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슐렝의 민은 제 이름의 첫자를 딴 것입니다. 저번에도 올렸듯이 저는 저만의 맛집 지도가 있는데요, 홍대를 중심으로 이태원 그리고 서울 전역을 다니며 먹었던 레스토랑, 술집들을 기록했습니다. 소포게의 존재를 알게되고 레이논님, 어도비님이 글을 올리시는 것 보고 그만큼 내공이 깊지는 않으나 나름 식도락가라 자부하는 저인지라 욕심이 생겨 소포게에도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 맛에 대한 묘사는 그다지 없습니다. 그런 것 잘 못해요.
% 음식 사진을 안찍는 타입이라 사진은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쓰겠습니다. 출처 명시는 물론입니다.
% 다분히 주관적인 선정과 평가이지만 어느정도의 객관성 또한 담보한다 자신하겠습니다.
% 별 세개 만점입니다.
저는 홍대 죽돌이입니다. 홍대에서도 특히 상수, 합정을 좋아해요. 사는 곳이 목동이라 가깝기도 하고 가격대도 강남에 비해서 합리적인데 비하여 맛은 상당히 좋은 곳이 몰려있기 때문이죠. 일주일에도 4번 이상은 홍대에서 밥을 먹거나 술을 먹습니다. 사실 저는 홍대를 싫어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홍대는 9번 출구와 걷고 싶은 거리인데 그 쪽에 학을 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뭐 상수, 합정도 홍대는 홍대. 저는 홍대 꾸러기입니다. 누구는 홍데레라고 하더군요.
홍대만해도 가본 곳이 수십여개라 지역별로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의 지역은 합정입니다. 그럼 민슐렝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가게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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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ca Napoli
(출처 : 스파카 나폴리 페이스북)
대망의 민슐렝 가이드 첫번째 가게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게이기도 하구요. 여기는 피자가게 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폴리 피자를 파는 곳입니다. 아무래도 여러 가게 탐방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세번 이상 간 곳이 많지 않은데 4번 이상 간 듯 하네요.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몇 번 놓친 것까지 생각하면 더 많이 방문했을 것입니다.
피자 맛이 너무나 훌륭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씬피자를 전문으로 파는 곳은 어느정도는 만족을 줍니다. 마르게리타 같은 것 맛없게 만들기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굳이 어떤 곳을 자주 가지는 않았던 편입니다. 그런데 이 곳의 피자는 제가 가본 모든 가게를 압도하는 맛을 가졌습니다. 지금까지 먹은 피자들과는 다른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파스타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뭐 적당히 맛있겠지요. 하지만 여기와서 굳이 파스타를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에 가면 보통 마르게리타 하나와 샐러드 하나를 먹는 편입니다. 마르게리타가 18000원 샐러드가 8000원 정도 합니다. 피자는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조금 나간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3~4000원 비싼 것에 비해 맛의 차이가 너무나 큽니다. (이런 가격대 성능비는 제가 앞으로 항상 언급할 것이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납니다. 조금 비싸게 먹고 훨씬 더 맛있게 먹자는 주의기 때문입니다.)
가보면 화덕이 크게 있습니다. 나무 장작도 많구요. 특별히 어떤 하나의 목재를 쓰는 것으로 아는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주인은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운 분이라 하시더군요. 친구가 합정 근처에서 먹을 곳을 추천하면 여기가 쉽습니다. 밑에 써놓을 데와 달리 많이 기다리지도 않고 가격도 적당하기 때문입니다. 강추드립니다.
- ★★★
Sitara
(출처 : Localview)
시타라입니다. 인도 음식점이에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생각하시기에 인도 음식점하면 비나를 생각하기 쉽지요. 제 입맛으로도 비나는 맛있습니다. 학교 앞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중에 최고기도 하지요. 하지만 여기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정말 맛있고, 가게 분위기, 인테리어도 상당히 뛰어납니다. 개인적으로 인도 음식점에 가면 기본 탄두리와 커리를 하나 시키는데 제가 먹었던 최고의 탄두리와 최고의 커리였습니다. 이렇게 먹으려면 디너 코스로 21000원 정도를 지불해야 합니다. 가격이 스파카 나폴리보단 꽤 비싸지요. 하지만 그 값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도 음식점에 가서 "맛있다!"를 외쳐본 적이 없는데 여기는 외치게 되더군요. 가시면 조금 부담이 되시더라도 꼭 세트를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탄두리와 커리, 난은 꼭 먹어야 인도 음식을 먹어봤다고 할 수 있겠지요.
