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울림의 드러머이자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3형제의 막내인 김창익 씨가
짐을 나르던 중 눈길에 미끄러진 차에 깔려 압사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1977년 트로트 위주의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77, 78년 2년사이에 쏟아낸 1,2,3집 초기 석장의 앨범은 산울림의 정규 13장의 앨범 중 명반으로 꼽히며
한국 락의 역사 전반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도 빠지지 않는 명반입니다.
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서울대 농대 밴드 샌드 페블즈의 "나 어떡해"도
김창완이 작사하고 김창훈이 작곡한 곡이죠

보통 한 뮤지션이 데뷔앨범을 발표할 때, 그때까지 작곡했던 곡을 모아 음반을 내고,
그 음반의 수록곡으로 활동을 하는 도중 작곡한 곡으로 그 다음 음반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산울림의 경우, 데뷔앨범을 만들 당시 이미 음반에 수록하지 않은 수많은 레퍼토리들을 가지고 있었고,
초기 석장의 음반에 그 곡들이 나뉘어 담겼습니다.
녹음 역시도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1,2,3,집의 곡을 섞어놓고
무작위로 플레이할 경우 어떤 곡이 몇집에 들어있는 곡이었는지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상호간에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석 장의 음반 가운데 굳이 꼽자면
'그대는 이미 나'의 러닝타임 만큼은 되지 않지만 그에 필적할만한 아니, 오히려 그를 능가하는 실험성 충만한 넘버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2집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고를 수 있겠습니다.

음반의 첫번째 트랙인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리프에 이어 직접 주제로 돌입하는 '아니 벌써'와는 달리
김창훈의 베이스 기타의 시퀀싱 플레이로 진행되는
자유분방하고 사이키델릭한 김창완의 일렉기타 연주의 유영을 들을 수 있는 전주가 압권인 곡입니다.
퍼즈 이펙터를 물린 김창완의 기타 전주는 정말이지 +_+

우리나라 사이키델릭 락, 프로그레시브 락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산울림
그 원년멤버 그대로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서글퍼지는 밤이네요....
김창익 씨는 고려대 기계과 선배님이시기도 하죠.
삼가 故人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