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2014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예·결산안을 둘러싼 논쟁 끝에 최종 결렬됐다. 학부 등록금 동결·대학원 등록금 3% 인상안은 2월 3일 진행된 5차 등심위에서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측 등심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남은 위원들의 동의로 의결됐다.
이번 등심위는 학생 측이 제시한 등록금 7% 인하안을 놓고 등심위원 간의 대립이 있었다. 학생 측은 등록금 7% 인하안을 제시해 △법인의 법정부담전입금 학교회계 전가 철회 △관리운영비 예·결산 차액 절감 등을 촉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법적 근거와 차액 이월의 당위성 등을 주장하며 맞섰다. 또한 학생 측은 4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2013년도 예·결산 차액의 용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감가상각비와 미사용 차기 이월 자금의 명목으로 차액 용도를 밝혔다.
한편, 두 차례에 걸친 등심위 준비회의에서 논의된 전문가 등심위원의 중립성 문제는 다음 등심위에서 다뤄진다.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1학기 말에 새로운 등심위를 열어 전반적인 등심위 운영개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전문가 위원의 의결권 배제와 등심위 예·결산 의결 기구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평행선인 양측
학교 측은 ·결산 자료를 바탕으로 등록금 7% 인하안을 제시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거부했다. 학생 측 등심위원은 대학교육연구소(소장=박거용)의 조언을 얻어 학교 측이 제공한 예·결산 자료를 분석했다. 등록금 7% 인하의 근거는 △학교회계에 전가한 법정부담전입금 59억 원 철회 △2013년도 추경예산·가결산 관리운영비 차액 72억 원 절감 △과다 책정된 홍보비 5% 삭감 △학교 적립금 80억 원 사용이다. 최종운 회장은 “자료를 분석하며 학교의 불합리한 회계 처리를 통감했다”며 “학생 측 등심위원들과 등록금 7% 인하는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은 7% 인하안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기획예산처는 “법정부담전입금 부족분을 교비 회계에 충당한 것은 사립학교법에 근거한 것”이라며 “본교 법인에 부족분 납부를 요청했지만, 상황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관리운영비의 예·결산 차액은 본교 교육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올해 예산안에 편성될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홍보비는 최소한으로 책정했으며 적립금을 등록금 지원금으로 환원하는 것은 적립금 기부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결산 차액의 용도는
예·결산 차액의 용도에 대한 논쟁도 등심위의 쟁점이었다. 안암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예·결산 차액 용도의 구체적인 설명과 자료 제공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학교 측은 예·결산 차액의 용도에 대해 미완 사업을 위해 미사용 차기 이월자금 형태로 차기 년도 회계에 편성할 뿐만 아니라 건물 유지 보수에 필요한 감가상각비에 일부를 적립한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는 “회계 관리를 위해 매년 적립해야 하는 250억 원의 감가상각비 전액을 적립할 수 없는 상황이라 차액 일부로 일정 부분을 충당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비 대응자금, 국고 지원 차기 집행액 등을 위해 2012년도 예·결산 차액을 2013년도 예산안에 차액으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본교의 2011년도 예·결산 차액은 186억 원, 2012년도에는 193억 원으로 집계돼 있다. 한 회계 전문가는 “매년 예·결산안 논의를 하는 목적은 그 차액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차액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예산처의 노력 부족일 수 있다”라는 의견을 냈다. 기획예산처는 “이번 예산 편성에는 부서별로 총액 한도를 제시해 차액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계속된 자구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등심위 합의 본 대학도 있어
2014년도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심위가 결렬된 가운데 한양대와 한국외대 등은 등심위원 간 합의를 봤다. 한양대는 학부 등록금 동결·대학원 등록금 2.5% 인상안, 한국외대는 학부 등록금 동결·대학원 등록금 2.9% 인상안에 합의했다. 최학기 한양대 총학생회 교육국장은 “학교 측이 학생 측의 요구안을 먼저 요청하는 등 소통 의지가 보였다”며 “제출한 요구안을 실행하겠다는 학교 측의 약속을 듣고 등심위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학생 측 등심위원이 학교 측이 제시한 학부 등록금 3.7% 인상안을 철회하고 학부 등록금 동결을 이끌어냈다. 박이랑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등심위가 출범하기 전 학교 측 등심위원들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등심위 진행 중에도 규탄발언 등의 외부 활동을 통해 학생 측 의견을 관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이번 결과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글│ 안병수 기자 rap@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1 13:5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