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캠퍼스에서 일부 학과, 동아리 등이 심은 기념식수에 대한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종캠퍼스 경제학과 소모임 ‘신새벽’이 2007년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제2과학기술관 앞에 심은 기념식수는 사라진지 오래다. 학생이 심는 장소와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직접심다보니 나무가 자리잡지 못하고 고사했기 때문이다. 캠퍼스 조경을 담당하는 총무팀은 일반학생들이 심기 힘든 백송이나 적송 등만 심어주고 작은 묘목은 학생들이 직접 심는 상황이다. 노재철 총무팀 주임은 “신새벽 회원들이 기념식수를 심는다 해서 주목을 심으라고 지정해줬지만 나무를 심는 건 학생들이 했다”며 “건설폐기물이 있는 장소였지만 신새벽에서 그곳을 원해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순호기 안암캠퍼스 시설부 과장은 “나무는 종류와 나이에 따라 관리하는 방법이 달라서 보통 학생이 심었다가는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다”며 “또한 땅 밑에 매립된 수도관이나 전선을 건들 수도 있어서 학생들이 직접 심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심어진 기념식수가 주변 경관과 조화를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고대우(경상대 경제13) 씨는 “석원경상관이나 학생회관 뒷길을 지나가다보면 관리가 안 된 나무들이 흉하다”며 “나무를 심은 단체도 문제지만 2차적으로는 학교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캠퍼스의 조경을 담당하는 노재철 총무팀 주임은 “허가를 받지 않고 나무를 심는 사람도 있어 학교가 심은 나무 외엔 그 위치나 종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암캠퍼스의 경우 기념식수는 일정한 절차를을 거쳐 심어진다. 우선 기념식수를 심으려는 학과나 동아리가 시설부에 신청서를 내면 시설부는해당 단체가 30년 이상 지속됐는지, 공식적인 단체인지 등을 평가한다. 조건에 충족한다고 판단되면 해당 단체와 ‘전체적인 조경’을 고려해 나무의 종류와 장소를 협의한다. 이후 시설부 내 조경 관리자들이 결정된 나무를 해당 장소에 옮겨 심고 일정한 규격에 맞춰 푯말을 제작해 나무 앞에 설치한다. 순호기 시설부 과장은 “기념식수를 심는 주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지만 학교 전체적인 조경을 해치지 않도록 의견조정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세종캠퍼스는 이렇다 할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김관태 총무팀 과장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심는 것인데 학교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규칙을 정해서 규제할 순 없다”며 “대신 사전에 어떤 나무를 어디에 심겠다는 정도는 총무팀과 협의해야 나무관리도 수월하고 학교의 조경계획에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길용 기자 lumos@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3 17: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