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 임태경

오필리어 : 전효은

폴로니우스 : 남경읍

레어티스 : 김승대 

<쓰다보니 반말이군요. 이해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 나름대로의 공연의 평가 기준이 있다. 바로 다리의 후들거림.
정말 감동받은 공연일 경우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공연장 로비를 돌아다니곤한다. 뭔가 마음에 남는게 있어서 공연장을 떠나기에 어렵달까.

이번 햄릿은 정말 사람을 감동하게 만드는 노래소리에 멍해졌던 공연이었다.
OST 안 나오나...ㅠ
다리가 완전 후들거리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아직은 프리뷰이기에 불만가지기엔 무리인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이건 웬만한 프리뷰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그럴까...
웬지 모르게 9월.10월 공연이 기대가 된다.^^

이 햄릿은 조금은 유쾌한 햄릿이다.
 복수로 얽힌 사람들의 모습뿐 아니라.
복수로 얽히게된 사랑의 모습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극은 주요 등장인물의 태반이 죽는 비극이라는 것이다.

<약간의 공연 누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1. 레어티스의 사랑

오필리어를 간절하게 부르는 레어티스.... "오필리어~" 그 애타는 모습에 레어티스가 안쓰럽게 보일 정도였다.
사실 내 주관적인 햄릿에서  발견이라면...레어티스의 김승대님. 정말 오필리어를 부르는 모습에서...엄청난 포스를 느꼈다.
태경님의 햄릿 막공 이후에 햄릿역할을 하신다는 그 분... 정말 기대가 되는 햄릿이다.

2. 배우 임태경의 새로운 발견....

뮤지컬을 처음 보러갔던 내 친구는 임태경님께 푸욱 빠져버렸다.아주 그냥 푹....

여러가지 집안 사정으로(?) 삐뚫어져 버린 불량 소년
자신에게 주어진 복수의 칼에 어쩔 줄 몰라는 모습...
이래저래 미친적하며 길거리를 싸돌아 다니는 한 나라의 왕자.
복수를 위해서 사랑하는 여자를 무너뜨리는 남자.
복수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삼촌에게 미끼를 던지는 그런 모습들...
마지막엔 처절하고도 안타까운 죽음...

크로스오버 테너에서 가끔 뮤지컬 배우로 변신을 하시는 임태경님
그래서 그럴까? 연기력 부족에 시달리셨던 배우 임태경님...정말 많이 발전하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하지만 언제나 공연 후반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이시기에
공연 후반때는 어떤 모습의 햄릿이실지...기대된다.

3. 모든 비극의 시작은 거투르트, 그 여자의 사랑

난 햄릿을 처음 접했을 때 부터 그 여자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저런 여자가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여자지만 햄릿이 왜 그런 말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 이해한다. 물론 그 여자에 한해서는...)
하지만 무대 위에서 사랑받고 싶었다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은 안 쓰러웠다.

사실 그녀는 알까 모르지만 모든 비극의 시작이 아니던가....

남편이 죽자, 자신을 사랑했던 남편의 동생과 결혼했다. 그럼, 맘은 항상 딴곳에 있었단 말인가! 원치 않은 결혼이었던...그녀
뭐, 어찌보면 그냥 가슴 아픈 평범한 일....하지만 그녀는 몰랐지만 남편을 죽인 살인자와 결혼해버린 꼴이다.
그걸 알아버린 그녀의 아들은 엄마를 원망하며 현 아버지이자 삼촌에게 가슴 속에 불타는 복수심을 품고 만다.
게다가 햄릿이 그녀때문에 죽여버린 폴로니우스
아버지 폴로니우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딸이자 그녀의 아들이 사랑하고 그녀가 아끼는 처녀 오필리어가 미쳐버리고
결국 자살로 죽음을 맞이하며 거투르트는 점점 무너져내린다.
그녀의 남편은 자신의 죄상이 알려질까봐 두려워 하며 그녀의 아들을 죽이려 한 청년과 조작된 검술경기를 하게한다.
그런 사실을 모른채 사랑하는 아들과 아끼는 청년의 처절한 칼싸움에서 그들을 말리기 위해 화해의 축배를 든 그녀..

그러나
그것은 죽음의 독배...

햄릿의 광기

그리고

죽음

사랑 받고 싶었던 한 여자의 선택이 어찌보면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고 비극의 끝이었다. 
거투르트, 햄릿 속 또 다른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클라우디우스의 변명...

클라우디우스의 변명,  죄를 짓고 밝혀질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어쩔 줄 몰라하는 그의 모습에
사람이 죄 앞에서 얼마나 처절한지 알 수 있었다.
정말 처절했다.

5. 1부 마지막과 2부 연극...그리고 거울

1부 마지막의 군무는 정말 눈을 현혹할 정도다. 그리고 2부 연극에서는 내 입장에서는 조금은 놀랄 만한 부분도 있었다.
왕의 귀에 독을 붓는 장면에서 살짝 놀랬다.
그리고 거투르트의 슬픔을 보여주는 거울 장면에서는....놀랬다.

6. 주조연 배우들의 엄청난 실력....

임태경, 남경읍, 서지영, 이정열, 이학민 등.. 

워낙 엄청나신 배우님들께서 대거 출연하시기에...음 할말이 있을까.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앙상블..음...그렇다.

7. 마지막 커튼콜....

조금 더 엄숙한 커튼콜이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밝은 분위기에서 점점 어둡게 비극을 향해가는 극...
그러나 커튼콜이 약간 들떠서그럴까...좀 극의 묘미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에 비해서 커튼콜이 너무 화려하다.)
물론 배우님들의 대표 곡들을 안 듣는다는 것은 조금은 안타깝지만 말이다. 암튼 커튼콜 그 정도로 정말 신났다.

8. 결론, 최소 한 두 탕 더 뛸 예정이다.

이 뮤지컬은 제대로 매니아들을 푹 찌른다.
일명 4인 4색 뮤지컬이라고 햄릿이 4명이다!!!!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 박건형
이 시대의 노래꾼 임태경
가수 이지훈
노틀담 느 파리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윤형렬

30일부터 본공연이 시작된다.

일단 임태경님 막공은 보러 갈 것이며
글고 김승대님의 햄릿도 보러갈 것이며
돈 여유가 된다면 박건형, 윤형렬님의 햄릿도 보고싶다.
음....이제 근검절약의 때가 온 것이다.

웃고 즐기며 한 인물 인물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공연이었다.
오랜만에 등장한 한번 보기엔 아까운 공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