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짬뽕이랑 탕수육 먹어봤습니다.

꽤 오래간만에 간거였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두 메뉴 모두.

탕수육은 잘 튀겨진 튀김에, 꽤 진득한 소스가 발려졌고, 그 위에 실처럼 생긴 새싹채소(?)들을 얹어주는데,

고기의 두께, 튀김의 질감(바삭함 + 소스와 닿아있는 부분의 쫄깃함), 너무 시지 않은 소스맛 전부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에 얹어주는 새싹 채소도 함께 먹으면, 꽤 재밌는 식감을 주는데, 이것도 마음에 듭니다. (콩나물 라면을 먹을 때,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면발에만 의존하는 라면의 치감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과 비슷했어요.)

굴짬뽕은 일단 비쥬얼이 꽤 사납습니다. 말린 고추 일곱개가 놓여져 있더라구요.. 국물도 빨갛고.. (하얀 국물을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꽤 놀랐네요.. 실제로 그 고추는 씹으면 혀가 아릴정도로 매워요.. 피해서 드셔야 합니다.)

나오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붉은 빛깔에 한번 당황한 후, 제정신을 차리고 국물을 맛봅니다. 우선 입에 넣기도 전에 입맛을 살려주는 매운 향이 강하게 납니다. 그 다음, 국물맛이 느껴지는데, 이게 또 만족스럽습니다.

우선 생각외로 안매워요. 오히려 보통 짬뽕보다 덜 맵습니다. 그리고 굴짬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굴을 익히면 느껴지는 약간의 달달함이 국물 전체에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짬뽕을 잘 안먹는 이유가, 이상한 짠맛 때문인데, (더씨, 짬잘 모두 이상하게 짜요..) 여긴 간이 적당합니다. 마늘도 많이 들어있어서 국물이 더 맛있습니다. (마늘 역시 달달함에 한몫하죠.)

요약하자면, 적당한 간과 굴의 달달함, 여기에 입맛을 돋우는 매운 향..으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아 빠진게 하나 있네요. 여기 굴짬뽕은 생굴을 쓰는거 같습니다. 갈릭차이나에서도 굴짬뽕을 맛있게 먹긴했지만, 면( 갈릭차이나는 약간 각진 면을 쓰는데 제 입맛에 안맞음.)과 굴의 뻣뻣함이 많이 아쉬웠는데, 전짬의 굴은 정말... 보들보들합니다...행복해요... (아마 갈릭차이나는 냉동굴을 쓰는 모양입니다.. 원래 해산물은 얼리면 똥망임..)

암튼 첫 국물 맛 본 이후로, 한숟갈 한숟갈 굳물을 더 떠먹다보니, 어느새 건더기만 남더라구요..

보통 저는 국물음식 먹으면, 대부분 건더기만 골라먹는 식성인데, 이 날은 좀 특이했네요.. (술 마신 다음날 대성집가도 건더기가 남고 국물은 다 비웁니다..)

아무튼 뭐하나 흠잡을 것 없이 맛있게 먹고나서 추천 후기 남깁니다. 이 퀄리티 변치 않았으면 좋겠네요..

ps 1. 보험하나 들자면, 같이 간 친구는 흠잡을 건 없는데, 극찬 받을 만하진 않다고 했습니다.
ps 2. 글 다쓰고 보니 갈리차이나 까는 전짬 알바같네요.. 알바 아닙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7 03:5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