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후보>

1. 설문조사에서 고대생은 20대 투표율이 낮은 이유가 ‘20대의 탈정치화 경향’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후보님께서는 20대가 왜 탈정치화 됐다고 보십니까.

얼마전 ‘88만원 세대’라는 용어가 회자된 것처럼 젊은 층이 감당하고 이겨내야 할 삶의 조건이 매우 열악합니다. 요즘의 20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도 어렵습니다. 대학생의 경우, 취업을 위해 소위 ‘스펙 쌓기’에 열중하느라 다른 데 관심을 두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정치권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별로 유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탈정치화’가 초래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정치가 청년들의 현재와 미래 전망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탈정치화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는 정치권이 좋은 대안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탈정치화한 대학생 유권자를 어떻게 정치로 끌어들이시겠습니까.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분명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정당과 후보들이 그런 대안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다면, 대학생들이 다시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3. 고대생의 다수가 가장 중요한 투표기준으로 정책에 대한 평가를 꼽았습니다. 자신만의 20대 관련 정책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많은 대학생들이 학자금 문제로 고민이 많습니다. 대출받고도 이자부담이 큰 실정입니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합니다. 대출유형에 따라 전액 혹은 일부를 지원합니다. 더불어 취업시까지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취업준비자금을 지원합니다. 이를 <인쿠르트론>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대학가 주변의 다세대주택을 민간계약임대주택으로 확보하여 주변시세보다 싼 가격에 대학생들에게 제공합니다. 민간계약임대주택은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제도로서 집주인에게는 세금감면, 집수리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세입자에게 장기 임대기간과 낮은 임대료를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4. 현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를테면 현 정부의 핵심 공약 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경우 고대생이 꼽은 사회 이슈로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후보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너무도 독선적이고, 일방적입니다. 4대강 사업의 경우에도 국민 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모든 종단까지 나서서 반대하지만 까딱도 하지 않는 고집불통정권입니다. 4대강 사업의 경우,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을 크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해서는 안 될 사업입니다. 더불어, 22조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 부어 복지․교육 등에 투자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경제를 살린다며 집권했지만, 경제운용이 엉터리이고, 천안함 사태 대처에서 드러나듯이 안보대처 능력도 없습니다. 안보위기를 선거에 활용하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선거용 ‘북풍’(北風)을 조장하는 동안, 환율이 치솟고 주가가 추락하며 경제가 위험에 빠지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도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5. 대학생 다수가 취업 후 상환제 및 반값등록금 등 등록금 관련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1년에 1000만원에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한 후보님의 정책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이번 선거공약으로 민주당은 등록금 상한제 도입, 지방 국립대 무상등록금 실현,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제도 개선 통한 부담경감, 무상장학금 확대 통해 저소득계층 대학생 등록금 부담 경감 등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약속들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더불어 서울시가 나서서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 학자금대출 이자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연간 1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하여 연 5만명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6.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은 지난 대선 때부터 중요한 공약이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대학생이 실질적인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장이 된다면, 청년 실업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시겠습니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서는 저임금의 단기적이고 불안정한 일거리를 주는 것보다는 청년들의 도전정신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이 기성 기업이나 기관에 취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와 패기만으로도 용기있게 창업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우리 경제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지를 가진 분들을 위해 <대학생․청년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마이크로 크레딧 방식으로 서울시가 신용을 보증할 예정입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매년 2,000억원을 출연하여 신용을 보증할 것입니다. 기존 창업지원과 달리 창업-성장-성숙단계까지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해외 지역전문가를 매년 1,000명 육성할 것입니다. 미국의 아메리코(AmeriCorps) 프로그램과 같이 해외에 나가 봉사활동을 통해 축적한 현지경험은 외교와 해외 마케팅 등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해외 지역탐방 및 봉사계획서를 제출하여 채택되면, 1년간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항공료, 체재경비(활동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선발심사과정부터 민간기업이나 공기업의 참여를 유도하여, 프로그램 수행 뒤에는 실적과 경험에 따라 정규인력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4,000명의 창조적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합니다. 서울의 청년․대학생들이 가진 아이디어와 잠재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창조적 콘텐츠 개발자를 양성하는 제도입니다. 대학 및 연구소의 연구원, 디자이너, 작가, 소프트웨어개발자, 웹디자이너, 어플리케이션(App) 개발자, 공예기술자, 전통기능인 등의 분야가 대상이며, 최장 2년까지 지원할 예정입니다.

7. 지방에서 학업을 위해 상경한 대학생들의 경우 주거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는 정문 앞 재개발로 정문 앞에 사는 학생 900여명이 주거권이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대학가의 특성을 살린 재개발 정책과, 대학생 주거권 공약을 가지고 있으십니까.

주거문제는 생활안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저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재개발을 남발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간계약임대주택’ 제도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집주인에게는 세금감면, 호당 집수리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세입자들에게 장기 임대기간과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임대료를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확대하여 대학생 대상 임대주택인 를 제공하겠습니다. 대학가 주변의 다세대 주택을 민간계약임대주택으로 확보하여, 대학생들에게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겠습니다.

8. 대중교통 대학생 할인 조례 지정 등 대학생의 생활과 밀접한 정책에 대해서 대학생의 관심이 높습니다. 등록금이나 청년실업 공약 외에 대학생을 위한 공약이 있으십니까.

저는 서울시가 보증하는 취업준비자금 지원제도인 <인크루트론>을 도입할 것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생활불안정으로 취업준비에 차질이 빚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집안형편과 소득을 고려하여 대상을 선정하고, 저리로 취업준비기간 동안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9.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표하는 이유로 ‘투표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실제로 서울시장이 된다면, 서울시를 어떻게,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시키시겠습니까.
그간 서울시는 콘크리트 개발과 홍보, 겉치레에 너무 많은 돈을 낭비해 왔습니다. 서울시 전체 예산의 절반이상을 교육과 복지와 같은 사람예산에 쓰겠습니다. 서울시가 살기좋고,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려면, 고층빌딩이 들어서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가 좋아져야 합니다. <10분 동네>가 저의 핵심적 가치입니다. 10분 내에 닿는 거리에 복지와 사회적 서비스가 제공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도서관이 있으며, 직업알선 및 창업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문화향유도 제 사는 곳에서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시의 문화적 역량을 분산하겠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여 서울시를 ‘사람특별시’로 만들겠습니다.

10. 대학생활 최고의 관심사는 무엇이었고, 자신에게 대학은 어떤 공간이었는지요.

대학 다닐 때에는 현실과 세상물정에 어두운 불문학도였습니다. 보들레르와 베를렌을 좋아했고, 아름다운 생을 노래하는 작가가 되려 했습니다. 여린 감성을 지닌 문학소녀였지요. 이화여대 교정에서 시집 읽고, 친구들하고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남편이 된 분을 기독교 학생단체에서 만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여성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고, 사회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은 저에게 추억과 낭만, 그리고 치열한 현실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던 셈입니다.

11. 마지막으로 투표를 앞둔 대학생 유권자에게 한마디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선거는 광역 및 기초 단체장과 의원을 뽑을 뿐 아니라, 교육감 선거도 같이 치러집니다. 매우 중요한 선거지요. 후보들의 공약과 주장을 눈여겨보시고,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 주시길 바랍니다. 투표는 시민의 중요한 권리입니다. 또한 투표는 보통사람이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합니다. 6월 2일에 여러분을 투표장에서 꼭 만나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