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대(2015년) 안암총학생회(회장=서재우, 안암총학)가 5월, 학교 측과 협의·확정했다고 밝힌 ‘수강신청 포기제도(드롭제도)’의 재시행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안암총학은 5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2016년 1학기부터 드롭제도를 다시 시행하도록 협의·확정했다고 전했지만, 학내 담당 부서는 합의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드롭제도는 해당 학기에 신청한 과목을 4주간 수강한 뒤 학생의 판단 하에 수강을 포기하는 제도다. 2003년부터 시행된 이후 여러 교수들이 드롭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학교 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2013년까지 운용됐다.

안암총학이 드롭제도의 재시행을 확언한 것은 교육부총장과의 대화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데서 비롯됐다. 5월 28일 안암총학과 이남호 교육부총장은 드롭제도 부활을 포함한 여러 교육안건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이남호 교육부총장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을 들은 안암총학은 곧바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드롭제도 부활이 성사됐다’는 글을 게시한 것이다. 강민구 안암부총학생회장은 “3월부터 지속적으로 공문을 발송했고, 재시행 여부에 대한 확답을 듣고 싶다고 학교 측에 요구했고 그 결과 마련된 자리였다”며 “안암총학 입장에서는 2개월간의 요구 끝에 얻은 중요한 면담이었던 만큼 부총장님이 드롭제도의 취지에 동의하시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합의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학사팀은 드롭제도 재시행에 관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드롭제도가 수업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수강신청 포기를 한 학생은 2012년도 4326명, 2013년도 3584명으로, 폐강 여부와 수업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교양교육 과목은 수강생이 17명, 전공과목은 10명 이하면 폐강되는데, 드롭제도를 시행하면 수강인원이 미달해도 폐강되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 팀 진행이 주가 되는 수업에서는 팀원이 수강을 대거 취소해 혼란을 준 사례도 있었다. 학교 측은 드롭제도가 힘든 수업을 기피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해 쉽게 재시행을 확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승환 학사팀 차장은 “모두를 만족하는 제도는 없기 때문에 문제 발생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30여개의 페이스북 ‘좋아요’ 수를 받은 게시물인 드롭제도 재시행 문제에 대해 학생들은 총학 측에 정확한 정보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페이스북 게시물을 본 김수민(정경대 정외14) 씨는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고 다음 학기부터는 드롭제도가 다시 시행될 줄 알았다”며 “사업 진행에 있어 성과물을 보여주려는 총학의 욕심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암총학 측은 “협의 후 실행이 미뤄져 지속적으로 공문을 발송했지만, 갈수록 지지부진해진 것은 맞다”라며 “학사팀과 직접 면담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47대(2015년) 안암총학생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 | 47대(2015년) 안암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쳐
김태언 기자  bigword@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9 11:3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