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entertain/series/expert/view?newsid=20111226100704286&sid=109907&RIGHT_ENTER=R11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영화가 장동건이라는 배우를 세계에 내세울 한국 남자의 이상적 모델로 여기고 거기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장동건은 스타일을 구길 일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 영화가 장동건을 보호하는 걸 보면 거의 숫처녀 순결 보호 작전을 보는 것 같다. 그 때문에 캐릭터가 망가지고 스토리가 이상해져도 상관 없다.

그 수호작전은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를 점점 엉망으로 만든다. 노몬한 전투에서만도 장동건과 같은 인물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소련과 독일과 노르망디에 이르는 동안 이 인물은 점점 현실성과 당위성을 잃어버린다. 노르망디 장면을 보라. 특히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독일군복을 입고 축구를 하는 신은. 이건 여러 모로 말이 안 된다. 특히 장동건의 캐릭터처럼 독일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소련군 포로가 군대 내에서 그런 대접을 받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 장면은 오로지 독일군복 페티시와 '멋있는 장동건'을 소비하기 위해 존재한다. 와, 우리 한국인은 이렇게 멋있어! 게다가 독일군복을 입고 노르망디에 있어! 촌스러워라.

똑바로 보자. 우린 모두 실제 노르망디의 한국인이 장동건보다 중간에 안똔으로 나오는 김인권에 가까운 인물이란 것을 안다. 생긴 것도 더 닮았고 성격도 잘 보면 더 그럴싸해 보인다. 물론 김인권을 주연으로 이런 영화의 투자를 받는 건 힘들다. 안다니까. 하지만 한국에 주연급 배우가 장동건만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장동건처럼 숫처녀가 아니다.

적절하게 배우를 캐스팅하고 그를 마구 굴렸다면 영화는 게오르규의 < 25시 > 정도의 드라마를 끌어냈을 수도 있었다. 암담한 역사 속에서 오로지 최악의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처절한 비극적 코미디. 그 소설의 영화판에서는 안소니 퀸이 주연이었다. 그 방향으로 갔을 때 배우나 드라마가 어떤 결과물을 냈을지 상상해보라. 이들은 노르망디 해변에서 폼 잡고 축구하느라 그 모든 가능성들을 날려버린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인가.

오랜만에 재밌는 평론봤네요 ㅋㅋ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02:5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