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와 젊음을 만끽하며 거리의 수많은 공연들을 하나하나 보고 말겠다는 굳은 다짐은 어느새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과 공부와 무미건조한 삶에 지쳐가고 있는데 그들에게 공연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지를 알려 주려고 하시는 분이 바로 홍승찬 교수님이다.

사실 예술이라는 장르, 특히나 음악이라는 장르는 전문가가 아닌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분야라고 느낄 수도 있다. 특히나 음악이론, 예술경영 등의 단어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우리에게 어렵게 느껴지고 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만 같지만 홍승찬 교수님을 보면 우리가 한편의 공연을 보기까지 공연장 뒤에서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그의 노력이 느껴진다.

홍승찬 교수님은 현재 예술의 전동 공연예술감독으로 재직중이시며 우리학교에서 핵심교양강좌인 ‘공연과 문화’라는 제목의 강의를 하고 계신다. 뿐만 아니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교수를 역임하고 계시며, 예술경영에 관련된 책과 인터넷 프로그램 등을 제작 중이시다.

이렇게 수없이 많은 일들을 하는 교수님들을 보면 누구나 혀를 내두른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지치지 않으시냐고, 하지만 그는 그저 웃음 짓는다. 예술을 위한 일이라며.

● “단지 음악이 좋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지금의 내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시게 되었고, 지금과 같은 길을 걸어오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막연히 음악이 좋아서 매일같이 음악을 듣는 것을 즐기게 되었지만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실력은 남들만큼 뛰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음악가로서의 길을 포기하려 하던 중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대학교 음대 음악이론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 후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우리 공연문화의 발전을 위해 글을 기고하고 쓰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공연경영이나 예술에 관련된 일을 제의해 왔고 사람들이 좀 더 공연을 가까이하고 즐길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글을 쓰다 보니 예술경영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지금과 같은 공연예술 감독이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예술의 전당 공연예술감독을 맡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예술감독이라는 직업이 많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공연예술감독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공연 예술 감독이란 공연장에 들어갈 기획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외부 공연들을 선별하고 심사하여 1년 동안 자신의 공연장에서 공연의 전체적인 흐름과 윤각을 잡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연장 운영 전반에 걸쳐서 어떠한 문제 상황에 닥쳤을 때, 자문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공연과 공연장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게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예술의 전당의 화재사건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오늘은 예술의 전당이 새롭게 ‘피가로의 결혼’이라는 공연으로 개관을 하는 뜻깊은 날이다. 그 무대의 공연예술감독으로서 너무나 자랑스럽고 공연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 공연예술감독이 하는 일은 예술경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들었는데 예술경영이란 무엇인지.
 
 지금까지 우리는 예술계라고 생각하면 예술을 하는 사람과 예술을 즐기는 사람만 생각했지만 당연히 그 사이를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 좀 더 좋은 여건에서 예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예술을 즐기는 사람은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영이 필요하다. 공연장을 경영하고 정책을 세우는 등 예술을 하고 보는 것 이외의 모든 분야가 바로 예술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 일반인들에게 예술경영을 알리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신다고들었습니다.
 
 크게 어떤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많은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예술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고 그 역할이 나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많은 학생들에게 강의를 통해 예술경영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경영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고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생존하고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구축해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예술경영의 실제와 이론’이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우리 공연문화는 더 발전할 수 있다.”

▶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직 공연문화의 확산을 위한 환경이 좋지만은 않다고 들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공연문화가 많이 발전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예술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공연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절실한 실정이다.

▶ 그렇다면 공연문화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사회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교육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공연이 한 사회의 문화, 그리고 가치를 결정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대가 형성되어야한다. 또한 다른 구성원에 대한 존중, 그리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었을 때 공연문화의 발전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우리 학교에서 강의하고 계시는 ‘공연과 문화’라는 강의도 그런 취지로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
 
 고려대학교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새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 학기만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던 강의가 학생들과 함께하다 보니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내 강의에서는 학생들이 그저 휴식의 시간을 취하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요즘 많은 학생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큰 공부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고 공연문화를 멀리하는 걸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금요일 오후시간에 '공연과 문화'라는 강의를 통해 주말을 시작하기에 앞서 휴식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주말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이 강의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공연과 문화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평소 외국에서 경험한 많은 공연이나 이야기를 통해 다른 나라의 가치와 문화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더불어서 공동체 사회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학생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좀 더 대학생다운 대학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 “언젠가는 소설책 한 편을 쓰고 싶다. 그저 웃을 수 있는..”

▶ 예술을 위해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하고 계시는데 현재는 어떤 일을 진행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또한 지금의 20대 학생들만이 공연문화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어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에게 예술을 가르쳐 주고 공연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직장에서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을 위해 삼성경제 연구소의 세리시오라는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세리시오라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사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전송함으로써 사원들의 문화적 소양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홍승찬 교수님은 클래식 이야기라는 코너를 맡아 동영상 컨텐츠로 클래식 음악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시고 함께 음악을 듣고 즐기는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없으신지.
 
 그저 한바탕 크게 웃을 수 있는 소설을 한 권 쓰고 싶다. 두 권도 아닌 딱 한 권을 말이다. 언젠가 자신이 지금 모든 일을 그만두고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자신의 평소 상상을 이야기로 풀어낸 소설책을 한 권 쓰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웃음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 공연을 사랑하고 또 공연과 관련된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싶은 학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많은 사람들은 공연과 관련된 이런 직업을 너무나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데 자신이 진정으로 공연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공연장에서 열심히 뛰고 잇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직책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그저 공연을 사랑하고 공연문화의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처음 그때의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멋진 꿈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하고 싶은 말이 한마디 더 있다고 홍승찬 교수님은 말씀하셨다. “점심은 꼭 챙겨먹어요. 평소에 자주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연락해서 함께 웃으며 먹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여러분이 조금 더 여유와 휴식을 즐길 줄 아는 고대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공연장으로 달려가며 손인사를 건냈다.그는 예술을 지켜보고 경영하는 사람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회가 조금 더 풍요롭고 아름다워 질 수 있는 그만의 예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