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캠퍼스에 개나리,진달래,목련 꽃이 하나둘씩 피고 있는 지금,

우리학교 78학번, 현재 해외사진작가로 활동중이신 유헌식씨를 만나봤다.

언제부터인가 DSLR이 일파만파로 보급된 이후,

“사진찍는” 취미를 가진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요새 각 과에, 그리고 과반마다 커다란 사진기를 자기 몸처럼 들고 다니

며 찍사를 자청하는 , 학생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며칠전 민주광장에서 열린 사진동아리 호영회의 작품전시회의 인기 또한

대단했다. 그에 따라 우리 학교에도"사진의 이해"라는 교양수업,

“보도사진실습”의 전공수업등이 생겨나고 , 사진동아리,자연과학사진

연구회 등 사진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남다르다.

이번에 기자가 만나고 온 우리학교 78학번 선배님이신 유헌식씨는

학부시절, 자연과학사진연구회와 호영회 동아리활동을 했다고 했다.

유헌식씨는 현재 해외사진 작가이자 기행사진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지금까지의 기행사진들을 모아 역삼동 신암아트홀과

광주 원 갤러리에서 개인 사진전을 여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빠,

저녁 늦게야 비로소 만남이 이루어졌다.

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에 앞서 , 유헌식씨의 사진동아리시절에 대해

여쭤봤다.

"저는 1978년도에 물리학과에 입학해서 학교 사진반이었던 호영회에

14기에 입회를 했었어요.그리고 79년도에는 물리학과의 자연과학사진연구

회라는 사진동아리가 생겨서 거기서 주로 활동을 했습니다. 자연과학

사진연구회라는 사진동아리는 소식을 들어보니, 아직도 있는 것 같더군요."

1979년,참 오래전처럼 느껴지는데 그때부터 우리학교에 사진동아리가

있었다니 신기할 뿐이었다. 그 때에는 사진 자체를 접하기가 지금처럼

쉽지만은 않았을 법 한데, 사진을 찍고, 또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가 옛날부터 사진을 좋아하셔서

집에 꽤 괜찮은 카메라가 항상 있었고, 저도 기계를 좋아하다 보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사진반 활동을 시작했었어요,사실."

역시 부모님의 영향이 중요한 것일까? 유씨는 그렇게 시작하게 된 사진을

지금까지 찍으면서, 사진 속에 생생한 여행지의 현장 뿐 아니라,

'희망'을 담아 사진을 찍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유씨는 "똑같은 사

진기를 들고가서 찍으면 남들도 다 찍을 수 있는 것인데, 단지 제가

남들이 안 가는 곳에가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 같아 쑥쓰러

울때도 가끔있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을 때에 주로 어떤 피사체를

대상으로 찍는지 여쭤봤다.

"학교다닐때는 매년 주제를 정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그리고 연말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에는 품평회나 전시회 같은 것을 하기도 했습니

다. 그리고 그때 기억나는 주제는 제가 잡은 주제 중에 '바람'이라는 것

이었는데요 , 그때 사실 그것 때문에 굉장히 고생을 했었는데,그때는 항

상 바람이 부는 날이면 만사를 제끼고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사진에 담

으려고 뛰어다니던 기억이 납니다.굉장히 쉽지 않은 주제였는데 여하튼

고생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나구요, 또 물리학과 자연과학 사진연구회

에서는 교수님이 부탁을 하셔서 빛의 굴절이나 회절에 대한 사진들도 많

이 찍었고, 여러 실험적인 사진을 많이 찍었던 것 같습니다."

이색적으로 그런 과학적인 사진도 찍어보고 하셨다니, 형식적인 사진의

틀만 찍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또 유헌식씨는 특히 외국에 가서 다양한 표정의 자유로운 표현의 인물사

진을 많이 찍으신다고 들었는데, 주로 어떤 사진을 찍고 싶어하시는 편인

지, 그리고 사진 찍을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에 대해 여쭤봤다.

"제일 찍고 싶은 사진은 아무래도 인물 사진입니다.원래 사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사진은 인물사진으로 시작해서 결국 다시 인물사진으로 끝이

난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 이유는) 인물사진이 제일 찍기 쉽고,

또 피사체가 가장 주변 어디나 있으니 ,사람은 어디나 있으니까, 그렇지

만 또 어떻게 보면 인물사진이 가장 어려운 이유가 인물안에 그사람이 살

아온 인생이라던지 그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데 그것을 표현해 내는 것

이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표현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

운 인물사진을 잘 찍고 싶네요."

사진은 인물사진으로 시작했다가 결국 다시 인물사진으로 돌아온다라..

참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인물사진, 풍경사진, 미학사진등등

의 다양한 사진을 찍으려면 , 장비를 이것저것 챙기기도 해야하고 또 날

씨에 맞춰 기다리긷 해야하고 어려운 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은데,

유씨가 사진을 찍을 때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물어봤다.

"어려운 점이라기보다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인내심인

것 같은데요,바로 기다리는 일이에요. 왜냐하면 원하는 컷(cut)을 얻기

위해서 기다리는 것이 사진의 가장 큰 묘미이고 또 반면에 어려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간단한 예가 일몰이나 일출때, 소위말하는 오메가를 얻기 위해서 저도 엄

청나게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 기다렸다가 또 거의 대부분 허탕을 많이 쳤

던 기억이납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좋은 컷(cut)을 위한 기다림 또한 만만치 않게 힘든 작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녘의 숲속만 전문적으로 찍는 한 사진작가는, 항상

새벽녘의 안개 정도와 햇빛의 양등을 조절하고 맞추는데 그를 위해 항상

대기하고 기다려야한다고 했다.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 어려움만 있다면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을까? 유헌식씨께서 사진을 찍으면

서 느낀 가장 큰 보람과 재미에 대해 들어봤다.

