연주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출연진이 많지 않다는 제약을 역이용해, 한 배우가 여러 배역을 맡은 것을 눈에 띄게 하여 웃음 요소로 삼은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멀티맨 배역을 맡은 배우는 무려 14개의 역할로 등장하며 여장까지 불사했고, 시장 배역을 맡은 배우는 주인공 맬빈의 어머니 역할로도 등장하여, 한 배우가 두 배역을 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관객 입장에서는 웃지 않을 수 없는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본다면, 겉잡을 수 없이 오염된 트로마빌을 구할 방법을 모색하다, 시장의 사주를 받은 불량배들에 의해 유독성 물질에 중독되어 강력한 초록색 괴물로 변한 주인공 맬빈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비리를 일삼던 시장을 무찌르고, 마침내 고향인 뉴저지를 구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여기에 맬빈의 짝사랑과 트로마빌의 주민들의 이야기가 구석구석 첨가되었다. 괴물로 변한 맬빈은 겉으로는 적수가 없는 강력한 영웅의 모습을 갖게 되었지만, 내면은 여전히 내성적이고 소심해서, 한때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초반에 비리로 얼룩진 도시의 행정을 바로잡으려고 고군분투하던 것의 비중이 줄어들고, 초반부의 주된 소재였던 맬빈과 시장의 정면 대결이 잘 눈에 띄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후반부에 시장과 맬빈의 대립이 본격화되면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새라와 시장, 맬빈의 어머니 등 주변 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한 순간도 눈을 떼기 힘들 만큼 풍성해졌다. 또한 국산 창작물이 아닌데도 국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소한 요소들을 구석구석 배치하여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1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