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광장은 왜 ‘민주’광장이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신적 있으신가요? 민주광장 등나두 뒤편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비석이 어떤 비석인지 주의 깊게 보신 적이 있나요?

        매년 6월 셋째 주가 되면 고려대학교 민주광장 비석 앞에서 ‘민주열사추모제’가 진행됩니다. 민주열사추모제는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기억하고, 이 시대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자리입니다. 힘없는 사람들이 소외받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한 선배 열사님들을 기리는 자리입니다.

        추모제에서 모시는 열사분들 중에는 김두황 열사란 분이 계십니다. 김두황 열사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80학번으로, 학우들을 대변할 수 있는 학생회를 처음 건설하려고 노력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마저 억압받고 있던 당시, 정경대학과 문과대학 등 고려대학교의 학회 및 학생회 활동을 주도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성북경찰서에서는 학생회에 대하여 조사할 것이 있다며 김두황 선배를 연행하여 당일 군대에 강제입대시켰습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권력에 저항하여 우리 사회의 진보를 고민하는 학생들을 군대에 강제징집하였고, 그 중에는 의문사를 당하신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강제징집된 김두황 선배는 군 생활을 잘 한다고 연대장으로부터 포상까지 받았는데, 3개월 뒤 시신으로 발견되고 말았습니다. 군대에서는 그의 ‘유서’를 내밀며 ‘적응을 못해 자살을 했다’고 했지만, 그 편지는 그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시신과 가족들의 증언 등으로 짐작하건대 김두황 선배가 자살했다고 판단할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80년대 군 의문사의 대표적인 사건인 김두황 선배의 죽음은 제대로 된 정보도 공개 받지 못한 채, 결국 ‘진상규명 불가’로 판정 났습니다.

        김두황 선배는, 햇수로 따지면 실질적인 제1대 경제학과 학생회장입니다. 냉혹했던 사회현실 속에서 선배님이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처음 학생회를 열어갔을까요? 6월 20일 1시에 진행되는 민주열사추모제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떠나신 선배 열사님을 기리며.

민족고대 제48대 호안정대 학생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17 12: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