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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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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03-31 00:33:15
라마누잔합 볼 때마다 복소해석학 폭망한 ptsd에 손발이 벌벌 떨리지만 잠시 짧은 지식으로 설명해볼까 합니다. 맨날 이거 비슷한 거 볼 때마다 궁금하셨으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리만 제타 함수라는 특이하게 생긴 함수가 있습니다. 얘는 어떻게 생겼냐면,
R(z)=1/1^z + 1/2^z + 1/3^z + ...
이상하게 생겼죠? 이 함수는 무한합으로 정의되어서, 당장 z에 1이나 -1만 넣어도,
R(1) = 1 + 1/2 + 1/3 + 1/4 + ...
R( -1) = 1 + 2 + 3 + 4 + ...
가 됩니다. 자연수의 역수의 합은 수렴하지 않는다는걸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모든 자연수의 합은? 맞습니다. 저 식들은 수렴조차 하지 않죠.
다만 몇몇 z에서는 이게 수렴하기도 합니다. 예컨데,
R(2) = 1 + 1/4 + 1/9 + 1/16 + ...
그러니까 R은 특정한 실수의 부분에서만 잘 정의되는 특이한 함수입니다.
그런데 수학에는 이렇게 실수의 특정 부분에서만 잘 정의된 함수가 있으면, 그 함수가 정의되지 않은 부분에도 함수값을 줘서 자연스럽게 실수 전체에서 정의된 함수로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자연수만 받을 수 있는 어떤 함수 f가
f(1)=1, f(2)=2, f(3)=3, ...
과 같은 값을 가진다고 해봅시다. 누군가 "만약 여기 억지로 1.5를 넣으면, 어떤 값이 나와야 할까?" 라고 하면 무슨 대답이 떠오르시나요? "f(1.5)=1.5겠네." 라는 생각이 드시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하루종일 똥오줌도 못 가리고 수학공부만 한 수학쟁이들이라면 공감할만한 어떤 "자연스러움"이 있어서, 위에 말씀드린 리만 제타 함수에 아무 실수를 넣었을 때 기존의 다른 값들과 뭔가 일맥상통하는 자연스러운 값을 도출해내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이게 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킬링타임과 공부의 경계선에 놓여있습니다).
이 방법을 "해석적 확장" 이라고 하고, 리만제타함수의 해석적 확장에 의해
R(-1) (= 1 + 2 + 3 + 4 + ... 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 -1/12
R(0) (=1 + 1 + 1 + 1 + ... 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 -1/2
같은 말을 가끔 하곤 합니다.
*물론 미적분학 시간에 이 얘기 하면서 저 급수들 수렴한다고 주장하시면 0점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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