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거짓입니다. 공부하기 싫어서 작성한 게 아닙니다. 학우들에게 정확한 열람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사명감에 불타올라 쓴 겁니다. 만우절이라는 생각이 들면 크나큰 착각입니다.

1.        백주년기념관 1층 C-Lounge가 오픈했습니다. 스터디존(개방형) 144석, 노트북존(삼각책상) 40석, 부스존(원형칸막이) 26석 총 210석의 공간입니다. 공사중인 기존 중광 열람실 좌석수에는 못 미치지만,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수의 좌석 수 입니다.
오…평일 주말 상관없이 6시부터 이용가능하군요. 이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지나치게 우쭐댈 일만 남았습니다.
남자휴게실이, 그것도 수면실이 생겼습니다! 다람쥐길의 다람쥐, 그리고 여자친구와 같이 상상의 존재로만 여겨지던 남자휴게실이 학교에 생길 줄이야...이지만 별로입니다. 자세한 건 아래에 적겠습니다.

2.        개방형 책상은 6인 테이블에 특이하게도 간접조명 스탠드 2개가 달려있는 형태입니다. 예쁜 이화여대 ECC 열람실을 탐내던 학교가 뒤늦게 따라 한 것 같습니다. 일단 외관상 예쁘고, 개인적으로 간접조명을 좋아해서 마음에 듭니다. 조명 전원을 껐다 켰다 할 수 있는데, 좌석은 6개요 조명은 2개이니 옆사람과 눈치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랜선은 없고, 콘센트가 9개씩이나 있으나 조명 전원을 위해 2개가 꽂혀있습니다. 그래도 개인당 1개는 보장이 되겠네요.
의자는 기존 컴퓨터실에서 사용하던, 백주년기념관 설립과 동시에 구매한 듯한 2005년 퍼시스 회전의자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근로장학생 출신으로서 2층에서부터 열심히 의자를 나르던 근장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의자 구매년도가 작성자 학번이랑 비슷하게 조금 오래 되긴 했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매쉬의자이니 뭐 괜찮습니다. 참고로 백기 정수기도 2005년 제품이던데…

이 예쁜 책상에는 사실 큰 결함이 있습니다. 4층 책상과 비교할 때 넓이가 매우 좁아 앞사람과의 거리가 부족합니다. 앞사람과 실수로 슬리퍼를 바꿔 신는 민망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각별한 유의가 필요합니다. 다리가 부딪히거나 할 여지가 있어 불편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양 옆 공간도 부족하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3.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삼각형 책상도 결국 들어왔습니다. 의자부터 개방형 책상에 있는 매쉬의자가 아니라 수당도서관의 작은 의자입니다. 바코드가 없는 걸 보니 얘는 자산으로도 잡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의자는 책상 구조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편 입니다.
삼각형 책상을 도입한 건 깊은 뜻이 있어서라고 굳게 믿고 사용해보았습니다. 명색이 노트북 좌석이라고 콘센트랑 유선랜 포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좁네요. 아주 좁아요. 노트북을 놓으면 앞에 교재를 둘 공간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몸을 비틀어서 사용하는 학생들을 다수 목격했습니다. 다른 책 안 펴고 그냥 노트북만 올려놓고 쓰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아하 고파스 전용석이로군요!

4.        알록달록 고대유치원 학생들의 감성을 채워 줄 원색 원형칸막이 의자도 들어왔습니다. 삼각책상에 있는 의자와 동일한 의자를 사용합니다. 그래도 조감도에 있던 등받이 없는 의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책상은 반원형입니다. 삼각책상보다 조금 넓긴 한데 큰 차이는 없습니다. 역시 좁네요. 아주 좁아요. 원형이든 삼각이든 전혀 실용적이지 않습니다.
이거는 취향을 좀 탈 텐데, 의외로 색깔있는 책상이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원형으로 감싸져 있어서 차단된 곳에서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분들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좌석 수가 얼마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인기가 많고 자리가 빨리 찹니다.
아, 원형책상은 표면이 반사가 되는 재질이라서 마우스가 잘 인식이 안되니 마우스 패드를 챙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대망의 남휴입니다. 아니, 남자휴게실이라면 모름지기 GTX1080달린 컴퓨터와 당구다이, 맥주 가득한 냉장고…까지는 아니더라도 편히 잘 공간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리클라이너 의자 3개 덩그러니 있고 끝입니다. 매트리스는? 베개는? 여친은? 학생의 수요를 파악하지 못한 학교의 크나큰 실책입니다.

6.        간과하기 쉬운 문제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원래 열람실 목적으로 사용하던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백기 4층과 비교하면 조명 밝기가 현저히 어둡습니다. 개방형 책상은 스탠드조명이 있으나, 원형/삼각형 책상은 그런거 엄슴. 노란색 원형책상 쪽은 기존에 안내데스크가 있던 공간 아래에 위치해서 추가 조명이 있으니 밝기에 민감하시면 그쪽을 이용하세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뭐하러 열람실 왔나 자괴감이 듭니다.
총평하자면, 보여주기에 좀 신경을 써서 아주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나름 공부하기 괜찮은 것 같습니다. 대열람실 사용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학생이 분산되어 더 한가해지겠군요.

휴일인데도 도서관에서 공부하시는 학우들이 정말 많네요.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노력이 부족하다는 거짓말은 만우절로 끝냈으면 좋겠네요. 다들 열공하시고 준비하시는 시험 좋은 결과 거두시길 바랍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9 2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