- ★★★
Little PhaPha Pho
(출처 : mjkon.tistory.com)
저는 이 가게를 가보기도 전에 두가지 면에서 싫었습니다. 항상 기다리는 사람이 엄청 많은데 우선 전 예약이 안되고 밖에서 줄창 기다리게 만드는 가게를 싫어합니다. 물론 업장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을 때도 있겠지만요. 또 쌀국수도 싫어합니다. 수많은 쌀국수 프랜차이즈에서 먹구 한번도 맛있던 적이 없어요.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때처럼 합정 카페 거리를 걸으며 배를 꼬르륵 대고 있던 날 이 가게가 보였습니다. 맨날 줄 서있던 곳이 낮이라 그런지 줄이 없더군요. "한번 먹어보자 그렇게 맛있나?" 하는 심산으로 들어갔습니다. 좁고 더운 가게는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양지 쌀국수를 시켰습니다. 가격은 8000원 대로 홍대치고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어쨌든 시식. 우와.. 맛있습니다. 처음 쌀국수가 맛있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육수도 참 좋고 면도 좋습니다. 솔직히 여자들이 표정 구린 남친 데려와서 같이 줄서는 데 싫어합니다. 맛있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는 좋더군요.
하지만 또 올 것 같진 않습니다. 기다리는 것도 싫고, 빨리 먹고 빨리 나가는 분위기, 쌀국수 치고 뛰어난 맛이었다 지 쌀국수 특유의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선 또 올 것 같지 않네요.
- ★★
Listen
(출처 : 리슨 인스타그램)
자 드디어 바가 나왔습니다. 저는 바를 정말 좋아합니다. 칵테일도, 위스키도, 분위기도 바텐더분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저는 정말 사랑합니다. 여기는 합정에 있는 바 리슨입니다. 위치가 재밌어요. 주차장 끝에서 합정쪽으로 조금 올라가다 맞은 편 길에 있습니다. 별로 업장들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지요. 그런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메리트가 되는 것은 바를 다니는 사람들이 탐방을 좋아하는 데 있습니다. 저도 그렇구요.
인테리어와 스피커가 정말 좋습니다. 바들이 다 인테리어가 멋지지만 이정도는 흔치 않지요. 전 이 스피커로 클럽 음악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워낙 단골에 밤에 손님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제가 틀어달라고 징징대서 그랬습니다. 스피커 진짜 짱이에요...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음악 컨셉도 우왕좌왕하다가 이제는 자리가 잡혔습니다. 적당한 컨템포러리 재즈가 흘러요.
중요한 맛입니다. 여기 술이 맛없으면 안되지요. 한잔에 만이천원 정도 하는데... 바를 다녀보시지 않은 분이라면 아니 이씨발 할 가격 인 것 압니다. 저야 뭐 나중에 바를 할 비전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술을 좋아해서 이런 데 많이 쓰지만요. 각설하고, 칵테일 맛이 대단히 좋진 않습니다. 라운지 바를 하시다가 클래식 바로 바꾸신 사장님의 기술이 숙련되려면 아직 좀 시간이 걸리겠지요. 하지만 대단하지 않다는 정도이지 맛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아, 오해를 하실까봐 말씀드립니다. 그냥 학교 근처에서 칵테일만 드셨던 분이시라면, 여기서 이 대단치 않은 한잔의 칵테일(진토닉이라도), 를 먹으면 "아 내가 지금까지 뭘 쳐마시고 있던거지, 이런 맛이 있다니 환상이다." 이렇게 생각하실 만 합니다. 제 말은 이런 가게들, 동종 업계 만큼 맛있지 않다는 말이죠 뭐.
그런데 이 만이천원 정도 하는 가격이 이 쪽 세상에선 전혀 비싸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데일리 위스키라고 매일 한가지 위스키를 50퍼센트 할인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제한이요. 그럼 7000원에 좋은 위스키 한잔을 마시는 거고 그게 너무나 큰 메리트였는데 이제 아쉽게 됐네요. 뭐 물론 위스키 한잔에 7000원도 천인공노할 가격이라 생각하실 수 있으나... 어쨌거나 비교해서요. 이 데일리 위스키 말고도 그냥 전체적으로 가격이 싼 편입니다. 바를 처음 입문하신다면 여기 오시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사장님도 참 좋아 오시면 정말 편하게 해드릴 것입니다. 사람이 바글바글하지 않으면 정말 케어를 잘해주세요. 아무래도 바는 혼자 가는 것이 더 좋은 만큼 사장님과 바텐더분과의 궁합도 중요하지요. 사장님 정말 괜찮습니다.
- ★★★
드디어 끝났습니다. 수업시간에 수업 안듣고 했는데 한 시간이 훅지나가네요.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꼭 할지는 모르나 꾸준히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관심 먹고 자라는 사람이니 댓글을 달아주시고 응원해주시면 많이 힘이 될 것 같네요. 그럼 다음엔 홍대의 상수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1 14:1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