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순회 인권 토크콘서트 ‘2014년 대한민국에 살다’가 법학전문대학원의 후원 아래 5월 30일 오후 5시 법학관 신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서해성 소설가, 이지상 성공회대 외래교수, 가수 백자와 함께한 이번 강연은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20여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첫 초청객으로 출연한 가수 백자 씨는 해고통지를 받은 한 노동자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곡인 ‘노란봉투’와 시인 도종환의 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담쟁이’ 등의 자작곡을 부르며 토크콘서트를 시작했다. 그는 노래를 부른 후 학생들에게 자작곡의 의미를 설명했다. “담쟁이는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절망을 잡고 놓지 않고, 결국 절망의 벽을 넘어요. 제가 들려드린 두 곡을 통해 세월호 사건과 같은 우리 사회의 절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좋겠어요.”

이후, 서해성 소설가와 이지상 교수의 좌담이 이어졌다. 좌담은 서해성 소설가가 발언을 진행하면 가수 겸 작곡가인 이지상 교수가 그 주제에 맞는 노래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해성 소설가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에 대해 설명했다. “빅토르 위고는 소설의 서문에 왜 실패한 혁명을 다뤘는지에 대해 얘기했지만, 우리나라에 수입될 때는 그 서문이 삭제됐고 소설의 이름 역시 ‘장발장’으로 바뀌었죠. 소설의 본 정신인 혁명적 가치는 거세되고 그저 ‘장발장’이란 인물의 선행에만 맞춰서 내용이 개조된 것입니다. 인권의 기원이 되는 숭고한 혁명적 내용이 왜 굴절된 채로 수입됐는지, 그리고 우리나라가 아직 그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해요.” 이에 이지상 교수는 우리 사회의 레미제라블을 위해 만들었다는 자작곡 ‘폐지 줍는 노인’을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또한 서해성 소설가는 ‘자유’의 라틴어 어원인 리베르타스(Libertas)가 고대로마 최후의 왕이자 마지막 폭군인 타르퀴니우스를 몰아냄으로써 탄생했다고 말하며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로마 시민들이 폭군의 억압에서 진정으로 벗어났을 때 외친 말에서 파생된 단어가 바로 ‘자유’ 입니다. 이는 스스로 ‘쟁취’한 자유이지, 누군가가 ‘하사’한 자유가 아니에요. 진정한 자유가 없는 상태는 영혼이 억압당한 상태와 같아요. 자유의 본질에 비춰볼 때, 지금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자유는 어떤 상태인지 생각해야 할 때죠.”

마지막으로 서해성 소설가는 인권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인권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몇 개의 조문이나 법률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확장해 더 많은 가치를 포함할 수 있죠. 앞으로도 인권은 확장적 개념으로 사용되고 알려져야 합니다.”

강연을 들은 최종민(사범대 역교11) 씨는 “원래부터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강연을 듣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조리에 대항하는 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은 기자 vvip@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02 21:4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