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티 플러스의 두 번째 강의 ‘질탕한 유람에서 문학을 만나다’가 10월 29일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심경호(문과대 한문학과) 교수가 문학적 성취가 높은 여행 기록물을 쓴 다섯 인물을 소개하는 것을 주제로 한 이번 강연엔 50여 명의 청중이 참여했다.

심경호 교수는 여행을 ‘자기 존재의 기반을 떠나는 행위’라 정의했다. 그는 “자기가 살던 생활 기반을 떠난다는 것은 고통을 수반한다”며 “여행자는 고통을 감수하고 자신을 낯선 공간에 놓는 결단을 내린 사람”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에 따르면 타지의 낯선 풍경과 풍속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여행자는 자기 관점을 변화시키고, 이러한 변화로 자아는 성숙한다. 심경호 교수는 “여행을 통해 낯선 것에 도전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경험이야말로 젊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심경호 교수는 자신의 생활의 기반이 되는 땅에 있는 것을 거부한 박지원, 김시습 등 5명의 고전 인물을 소개하며 여행이 그들의 내면의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보여줬다. 그중 연암 박지원의 청나라 여행기인 에서 연암이 세계를 바라보는 눈에 주목했다. 연하일기에는 티베트 종교 지도자 ‘판첸 라마’를 만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심경호 교수는 “한국 근대 기록물 중 중국을 넘어선 세계를 기록한 건 연하일기뿐”이라며 “박지원은 유교 이념에 갇히지 않은 관점으로 여행했고, 이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asy@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1 03:3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