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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익명
2012-01-12 04:52:07
사실 제가 저 영상에서 가장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양복을 처음 살 때는 "내가 120만원짜리 양복을 사고 밥을 굶었을때의 행복 > 안사고 그돈으로 배부르게 먹었을 때의 행복 이니까 양복을 사라", 해놓고
끝에가선 "양복을 사서 호객행위로 천만원 벌어서 결국 양복도 사고 배불리 먹었다. -> 이봐라 하고 싶은걸 하고 사니까 결국 잘된다." 의 논리로 마무리 하는 구조입니다.
저게 아무나 되는 겁니까. 애당초 양복을 살 때부터 '양복사고 호객해서 돈벌어서 밥사먹자' 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몰라도, 이야기 내내 걍 일단 질러놓고 어쩌다보니 잘 됐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거기에 어찌 공감을 하겠습니까. 솔직히 우리 주변엔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지 않습니까? 기분파로 행동했다가 망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데요.
그리고 120만원짜리 양복과 거울에 비친 나 라는 주제는 김어준씨가 추구하는 대상이 본능인지 욕망인지 쾌락인지 열정인지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김어준씨가 너무 재지말고 따라가라고 한 대상이 열정인지, 욕망인지, 쾌락인지, 자존심인지, 동물적 감각인지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어 있지가 않아요. 아라파트를 만나는거나 사하라를 횡단하는거나 양복을 사는거나, 이게 순간의 충동인지 열정의 발현인지 그냥 봐서는 구분이 안가는거죠. 이런 구분 없으니까 저한테는 그냥 '뭐가 됐든 깊이 생각하지 말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라' 라는 주장으로만 들리는겁니다.
그리고 그 예로 든 사례들도 문제가 있는게, 즉흥적으로 살아서 이익을 본건 김어준쯤 되는 화술+10 자신감 S랭크 적응령 만렙인 인간이니까 그렇지, 여러분이나 제가 저대로 '그래 까이꺼 몇일 굶고 그냥 양복 지르자', 하고 지르면 체코에서 거지되고 쫄쫄굶다가 인신매매 당할 확률이 더 큽니다. 그런데도 자기의 경험을 예로 들어서 섵부른 선택을 합리화시키는 모습이 결코 좋아보이지가 않습니다.
바꿔말하면, 내가 겪어 보기에 모든걸 내려놓고 신에게 빌었더니 신께서 다 해결해줬다. 그러니 여러분도 내려놓고 기도나 하세요. 라는 어딘가의 논리랑 별 다를게 없다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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