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umn Leaves 모음

동영상은 Eva Cassidy가 생전에 연주한 동영상입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애절하게 만들죠
1963년 미국 출생으로 1996년 11월 2일 오랜 피부암 투병 생활 끝에 서른 셋의 나이로 사망한 에바 캐시디는
죽은지 거의 4년 반만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생전에 워싱턴 시의 조그만 레이블에서 발매한 두 장의 앨범과 사후에 발매된 미발표 스튜디오 레코딩 모음집에서 고른
열 곡의 노래를 담은 앨범 [Songbird]가 영국에서 100만 장 이상이 팔리는 대성공을 거둔 것.
에바 캐시디의 이 뒤늦은 인기는 21세기에 들어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그녀의 '마음을 담은 노래들'이 과장, 충격, 자극의 이 시대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 시대가 아직은 인간적인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세상이라는 안도감을 갖게 하죠.
포크, 팝, 블루스, 재즈, 가스펠 등 거의 전 음악 장르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가수,
그리고 다른 사람의 노래를 마치 자신이 만든 것처럼 새로운 색깔과 향기를 불어넣어
불러줄 수 있는 이 여성 가수는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아름답게 부활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시 근교의 보위라는 소도시에서 태어난 에바 캐시디는
두 살 때 그림을, 아홉 살 때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그녀는 거기서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 하에 고등학교를 자퇴.
이후에 그녀는 낮에는 보육원 정원사로 일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며,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이 사는 주변의 풍경을 그리며 생활합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수줍음 잘 타는 성격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그녀는 죽기 전까지 노래를 부를 수 있었죠.
그녀에게는 그런 어려움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하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기존에 발표되었던 다른 사람들의 곡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그 곡들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노래하고자 하는 열망이.....
그리고 그녀에게는 그 열망을 충족시켜줄 재능도 있었습니다.
그녀의 매니저가 데모 테이프를 가지고 몇 번 문을 두드렸던 메이저 레이블에서는 너무 다양한 레퍼토리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자신의 노래의 가치를 인정해주었던 몇 명의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워싱턴 시의 조그만 레이블에서 생전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1992년에 워싱턴 지역의 R&B 베테랑 뮤지션 척 브라운(Chuck Brown)과의 듀오 앨범 [The Other Side]가 발매됐습니다.
그리고 거의 4년 후, 사망하기 몇 달 전에 두 번째 앨범 [Live At The Blues Alley]가 선을 보이죠.
이 앨범으로 그녀는 사후 한달 후에 열린 워싱턴시 주최 음악시상식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와
'올해의 앨범'을 수상. 사후 1년, 1997년에 발표된 미발표 스튜디오 레코딩 [Eva By Heart]와
1998년에 발표된 [Songbird]를 통해서 그녀의 이름은 조금씩 알려지게 됩니다.
이전까지 발표된 석 장의 앨범에서 선곡한 베스트 앨범 형식의 [Songbird]는
특히 2000년 봄에 영국에 발매되면서 에바 캐시디의 존재를 극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그리고 2000년 5월에 다시 에바 캐시디의 미발표 레코딩을 모은 앨범 [Time After Time]이 발매되었죠.
영국에서 에바 캐시디의 노래가 알려지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녀의 앨범을 소개 받고 바로 그 노래에 매혹된 BBC 라디오의 한 프로듀서에 의해
처음 전파를 탄 노래들은 그 어느 곡보다도 많은 리퀘스트와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곡이기도 한 'Over The Rainbow'는
각별한 사랑을 받아서 BBC 청취자가 뽑은 20세기의 노래 100선에 뽑히기도 했는데요.
BBC 라디오에서 제작해 방송한 다큐멘터리,
12월 말에 영국의 'Top Of The Pop 2'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Over The Rainbow' 라이브 비디오 클립 등을 통해서
에바 캐시디의 이름은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그녀의 노래들이 TV의 자선 기금 마련 프로들이나 기아에 관한 뉴스 등에
자주 깔리게 되면서 그녀의 노래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은 더욱 깊어 갔고,
결국 그녀의 앨범은 영국 앨범 차트 1위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미국에서도 그녀의 인기는 서서히 올라가는데,
그녀에 대한 9분짜리 취재물이 라디오 방송국 NPR에서 방송되면서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2000년 12월 20일자 베스트 셀러 차트에서는 5위 안에 전부 넉 장의 앨범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1위 [Songbird], 2위 [Live At Blues Alley], 4위 [Time After Time], 5위 [The Other Side] 순이었고
3위에 홀로 비틀즈(The Beatles)의 [1]이 올라있었죠.
스팅(Sting)이 "내 노래를 정말 아름답게 불러주었다. 그렇게 순수한 목소리는 거의 듣지 못했다"고
극찬했던 'Fields Of Gold'가 특히 미국에서 사랑 받았습니다.
국내에서 그녀의 앨범을 구하는건 어렵진 않으나
정식 라이센스 음반이 아니라 수입반이라서 가격이 일반 음반보다는 조금 비쌉니다만
웬만한 음반 두세장 몫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명반 중에 하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