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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익명
2020-04-14 02:16:59
일본은 애초에 20대 인구가 많지를 않으니까 딱히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그들이 투표를 할 때 뿐일 것입니다(애초에 별로 투표를 안 하니까요). 저는 일본에서 20대가 투표하는 경우는 딱 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경화에 미친 극우혐한이거나, 투표로 사회 한 번 갈아엎으려는 대학생.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70대 이상이 가장 진보적(자민당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고, 아마도 2차 대전 후의 경제 파탄 난 일본을 경험했기 때문일 듯 합니다. 실제로 노년층 대상 정치 관련 인터뷰를 보면 무조건 자민당이라는 스탠스를 취하는 사람은 적게 보입니다. 우경화를 경계하는 사람도 많구요. 3년밖에 안 되는 베이비붐 세대가 특히나 야당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고, 젊을수록 자민당 지지세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20~40대 세대는 버블 시대의 빛났던 헤이세이 시대를 거쳐온 이들로써, 자민당이 이끌었던 일본 역사상 최고의 경제적, 국제적 영광을 맛봤을 겁니다. 거기에 그 경제 호황이 자식 교육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구요. 또한 거품이 빠져나가고 잃어버린 10년을 이끌었던 야당 정부에 대한 책임 전가, 2009년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실망도 자민당 지지의 요인일 것입니다.
또한 유토리 교육의 실패로 인해, 영어 알파벳 하나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사회 상식이라고는 전무한 젊은이들이 대거 속출하였습니다(제가 느끼기에는, 이 교육이 비의도적이지만 엘리트 계층과 일반 시민 계층을 양극화시키는 단초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졸업 후 전전긍긍하여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전문직에 겨우 종사하거나, 전혀 그렇지 못해 완전 사회에서 붕 뜨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정치에는 관심이 있을 리가 없지요. 실제로 YOLO족과 같은 스탠스를 취하는 듯해 보입니다.
모든 유토리 세대가 무지한 것은 아닙니다. 일본 내에서도 유토리 세대의 능력을 불신하는 기업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차별을 일본 취준생들도 많이 싫어라 합니다. 조금 헤매면 대놓고 면접 때 유토리 세대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회사에서 일 조금 서투르면 유토리 세대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답니다.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차별입니다만, 저는 확실히 유토리 세대로 인해 일본이 확실히 엘리트와 서민의 분화가 이루어졌음을 생각해 봅니다.
물론 일본의 야당이 사분오열된 것도 문제입니다. 당 이름도 비슷비슷하고, 단일화를 안 하면 우후죽순 후보가 생기게 됩니다. 각자 추구하는 것이 많이 다르고,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동교동계 친노 등등의 굵직한 민주당계 계파가 갈라져 각자 당 하나씩 차리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조금 느낌은 다릅니다만).
거기에 가장 큰 특성은, 일본인은 내심 '내가 아니어도...'라던가 '지금 이대로도 좋은데 뭘...' 이렇게 정치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정말로 생활하는 데에 해가 안 된다면, 그냥 냅두고 필요할 때 덧붙여서 보완하는 식으로 사회가 개발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가 구 도로는 없애는 식으로 해서 도로를 직선으로 넓고 곧게 만들어서 좀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일본은 정말 그런 일을 안 합니다. 너무 교통 체증이 심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를 빼고는, 거의 손을 안 댑니다(우리나라의 대로 기준이 왕복 8차선인데, 일본에서는 그런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도로가 보기 힘들 것입니다). 비유가 적절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일본에서 젊은 층이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몰라서, 관심이 없어서, 누가 하든간에 나랑 상관 없어서, 귀찮아서. 요새 젊은 일본인들은(정말 대학생이 아니라면) 민주주의의 혜택을 전혀 인지 못하고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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