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찰 부활 반대한다

얼마 전 경찰이 진보적 학회인 '자본주의 연구회'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조제훈씨의 IP를 추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해당 IP를 사용하는 학생의 신원을 요구하는 공문을 서울대와 고려대를 포함한 여러 대학 및 통신업체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공문에 따르면 신상 정보 정보 요구는 '외환거래법' 위반 건 조사를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외환거래법 위반은 고사하고 외환거래를 할 대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조제훈씨는 자신이 쓰던 IP가 추적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담당 조사관에게 전화해 조사 목적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조사관은 조사 사실을 누가 유출했는지 물으며 화만 냈다고 합니다.

외환거래법 위반 건 조사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경찰이 IP를 추적한 진정한 이유는 정부에 비판적인 대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문을 보낸 경찰 부서는 다름 아닌 각종 공안 사건과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로 유명한 보안3과였습니다. 과거 군사 독재 시절 국가 안보를 지킨다는 명분 하에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곳으로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받았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보안3과는 다시 활동을 재개하였습니다. 일년전 조제훈 씨와 같은 학회에서 활동한 바 있는 건국대학교 총학생회장이 그곳으로 연행되었습니다.

너무나 시대착오적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주장하고 토론할 수 있는게 민주주의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사람들을 연행하고 감옥에 집어넛고 있습니다. 이번 IP추적 사건은 이런 반민주 탄압의 손길을 대학에까지 뻗치려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라고 하는 대학에서 학생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활동을 막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 43대 문과대 학생회는 학생들의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무시하는 정부의 대학 사찰 부활 시도에 반대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행동에도 함께할 것입니다.

제 43대 문과대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