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흔히 만화의 왕국이라고 한다.
이러한 별칭을 가진 나라답게, 수 없이 많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에 대한 소비 또한 막강하여 일본 경제를 뒤 흔들 정도이다. 이렇게 하루에도 수 십 개씩 작품이 쏟아지다보니 살아남는 작품은 한정되기 마련이다.(어느 문화,예술 분야가 안 그러겠는가) 하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잊혀져가는 작품 중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보물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필자는 이렇듯 조용히 사라진, 하지만 이대로 잊혀지기에는 아쉬운 보석같은 애니메이션 작품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글은 그 첫번째로 2001년 작 '코코로 도서관'이다.

코코로 도서관 ( ココロ図書館, 2001년)

[제작 노트]
▷ 장 르 : 순정,드라마
▷ 분 류 : TV 시리즈 / 13세 이상 / 25분 × 13화
▷ 감 독 : 마스나리 코우지
▷ 원 작 : 타카기 노부타카
▷ 각 본 : 쿠로타 요우스케
▷ 캐릭터 디자인 : 타치바나 히데키
▷ 연 재 : 월간 코믹 전격대왕
▷ 제 작 : 스튜디오 피에로 / 일본
▷ 제작년도 : 2001
▷ 정 보 : 13세 이상

[줄거리]

 "작은 도서관으로 놀러 오지 않으실래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 속에 있는 '코코로 도서관(코코로의 뜻은 마음이다)'. 그 곳에서는 세 자매 사서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예쁘고 온화한 장녀 '이이나'와 적극적이고 견실한 차녀 '아루토', 그리고 사서가 된지 얼마 안 된 막내 '코코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겨주신 도서관을 잘 관리하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깊은 산 속에 위치하는 덕에 이용객은 거의 오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마을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책의 매력을 알려주려고 세 자매. 그러한 생활 속에서 막내 코코로가 겪어가는 아름다운 추억들...

[캐릭터]

코코로 : 10세. 주인공. 순수하고 발전적인 사고 방식을 지닌 막내. 10살이 되고 나서 '코코로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기 시작하였다. 독서를 좋아하는 그녀는 베테랑 사서를 꿈꾸고 있다. 애독서는 작가 히메미야 키린의 소녀 소설

아루토 : 견실하고 요리를 잘하는 차녀. 어디서나 잠잘 수 있는 특기가 있다. 히메미야 키린의 이름으로 소설을 출판하고 있고, 그 인세가 도서관의 자금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코로도 이이나도, 아직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이이나 : 세 자매 중 장녀. 코코로 도서관의 관장 대리이다. 온화하지만 항상 실수만 하기 때문에 동생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동생인 코코로를 예뻐하며 취미는 코코로의 사진 찍기. 이외로 PC를 잘 다룬다.



[소개]

 얼굴에 반을 차지하고 있는 눈, 메이드 복장....
 이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면 '흔해빠진 전형적 일본만화 중 하나이겠네'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성격의 애니메이션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2001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잔잔하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여주는 명작 중 하나이다. 

 전쟁의 물결이 지난지 수 십년 후, 어느 산 속 외딴 도서관에서 이 애니메이션은 시작한다.
 사서 겸 도서관 관장 대리를 맡고 있는 장녀 이이나, 사서이면서 남몰래 소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차녀 아루토, 그리고 아직은 어리지만 사서의 꿈을 가지고 자신과 같은 이름의 도서관을 사랑하는 막내 코코로.  이들과 코코로 도서관, 그리고 주변의 따스한 마음의 마을 사람들이 엮어가는 잔잔한 감동이 이 애니메이션의 주 내용이다.

 도서관 운영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귀여운 캐릭을 바탕으로, 13화라는 적은 분량에도 완벽하고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구축함과 동시에 깔끔한 색채와 감동적인 OST가 더해져 그 감동을 더하는 작품이다.

 지루하고 급박한 일상에 지친 당신이라면, 
 순수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 당신이라면,
 가벼운 차 한잔과 함께 이 '코코로 도서관'을 봄으로써 몸과 마음이 따스히 녹이는 것은 어떨까?

  
PS : 어떤 이는 애니메이션, 만화가 모 그리 대단하다고 이런 글까지 쓰냐 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과거의 큰 틀에 사로잡힌 생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화 및 애니메이션은 제 9의 예술로서 '아직 진화하고 있는 예술', '미완성의 예술' 등으로 불리는 젊은 예술 분야 중 하나이고, 또한 급속한 성장함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과거 제작자와 배급사간의 비합리적인 관계, 만화&애니메이션에 대한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눈초리(예, 만화는 애들이 보는 것이다. 만화&애니를 좋아하면 냄새가 난다.), 환타지적인 것보다는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특성 등 복합적인 사정으로 인해...
 50~60년대 일본보다도 앞섰던 만화&애니메이션 분야는 이미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큰 갭을 가지게 되었고, 마치 시체처럼 기가 죽어있는 예술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 최근에는 인디 작가들의 활동이 왕성하여 한국 만화&애니메이션이 질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흔히 말하는 한류열풍이 있기 전, 예술 분야에서 벌어들이는 외화의 90% 이상을 만화&애니메이션이 차지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그만큼 이 분야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이다.
 과거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시각이 아닌, 좀더 깨어있는 시각으로 예술의 흐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