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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6
익명
2021-05-07 01:04:25
성인지예산제도를 형평성의 관점에서 지적할만한 점은 다른게 아니라 예산편성에서 추구해야 할 수많은 가치중에서 유독 젠더에 관한 평가만을 법적 의무화하여 정책실무자들을 제약한다는 겁니다. 예산안에 올라갈 정책이 기본적으로 목적적합성, 필요성을 가지는지 같은 정책적 합리성이나, 사업의 효과성과 효율성은 어떠할지, 재정부담이나 편익이 세대간 형평성있게 부담되는가와 같은 전통적인 가치에 관해서는 예산소요부서와 예산당국 담당자들의 재량에 놓여질 뿐 정책수립에 관여한 극소수의 관계자 외의 다른 전문가집단에 의한 피드백은 예산편성이 끝난 이후에 외부에 공개된 후에나 언론이나 출판 등의 경로로 이뤄지는데, 유난히 젠더 이슈만큼은 전세계에서 프랑스와 더불어 유이하게 법적 의무로 명시되어 젠더 전문가들이 정책수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식적인 경로를 만들어 두고 있다는 겁니다. 현장에서 정책을 기안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사업은 왜 평가대상에 포함/배제시켰느냐, 이 사업은 성평등 달성도 측정을 위한 성과지표 설계나 측정에 문제가 있다, 사업수혜자 대상자 선정이 잘못되었다는 등의 피드백이 자신의 평정이나 부서나 사업의 성별영향평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정책수립과 예산편성 과정에서 어쩌면 다른 가치보다도 젠더라는 가치를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겁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성인지예산제도는 역차별로 작용한다 볼 수도 있습니다. 성인지예산서를 보면 사업담당자의 제도에 대한 이해부족과 문제점을 다양하게 제시하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평가방법이 제대로 정립되었는지 의문이 들수 있을겁니다. 구청의 여권발행업무 예산에 대한 평가에서는 여성 민원인이 60%로 남성보다 더 많으니만큼 보다 여성편의를 위한 시설이나 관행을 추가하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공계 장학금 지급에 관해서는 여성수혜자 비율이 20%수준에 그치는만큼 여성수혜비율을 상향하라는 지적이 나오는 식입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 대처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성질상 남성 수혜자가 다수일수밖에 없는 사업도 기계적으로 평등한 수혜가 이뤄지도록 예산소요를 올리거나, 아예 정책의 기안 자체를 단념하는게 합리적인 행태일수 있을겁니다. 물론 이조차도 관점에 따라서는 제도가 실효성이 있다는 증거로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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