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악 음모의 ‘배후’, 2MB

- KBS 정연주 사장 해임을 위해 나선 감사원, 이사회 그리고 검찰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안이 끝내 통과 되었다. 정연주 사장은 감사원으로 부터 약 50일 만에 이루어진 졸속적인 감사를 받았다. KBS 이사회는 감사원이 발표한 내용을 전격 수용, 부적절한 인사 조치와 방만한 경영을 이유로 정 사장의 해임안을 제청했다. 이에 발 맞추어 검찰은 정 사장의 불구속 기소에 나섰다. 현재 정연주 사장은 해임안에 대해 집행 중지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공공을 위해 존재하는 공영 방송사가 적자를 냈다고 사장을 내쫓는다면, 이제 공익은 접어두고 상업 방송만 하라는 소리인가? 정연주 사장의 인사 조치가 부적절하다면, 강부자, 고소영으로 인사를 단행한 이명박 대통령도 대통령직에서 쫓겨나야 한단 말인가?

- 언론인도 국민도 마음 놓고 말 할 수 없는 자랑스런 민주 국가

이상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MBC PD 수첩은 광우병 쇠고기 보도로 인해 검찰에게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했다. 언론이 국가의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방송을 두고, 명예훼손이라 한다면 그 누가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할 수 있는가? 명예 훼손의 대상은 얼굴도, 실체도 없는 국가인가? 농림부 장관 개인인가? 참 이상한 세상이다. 결국 MBC는 노조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MB의 나팔수 방통위의 조치에 따라 편법을 써서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때 마침 EBS에서도 광우병 관련 영상을 제작・보도한 지식채널 e의 김진혁 PD가 보복성 인사 조치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상하다 못해 무서운 세상이다. 포털 사이트에 썼던 글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삭제되고, 광고주 불매 운동 벌였다고 검찰이 국민을 고소하라고 기업을 부추기는 판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다만. 이 모든 것이 짜고 치는 고스돕마냥 너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수상하다. 감사원, 검찰, 방송통신위원회 등등 국가 기관에서 나서서 사장을 쫓아내고, 일 개 프로그램을 일일이 처벌한다. 이 모든 사안 뒤에는 배후가 있다. 누굴까? 이들의 든든한 배후는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2MB이다.

- 방송 장악 음모는 이미 시작되었다.

소리 높여 ‘선진화’를 강조하는 2MB는 그 어느 분야에서나 그렇듯 방송에 대해서도 아주 후진적인-마치 전두환을 연상케 하는-생각을 갖고 있다. 언론을 정부의 ‘입’ 쯤으로 여기고,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는 것이다. YTN의 구본홍 사장이 바로 MB의 입으로써 아주 좋은 예이다.

이미 △국가기간방송법 제정을 통한 한국방송공사 개편(EBS와 KTV를 한국방송1과 묶고 한국방송2를 민영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과 문화방송 민영화, △신문·방송 겸영 허용, △한국방송광고공사 해체 및 미디어랩 도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미디어 소유 대기업 기준을 자산 3조원에서 10조원으로 크게 완화하는 방침을 내놓았고, 지상파 방송과 경쟁하는 통신 자본에 유리한 정책들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방송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조․중․동이 방송계에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는 시대가 올 것이다. 우리 사회는 현 정부를 비판하고, 거대한 몸집을 거느린 기업들을 견제할 능력을 잃게 될 것 이다.

이대로는 안된다. 아무리 MB와 그의 친구들이 짜고 판을 만든다지만 부당함을 아는 사람들, 우리들이 대거 뭉쳐 2MB의 방송 장악 음모를 저지해야 한다. 전 미국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말했다. “언론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언론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후자를 택할 것 이다.” 그 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이다.

‖ 시대를 꿰뚫는 청년의 눈빛, 마흔 한 번째 호안정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