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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5-06-18 10:16:47
78/ 현대차는 '한국'으로부터 수혜를 입어서 큰 기업이나 다름없으니까요. 현차만큼 세제 감면 혜택, captial injection 등 각종 혜택을 20년 넘게 누린 회사가 있을까요? 공기업 몇 군데 정도 있겠네요, 그마저도 지금은 없지만. 그거 다 정부 세수로 나가는 건데, 그만큼 키워줬으면 적어도 등쳐먹진 말아야죠.
그리고 국내에서 현차가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데에서 일단 무지가 묻어나네요. 제가 말하면 들어먹지 않으실 테니, 오토기어 6월 칼럼 중 일부분 발췌해서 보여드립니다.
1. 현대차 부진에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가격 경쟁력 약화'입니다.
10여년 전만해도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중형 세단인 쏘나타의 경우에도 1,252~2,589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고 국산 프리미엄 세단의 대표 모델이었던 그랜저 역시 2,603~4,057만원을 형성했습니다. 당시 수입 중형 세단은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 유럽 브랜드의 경우 최소 6,000만원에서 최고 1억 초반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고 일본, 미국 수입차 중형차 역시 최소 4,000만원 이상의 녹록치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으니 현대차는 시장에서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10년사이 현대차의 가격은 빠르게 향상된 제품 경쟁력에 맞춰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수입차의 공세를 저지하겠다는 의도로 등장한 최고급형 모델인 제네시스가 전체적인 가격 인상을 주도하면서 현대차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수입차들은 넓은 가격 조정폭을 바탕으로 국내 판매 가격을 매년 낮춰왔고 2010년 이후부터는 다운사이징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크게 허물어 놓았습니다.
연식 변경 모델마다 가격 인상을 시행해온 현대차는 '매년 물가 상승에 맞춰 차량 가격이 인상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에 따라 가격은 자연스럽게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은 자동차와 같은 산업군에서는 반드시 적용되는 법칙이 아닙니다. 제조업 특성상 대량 생산을 기반으로 수요가 확대되면 자연히 가격은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가전, PC 분야입니다. LCD TV 초기에만 해도 42인치 제품이 500만원 이상을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70인치 대형 모델도 200-300만원대로 가격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노트북 PC 역시 수요가 확대되기 전에는 최소 스펙의 제품이라도 100만원이 넘었지만 시장이 정체기로 접어들면서 30-40만원대 초저가형 제품들이 크게 증가했고 300만원을 호가했던 최고급 모델 가격대 역시 큰 폭으로 낮아졌습니다.
수입차 시장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일부분 반영하고 있습니다. 수입차 수요가 많지 않았던 10여년 전만해도 BMW 5시리즈, 벤츠 E 시리즈의 정규 라인업은 최소 6,000만원대에서 최고 1억 사이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지만, 최근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실구매가 기준 최소 5,000만원 초반에서 최고 8,000만원 초반(E350 기준)으로 가격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타 유럽 브랜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브랜드의 주요 라인업의 추이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유독 국산차만은 예외입니다. 협력 업체의 수직 계열화에 따른 원가 절감이 최고조에 다달아 있고 연간 800만대를 소화할 수 있는 대량 생산 설비 확보로 생산 단가 역시 크게 낮춰놓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현대차가 의지만 있었다면 이익 구조에 큰 타격 없이 국산차의 판매 가격을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물가 상승률을 자사 자동차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여 국내 시장에서 최대한 영업 이익을 취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신차가 나올때마다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새로운 기능이 여러 가지 추가되었고 그 기능들의 가치가 인상된 가격보다 높으므로 실제적으로는 가격을 인상한 것이 아니다'라는 괴이한 논리를 소비자들에게 들이댔습니다. 6-7년 주기로 이뤄지는 풀체인지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 진보된 기술이 신차에 적용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도 현대차는 이를 마치 고객이 마땅히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한 것입니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현대차의 얇팍한 속내를 모를리 없지만, 동단위로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현대차 협력 업체의 편리함과 빠른 부품 수급,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인터넌스 비용 등 차량 유지 관리 부분에서 현대차만큼 편한 브랜드가 없는 상황이여서 '울며 겨자 먹기식' 구매를 해왔습니다.
