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예는 인간만의 고유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동물들도 예를 표현한다.
아니 예라기 보단 서로간에 서열을 확인하기 위한 행동들일 뿐이다.
맹자는 사양지심을 예의 극치로 본 모양이지만 우리 실제 생활에서
표현되는 예들의 대부분은 역시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서로간의 서열을 확인하는 행동에 다름 아닐 뿐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 한국인들은 윗사람에게 절을 한다.
근데 이 동작은 침팬지들도 하는 동작이다. 침팬지는 주로 상위서열의 침팬지에게
하위 서열의 침팬지가 한국인이 절을 하듯이 인사를 하며
이 모습은 한국인들의 절과 너무나도 꼭 빼다 닮아있다.

이처럼 인간들의 예절이란 것도 동물행동학적으로 살펴보면
동물들의 서열확인에서 비롯된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럼 이렇게 서열확인의 행동이 예절로 자리잡게 된 것은 무엇때문인가?
그건 간단하다. 동물들도 각 개체간에 그러한 서열확인의 작업을 통해
서로간의 서열을 확인함과 동시에 원활하고 매끄러운 교류와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 역시 이러한 동물행동학에서 단 1%도 벗어나 있지 않고 있다.

한국인들의 예의범절들을 잘 들여다보라. 어른에게 공손히 인사하거나 절을 하고,
맞담배를 피우면 안되고, 술은 고개를 돌려서 받아야 하고, 어른에게 술을 받을땐
몸을 상대방보다 숙이고서 공손하게 받는 행동등등의 예의범절 모두가
결국은 동물들처럼 서로간의 서열을 확인하는 작업과 맞닿아 있다.

동물행동학을 공부하다보면 인간행동 또한 저절로 보이는 경우가 매우 많다.
단지 인간은 동물보다 좀더 세련되고 복잡하게 변모했을 뿐이다.
예를들어 보면 군대에서 손을 비스듬히 올려 경례하는 자세를 보자.

이 동작은 원래 중세유럽에 기사들이 모자를 벗어 고개와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 동작을 간소화하여 모자를 벗기 직전까지의
동작까지만으로 축소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군대에서의 경례 역시
자신의 몸을 작게 보임으로서 서로간의 서열을 확립하는 동물행동과 매우 닮아있다.

참고로 좀더 보충하자면, 모든 동물들은 낮은 서열의 동물이 높은 서열의 동물에게
자신의 몸을 작게 보임으로서 복종의 마음을 표시한다. 인간의 절도 그렇고
고개를 숙이는 것 등등 모두 자신의 몸을 상대방에게 좀더 작게 보임으로서
서열을 확인하는 동물행동학적인 몸짓인 것이다.

그래서 개도 개싸움에서 진 개는 꼬랑지를 바싹 내린다.
어떻게해서든지 자신의 몸을 작게 보임으로서 내가 졌고
네가 나보다 더 높은 서열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몸짓이다.

이렇게 동물들은 서로간에 서열이 확인되면 공격을 멈춘다.
인간, 특히 한국인들 역시 하급자가 자신의 앞에서 맞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실때 두 손으로 받지 않거나 하는 등 서열을 지키지 않는
행동들을 할때 극도로 공격적으로 변한다.

고양이들이 서로 싸울때 털을 뻣뻣이 세워 몸을 크게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치이고 뱀들이 영역 다툼을 할때 서로 몸을 얽힌후
머리를 더 높이 들어보이는 행동등등의 몸짓 역시 다 이것과 관련이 있으며
인간의 인사예절 역시 이러한 동물행동과 비슷한 것이 굉장히 많다.

특히 이러한 인사예절은 수직적 권위주의 사회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수직적 권위주의 사회일수록 동물과 다름없이 서로간의 서열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예법들이 극도로 발전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봤을때 인간들의 예절이라 함은
맹자가 말한 것처럼 사양지심의 극치 따위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간의
원활한 교류와 의사소통을 위해 말이 아닌 몸짓으로 서로간의
서열 및 지위를 확인함으로서 원활한 사회생활을 도모하는 것이다.

인간에 있어서도 예의범절이란 단지 서로간의 서열확인 작업의 극치일 뿐,
예를 사양지심의 극치따위로 묘사한 맹자야말로 자신의 이론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회와 자연, 인간에 대한 정확한 통찰도 하지 않은채 각종 자연현상등을
아전인수격으로 왜곡한 삿된 철학자요 백번 죽어 마땅한 왜곡의 달인인 것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3 21:2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