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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등록일 : 2024-05-10 08:05:07 | 글번호 : 10170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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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메리칸 뷰티」를 보고 감상평




첨부 이미지 : 1개

별점: ★★★★☆

한줄평: '아름다움'으로 포장된 '행복'과 '삶'에 대한 연구들.

좋았던 점: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충동과 결핍, 그리고 그것들을 담은 단순하고 직설적인 심리 묘사라고 생각한다. 프로이트 이론에서 출발한 '리비도 이론'에서는 원초아(Id)가 가지는 다양한 충동들이 다양한 형태로 발달하는 과정에서 문명화된, 관습적인 마음인 초자아(Superego)에게 억압 받는다고 말한다. 인간 모두 다양한 충동들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우리 마음은 그 모든 충동들을 어느 정도 억압하면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욕구들로 대표되는 충동들을 내비치는데, 이들은 각각 성욕, 부와 성공에 대한 갈망, 사랑 받고 싶은 욕구, 동성애적 욕구, 자아존중감,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이다. 각 등장인물들은 그들의 충동들을 어느 정도 만족시킨다거나, 제대로 발달시켜서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에 실패한 채로 살아가다가 각자 다른 형태로 자신의 충동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들 각자는 그 충동들을 마주하면서 과도하게 억압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었던 자신들의 리비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려 놓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가 '레스터 버냄'의 사례인데, 그는 잃어버렸던 성욕을 다시금 마주하는 과정에서 삶에 활력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점차 행복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그의 사례를 단순히 바라볼 것은 아니다. 그의 리비도가 지시하는 삶은 사실상 자신의 딸의 친구인 '안젤라 헤이스'와의 성관계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었던, 아주 기이한 형태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삶에서 원초아의 말만 듣고 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다가 그는 실제로 꿈꿔왔던 안젤라와의 성관계를 눈앞에 두는 것까지 다다랐으나, 불현듯 깨달음을 얻고 행위를 멈추고, 가족에 대한 사랑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러면서 직전에 그가 하는 말은, 그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것은 리비도가 넘치는 삶은 행복할 수 있지만, 다소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을 레스터 스스로가 깨닫는 과정이었으리라. 그리고 리비도에만 충실한 삶이 불러온 비극은 죽음이었는데, '삶 충동'인 리비도만으로 이루어진 삶은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이고, 흔히 '죽음 충동'으로 번역되는, 리비도의 반대 개념이라 할 수 있는 '타나토스'와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평소 죽음과 관련된 것에 매료된 것으로 묘사되는 '릭키 피츠'가 그의 마지막을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처럼 바라보는 것은 대단히 흥미롭다.

     리비도 이론을 다른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도 적용시켜 볼 수 있다. 레스터의 아내인 '캐롤린 버냄'은 어릴 적 단칸방에서 살았던 결핍으로 인해 부유한 삶에 대한 갈망이 커진 인물로서, 이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처음에는 대단히 눈엣가시로 여겼던 '부동산 황제' '버디 케인'과의 불륜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을 레스터에게 들키자 대단히 수치스러워하면서 자신만이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다짐을 하며 권총을 쥐게 된다. 캐롤린 자신은 리비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지 못한 데 반해, 리비도를 (다소 과하지만) 잘 활용하고 있는 자신의 남편에게 무의식적으로 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는 대단히 부러워하고 있었음을 '피해자'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다.

     주인공 가족의 딸인 '제인 버냄'은 어떨까. 제인은 부모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한 결핍으로 인해 사랑 받고 싶은 욕망을 키웠고, 리키와의 사랑 속에서 그것을 실현시킬 방법을 찾게 되어 리비도에 충실한 삶으로 한 발자국 다가간다. 안젤라는 남들과 다르지 않고, 다소 평범하거나 못생겼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는 십대 청소년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제인과 친구 놀이를 하면서 자존감을 채우려는 형태로 자신의 리비도를 해소하고자 노력했으나 그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리키의 일침을 통해 깨닫게 되어 좌절한다. 그리고 그녀는 친구의 아버지인 레스터와의 성관계를 통해 파괴적인 형태로 자신의 리비도를 실현시키려고 하지만, 깨달음을 얻은 레스터에 감화되어 그런 방식이 잘못됨을 깨닫는다.

     피츠 부자도 대단히 흥미로운 캐릭터로 묘사되는데,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가장 보수적인 직업 중에 하나인 군인을 하고 있는 '프랭크 피츠 대령'은 사실 동성애적인 욕망을 가진 캐릭터였다. 하지만 그는 과도한 사회화, 즉 초자아의 과도한 억압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공격적인 방어기제의 형태로 내비치고 있었다. 오해로 인해 자신의 아들인 리키가 옆집 레스터와 동성애적인 관계를 가진 것이라 생각한 그가 아들 앞에서 주먹을 쥐고 울부짖는 장면에서 본인의 충동이 자신의 아들로부터 보여지는 것에 대한 혼란을 엿볼 수 있다. 사실 프랭크가 가진 충동인 동성애적인 충동은 전통적인 프로이트 이론에서는 잘못된 리비도의 발달로 인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어쩌면 프랭크라는 인물이 가장 원초아의 지배를 많이 받은 인물이라는 점과 혼란 속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마는 것에서 프로이트의 전통적인 관점을 오히려 비판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아들인 리키 피츠는 어떨까. 사실 개인적으로 리키라는 인물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그는 규율 속에서 자란 탓에 자유가 결핍된 인생을 살았다. 리키라는 인물은 이를 대마초 거래 및 탈선이라는 잘못된 방향으로 실현시키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게이로 오해받자 오히려 그는 그것을 기회로 삼아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게 되고, 자신이 꿈꾸던 진정한 자유를 쫓는 것으로 묘사되어 리비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려 놓은 것처럼 보인다. (앞엣 것들은 이해가 쉬우리라 생각하는데, 솔직히 해석을 시도하는 나로서도 리키의 '자유에 대한 갈망'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 편이다.)

     이 영화의 좋은 점은 각 캐릭터의 단계적인 심리 변화가 아주 쉽게 묘사되어 있어 분석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관객이 주제의식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막장으로 치부될 수 있었던 스토리를 뚜렷하게 날이 선 스토리로 변모시키기까지 했다.

아쉬웠던 점: 마지막으로 나왔던 나레이션이 다소 아쉬웠다. 죽은 레스터 버냄의 회상으로 시작되어 이런 대사가 나오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살다 보면 화나는 일도 많지만 분노를 품어선 안 된다.
세상엔 아름다움이 넘치니까.
드디어 그 아름다움에 눈뜨는 순간.. 가슴이 벅찰 때가 있다.
터질 듯이 부푼 풍선처럼.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면 희열이 몸 안에 빗물처럼 흘러 오직 감사의 마음만이 생긴다.
소박하게 살아온 내 인생의 모든 순간들에 대해..
무슨 뜻인지 좀 어려운가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언젠가는 알게 될 테니까.

이것이 내 생각에는 리비도와 타나토스의 균형의 중요성을 깨달은 레스터의 회고라고 보여지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소박한 삶에 대한 감사'로 여겨질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왓챠피디아 평을 보면 중산층의 소박한 삶에 대한 깨달음이 주제의식인 것으로 이해한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이 영화가 그런 단순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8 07: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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