"즐거웠던 일은, 제가 언젠가 노르웨이의 피오르드 해안에 여행을 갔을때

정말 동화같은 마을이 있어서 사진에 담아왔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정말 예쁜 마을이었던 것 같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고, 근데 그 사진

에 대해 한 인터넷 사용자가 홈페이지에 우연히 들렸다가 사진을 보고 너

무 감명을 받았다며 쪽지가 왔었습니다. 사진을 사겠다고.하지만 그 사진

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찍은 사진이 아니었기에 정중히 거절 했었지만 기

분은 굉장히 좋던데요.

그리고 가장 큰 보람이 있었던 일은, 장애우들 사생대회를 하는데

사진 봉사활동을 나가서 장애우들과 선생님들, 가족의 사진을 찍어주고

고맙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였던 것 같네요."

위 사진이 노르웨이 피오르드의 마을 사진 중 하나다. 자신의 사진을

보고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을 때, 사진을 보고 감동하는 사람이 있을

때 얼마나 기쁠까? 유씨는 그외에도 몇백, 몇천장의 카트를 찍던 도중

우연히 누른 셔터에서 좋은 장면을 얻었을때, 그리고 찍고 싶은 구도와

사물, 그리고 빛의 삼박자가 딱 맞을 때 굉장히 기쁘다고 했다.

또 그의 작품이 카탈로그로 만들어져 하나하나 찍은 사진들이 하나로

묶여 나오는 과정이 굉장히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날씨도 많이 풀리고 지금처럼 꽃들이 파릇파릇 피어나는데, 노르웨이는

가지 못하더라도 , 국내의 좋은 출사지를 학우들에게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추천을 해드리자면..요새 봄이라 각종 꽃들이 많이 피잖아요 그래서

학교 교정도 좋고, 아니면 살고 있는 동네의 작은 야산이나 자연환경이

있다면 그런 곳들을 먼저 가보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내공을 늘리는 첫 걸음은 사실 가장 익숙한 생활주변부터 관찰하고

거기부터 찍어보기 시작하는 겁니다.사실 우리주변에는 몰라서 그렇지

사진찍기 좋은 곳이 참많습니다. 단지 우리가 그냥 지나친다 뿐이지요.

카메라 메고 한번 가보세요. 그러면 굉장히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겁니다."

유씨는 이외에도 학우들께 선유도와 대학로를 추천해 주었는데, 그 이유

는 한강도 볼 수 있어 풍경사진을 찍기 좋고 , 대학로는 학교와 가깝기에

공강시간에 와서 찍기도 좋을 듯하다고 했다.

이렇게 출사를 나가기 전에, 어떤 카메라를 가져 나갈지가 굉장히 고민

되는데, 유헌식씨는 주로 사진기를 살 때 어떤 기준으로 사는지, 그리고

사진기를 사려고 하는 학우분들에게 추천 혹은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들어봤다.

"제일 중요한 것은 무얼 사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진을 찍기 위해서

카메라를 사는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자면, 주로 생활 기록용인지, 가족이나 친구, 여행을 다니면서

간단한 사진을 담기 위함인지, 아니면 자신이 일부 작품사진을 찍어보고

아마추어 작가로서 활동을 해보기 위한 것인지 , 이런 것들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어떤 기종이 좋다, 어떤

제품이 좋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요즘같은 디카시대에서 ,통상 바디라고 부르는데

바디(BODY;카메라의 몸체부분을 말한다.)는 전자제품이기에 해가 갈수록

가격은 싸지고 기능은 좋아집니다.

반면에 렌즈부분은 광학제품입니다. 따라서 발전도 더디고, 렌즈에는

명품이라는 것이 있어서 , 굳이 카메라를 사는데 있어 기준을 이야기 

하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는, SLR카메라에 해당하는 것이겠지만,

바디는 자기 목적에 맞는 중저가 정도의 기종을 구입하시면 좋을 것 같고

렌즈는, 자신이 사진을 조금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조금 무리해서

라도 처음에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권하고 싶네요."

유씨 또한 자신도 종종 엄청난 종류의 카메라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 가끔 욕심이 날 때가 있지만 , 내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설정한 뒤 그 목표에 맞는 것을 사고, 이후에 응용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유헌식씨의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사진을 좋아하는 고대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인데, 55세가 되면 사실 은퇴를

하고 싶고, 그 뒤에는 스튜디오를 재 정비하여 대학 사진반이나 일반 사

진동호회가 있으면 그런 곳들을 스폰서도 하고 ,그래서 같이 출사를 다니

면서 함께 사진도 찍고 같이 대화도 하고 인생에 대한 얘기도 하고 그런

일을 했으면 좋겠구요,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사진을 찍으면 좋은

점이 하나있습니다. 그것은 사진을 찍지 않은 사람들 보다 똑같은 여행,

똑같은 곳을 가더라도 더 많은 것을 볼 수 가 있고 더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다는 점인데요,그만큼 느낌이나 생각도 커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그래서 사진을 많이 찍어보는 것이 제일 좋고, 찍는 것에만 그치

지 말고 사진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사진에 대한 건설적인 조언

도 해보고 그런 것을 통해서 사진이라는 내용도 발전 할 수 있었던 것 같

기에 그런 것을 해보길 권하고 싶구요, 가끔씩은 사진을 핑계로 이곳저곳

여행을 해 보는 것도 권해주고 싶습니다."

또 유씨는 "요새 취미로 사진찍는 학생들이 많아져 기쁘다며, 사진을 찍을 때 먼저 기종의 특징, 사진의 매커니즘, 기본원리를 알고 찍으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를 가장 많이, 자세히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사진 뿐이라고들 말한다.

여러분들의 찬란한 20대의 봄을, 사진과 함께 남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