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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익명
2015-11-05 02:06:30
14, 21//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중의적이고 모호한 개념입니다.
혁명이란 단어만 해도 사람마다 생각하는게 다른데, '혁명적 상황'이 일어나면 그것을 혁명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혁명적 결과'까지 수반되어야만 혁명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혁명적 상황'은 '한 국가의 주권 및 통치에 관해 양립할 수 없는 두 개 이상의 주장이 상당한 인구 집단의 지지를 받으며 폭력적으로 대립해 있는 상황'을 의미하고, '혁명적 결과'는 '혁명적 상황의 결과로 국가의 지배 집단의 구성 및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혁명 개념이 갖는 중의성과 함께 다른 추가적인 중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때로 마르크스 본인이 사용했던 바로 그 이론적 개념의 의미일 수도 있고, 역사적으로는 파리 코뮌과 같이 노동자가 주축이 되어 일어났던 혁명들을 지칭하는 의미일 수도 있고, 사회 과학적으로 '노동자 집단이 혁명적 상황 혹은 결과를 창출한 정치적 연합의 주요 구성원인 경우'를 말할 수도 있습니다. 마르크스 본인이 사용했던 바로 그 이론적 개념의 의미에서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기 때문에, 이후 논의에서는 역사적 개념과 사회과학적 개념만 말해보겠습니다.
"노동자계급 투쟁의 말로"를 스탈린주의라고 단정짓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첫째로, '노동자 계급 투쟁'의 외연은 (역사적 개념이건 사회과학적 개념이건)프롤레타리아 혁명보다 훨씬 넓습니다. 예컨대 영국의 노동조합이 영국 노동당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노동자 계급 투쟁에는 속하지만, 프롤레타리아 혁명에는 속하지 않습니다. 둘째로, 설령 노동자계급 투쟁이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동의어라고 하더라도, (역사적 개념이건 사회과학적 개념이건)프롤레타리아 혁명은 단지 러시아 혁명이나 소련에 의해 지원내지는 승인받은 '바로 그 혁명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모든 역사적인 봉기나 반란, 혁명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진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건의 존재는 국가와 인구집단 간의 상호작용에 지속적으로 남는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농민 반란이 일어나 왕에게 진압당하면 반란 주동자는 처형당하지만 결국 조세율을 낮추거나 조세의 형태를 바꾸거나 하는 식입니다) 노동자 계급이 정치적으로 폭력적인 행동을 전개했을 때 그것은 확실히 국가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주었고 (혁명적 결과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대개는 국가와 인구집단 간의 협약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것은 노동조합을 형성할 권리일 수도 있고, 노동당을 창설하는 권리일 수도 있고, 곡물 가격에 대한 통제일 수도 있고, 여하간 다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종착지는 스탈린"인 것도 아니고, "이미 노동자계급 투쟁의 말로를 수차례 보아"와 그것이 모두 무익하거나 무용하게 끝난 것도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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