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조 문신 조위한(1567∼1649)은 사헌부 감찰로 지방 출장이 잦았는데,

그때 즈음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위한이 쓴 한문소설 최척전이 있는데 임진왜란으로 인한 민족 수난의 현실을

한 가족의 이산과 만남을 통해 그린 것이다.

가족을 두고 지방으로 출장다녀야햇던 경험역시 최척전을 쓰는데 스며있지 않을까?







-꿈에 보이던 아이.





딸 아이 올해 겨우 2살이어서/



어리고 약한 것이 건강히 자라기만 바랬었네/



옹알옹알 아빠하며 부르는 거 같았지만/



아장아장 걸음걸이 겨우 몇 발자국뿐/



네 생각은 포말처럼 끝이 없어서/



아비 가슴은 그저 보석같이 뭉클!/



꿈속 날아가 너를 어루만지며 달래보지만/



깨어난 이 아빠는 너의 생사 물을 길 없구나/











-딸아이를 그리며.





금년 네 나이 7살이건만/



문 밖에 나가 노는 걸 무척 꺼려했지/



까마귀가 날면 그저 벽에 먹칠하는 네가 생각나더니/



고사리를 보니 밤까달라던 너의 사랑스러운 조막손이 생각나더라/



아침마다 엄마에게 어설픈 화장 배우던 아이였기에/



무서운 밤마다 아비보고 싶어 우는 너를 누가 위로할까?/



그래! 아버지 응당 집으로 돌아가는 날엔/



옷고름도 풀지 않고 널 먼저 안아줄께/









-친정에 온 딸을 보다.





큰딸 이실(李室:이씨 집안에 시집간 딸)이 집을 떠난 지 10년째인데

오늘 비로소 아빠를 보러 왔네.

슬픔과 기쁨을 이기지 못해, 즉석에서 시 한 수 짓는다.



長女李室辭家十年。今始來覲。不禁悲喜。口占一絶





어린 딸 시집 간 지 어느덧 10년/



떠나보낸 아비 마음은 하루하루 슬펐었지/



오늘 밤 촉 잡고 꿈같이 돌아오니,/



기쁜 이 아빠는 도리어 눈물만 그렁그렁/



幼女辭家已十年。老夫心事每悽然。今霄秉燭還如夢。喜極還敎涕淚懸。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22:2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