슬금슬금 가격을 인상해 온 국산차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반으로 수입차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드디어 접점에서 부딪히는 현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현대의 최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가격은 3.3 모던 4,660만원, 프리미엄 5,255만원, 3.8 익스클루시브 5,463만원, 프레스티지 6,070만원, 3.8 파이니스트 에디션 6,920만원입니다. 3.8 파이니스트 에디션에서 4륜 기능인 HTRAC과 파노라마 썬루프를 추가하면 총 7,286만원이 됩니다. 이는 프리미엄 수입차의 대표 모델인 BMW 5 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와 견줄 수 있을만한 가격 조건입니다.
BMW 5 시리즈의 대표 모델인 520d의 경우 6,390~6,990만원에 판매되지만 실질적인 구매 가격은 5,000만원 초반에서 5,000만원 후반에 해당(통상적인 할인율 적용)합니다. 특히 520d의 기본 옵션이 제네시스 3.3 프리미엄(5,255만원)과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가격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제네시스의 경우 V6 3.3 가솔린 모델이고 520d는 2리터 디젤 모델인데다 차체 사이즈, 실내 공간 등에서도 제네시스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슷하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제원을 살펴보면 제네시스가 BMW 5 시리즈를 차급에서 압도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제네시스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990mm, 폭 1,890mm, 높이 1,480mm, 휠베이스 3,010mm로 길이 4,907mm, 폭 1,860mm, 높이 1,464mm, 휠베이스 2,968mm인 BMW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입니다. 특히 공차 무게 대비 충분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며 실연비 부분에서 1세대 모델 대비 퇴보한 제네시스의 파워트레인이 체감 성능과 연비 효율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BMW 520d의 파워트레인을 앞선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자동차 구입에서 결정적인 포인트로 작용하는 브랜드 밸류는 거론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이는 비단 최고급형 모델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국민차 가운데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쏘나타도 마찬가지입니다. 쏘나타는 크게 2리터 가솔린 모델(CVVL)과 2.4리터 가솔린 직분사 모델, 렌터카와 장애인용인 2.0 LPi로 나뉩니다. 이 중 가솔린 모델은 스타일(2,250만원), 스마트(2,545만원), 프리미엄(2,860만원)으로 구분됩니다.
트림이 3개이지만 스타일에서 선택할 수 있는 2가지의 패키지, 스마트에서는 4개의 패키지, 프리미엄에서 선택할 수 있는 2개의 패키지가 있으며, 이중 스타일 경우 패키지를 섞어놔서 자신이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려면 상위 트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프리미엄 트림에 8인치 내비게이션과 썬루프, ASCC, 프리미엄 패키지 1,2 등 최상위 옵션을 선택하면 3,405만원이 됩니다.(아이스 화이트 색상을 선택하면 8만원이 추가됩니다)
2.4 GDI 모델은 스타일(2,395만원)과 익스클루시브(2,990만원) 두 가지 트림으로 스타일 트림 경우 최상위 옵션 모델이 2,940만원,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3,535만원이 됩니다. 이는 토요타 캠리 2.5(3,390만원), 닛산 알티마 2.5(3,330만원), 포드 퓨전(3,765만원) 등을 비롯해 독일 프리미엄이 작용하는 폴크스바겐 파사트(3,530~3,970만원)까지 가시권에 들어올만한 가격입니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풀옵션 개념으로 수입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가격 간극은 현대차의 주장보다 훨씬 좁습니다.
최근 현대차는 신차 출시때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표 모델을 경쟁자로 꼽으면서 품질에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고품질을 강조하는 수준을 넘어 '현대 럭셔리'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국산차의 품질이 일본, 미국 경쟁 브랜드를 넘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합니다.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에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 가격을 대등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주장은 '루이비통과 루이까또즈 간의 가격 격차가 품질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시장 상황을 무시한 발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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