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글을 씁니다!

정말 많은 것들을 보았고,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무박 2일이었습니다. 그간 우리가 이야기해왔던 민주주의의 가치, 국가권력의 실체 등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현장이었습니다. 어제 오늘만 총 228명의 시민들이 연행되었다 하죠...

어제(5/31) 낮 3시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3차 교육공동행동이 있었습니다. 3.28과 같이 등록금 문제 해결을 대학생들이 촉구하는 자리였죠.

이후 4시부터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 집회가 있었고, 이후 행진을 시작하여 7시 시청 앞 광장에 10만 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모였습니다. 시청 앞 광장이 비좁아서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워버릴 만큼 엄청난 인파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안정대 학생회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개방에 반대하는 고려대 네트워크” 60여 명의 학우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촛불문화제는 8시 40분쯤 끝났고, 이후 시민들은 행진을 시작하였습니다. 그간의 행진과는 다르게 고시가 발표되고 나서 분노한 시민들의 심정을 반영하듯 시위대의 행진 방향은 청와대를 향해 있었습니다.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효자동 부근까지 갔습니다. 이미 전경차가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 있더군요. 시민들은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게 되자, 그 자리에서 “고시철회 협상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계속해서 비폭력 기조를 유지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청와대 앞 저지선이 뚫릴 것이 두려웠던지, 밤 11시 30분이 넘어가자 살수차를 동원하여 물대포를 연신 쏘아댔습니다. 물대포는 보통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하여 위쪽으로 흩뿌리는 것이 보통인데, 어제 오늘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직접 물대포를 쏘아댔습니다. 불과 3~4m 앞에 있는 한 시민의 머리를 향해 직격으로 물대포를 쏘기도 했고, 전경차 위에 올라간 시민의 다리에 물대포를 쏘아 아래로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찰의 과잉대응에 시민들은 흥분하였습니다. 어느새 구호는 “독재타도” “이명박 나와라”로 바뀌어 있었고, 전경차를 흔들어 대기도 하였습니다. 2만 여명의 시민들은 이명박 정권의 실체를 명백하게 목격하였고, 밤새도록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경찰은 새벽 4시가 넘어가자 엄청난 수의 살수차와 전의경들을 동원하여 시위대를 진압하려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안경, 휴대전화 등을 분실하였고, 연행되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무자비한 진압이었습니다. 머리에는 물대포를 쏘아대고, 앞에서는 전의경들이 진압에 들어오고, 정말 혼란스런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다치고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이 와중에 총학생회장님과 부총학생회장님이 연행되셨다고 합니다. 몸 상태는 괜찮은지 정말 궁금합니다. 오늘 더 많은 학우들과 함께 시청 앞으로 가서 이명박 정권의 폭력적인 실체를 밝혀내고, 이후 총학생회장님을 만나러 경찰서로 찾아갈 생각입니다.

촛불문화제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를 계기로 촉발되었지만,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이 한미FTA, 의료민영화, 대운하, 교육시장화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정책과 기조에 총체적으로 반대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더욱 시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렇게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듣는 시늉이라도 하기는커녕, 어떻게는 밀어붙이려는 모습입니다. 정말 이명박 정권은 독재정권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 있습니다.

고대생들이,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민적 분위기가 성숙했을 때 이에 동참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 사회의 모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6시 반에 모여서 7시까지 시청 앞으로 이동합니다. 오시는 학우분들은 018-224-4513으로 연락주세요.^^

41대 민족고대 호안정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