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순위평가 반대운동에 대한 비판, 그 마음을 달갑게 받겠습니다.>
지금 정후에는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에서 게시한 <마음을 줄 수 없습니다: 진짜 대학순위는 피해가는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을 비판하며>라는 대자보가 게시되어 있습니다.

이 대자보에는 수용할 수 있는 비판도 담겨 있고, 수용하지 못할 비판도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순위평가 반대운동에 대한 관심과 비판, 그 마음을 달갑게 받겠습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이 운동을 시작하며 도모했던, 대학의 본질 그리고 대학평가와 관련된 공론화 과정에서 이 대자보가 큰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또한 이 대자보에서 지적하는 대로 대한민국에는 대학순위평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대학서열화-학벌주의와 과거부터 존재하던 대학서열화-학벌주의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대학평가에 대한 우리의 지적이 기존의 학벌주의를 은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지적이 학벌주의, 대학서열화의 문제에 대한 공론화와 공감을 이끌어내길 바랍니다.

대학입시거부 투명가방끈의 관심 어린 비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이 대자보의 전문입니다.
문의: 총학생회 정책국 부국장 권순민(010-5586-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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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줄 수 없습니다: 진짜 대학순위는 피해가는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을 비판하며>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난 22일, 언론사의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득권을 가진 대학의 학생들이 대학순위 매기기 반대운동에 앞장선다고 하니,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 운동에 서울대와 연세대 학생들도 동참한다니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소식에 결코 기뻐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의 내용에는 언론사의 대학순위 매기기에 대한 비판만 있을 뿐,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본질적 요소인 획일적 입시제도, 기득권 학생들의 특권의식, 그리고 사교육업체의 대학순위 매기기(배치표)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은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미 공고히 존재하던 ‘진짜’ 대학순위의 문제는 피해간 채, 한 언론사가 내는 대학순위만을 거부하겠다고 합니다. 사람의 질을 정량화하고 사람을 서열화하는 입시제도와 학벌의식, 학력차별이야말로 사람을 함부로 재단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다양성을 가지쳐내며, 사람을 도구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투명가방끈모임은 이번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이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서열화할 수 있다는 ‘마음’, 사람을 도구화해도 무방하다는 ‘마음’, 모든 사람을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평가해도 된다는 ‘마음’, 사람을 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입시경쟁 고통, 대학 서열화, 질 낮은 대학교육은 영원할 것입니다.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 유감이지만 마음을 줄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대학의 본질을 찾고자 한다면, 공공연한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왜곡된 입시문화가 만들어낸 ‘진짜’ 대학순위를 거부하길 바랍니다. 그동안의 ‘진짜’ 대학순위로 인한 고통과 폐해도 헤아려보길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한 ‘지성인(?)’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고민 아닐까요?

우리는 대학 서열화의 본질적 요소를 피해가는 대학순위평가 거부운동에 마음을 줄 수 없습니다. 변화는 아직 멀었습니다.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19:3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