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추계예술대학교 부실 대학 지정을 규탄한다!
예술계열 학생들의 가능성을 취업률 잣대로 판단하지 말라

  지난 9월 5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전체 346개 대학을 평가해 총 43곳을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해 일명 ‘부실대학’ 명단을 발표했다. 이중 4년제 예술대학으로는 전공학과 구성이 100% 예술로 이루어져 있는 추계예대가 유일하고 전체 재학생중 50%가 넘는 학생들이 예술계열 소속인 상명대도 포함되었다. 4대 보험 가입자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이 취직률을 잣대로 예술계열 대학생들의 미래와 발전을 가로막은 현 정부와 교과부의 몰상식에, 예술계열 단과대인 조형학부 학생 대표자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사회구조 속에서 수많은 예술인들은 전업 작가, 큐레이터, 평론가, 기획자, 연출가 등 4대 보험과 무관한 직업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예술인을 노동자로 볼 수 없다”며 최소한의 실업급여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 기준에서라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소프라노 조수미도 ‘무직자’에 불과한 것이다. 오늘도 많은 예술계열 학생들이 뼈를 깎는 고뇌와 노력으로 예술작품들을 창조해 내지만 정부의 추계예대 부실대학 선정으로 이들의 명예와 자존심은 무참히 짓밟혔다.

이것은 비단 추계예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술 교육의 특성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획일적인 취업률 잣대로 예술 대학과 예술인을 평가하는 현재의 시스템 앞에서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모든 예술계열 학생들 역시 잠재적 ‘부실대학 재학생들’인 것이다.

  나는, 우리는 부실한 대학생인가? 예술로서 사회에 이바지하여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예술 학문을 탐구하기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웠던 우리는 부실한 대학생인가? 그렇다면 예술은 부실한 학문인가? 단지 대학 졸업 후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지 않는 직업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예술을 부실한 학문이라 말할 수 있는가? 예술의 불모지인 고려대학교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미술학부, 조형학부, 나아가 신입생인 디자인 조형학부 학생들 모두는 자유⦁정의⦁진리의 가치를 예술학문 안에서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전력을 다 하고 있다. 우리의 가능성과 우리의 미래는 부실한가?

정부는 참으로 반(反)예술적으로 순수 예술인들의 가능성과 그들의 미래를 취업률이라는 잣대로 부당하게 평가하였다. 이번 추계예대 사태를 통해 확인한 정부와 교과부의 문화와 예술에 개한 무책임과 몰상식을 규탄하며 예술계열 대학생들이 이 사태의 해결과 예술계열 대학생들의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알린다. 정부는 추계예대 정부재정지원 제한 및 학자금 대출제한을 철회하고 예술대학 평가기준을 수정하라

민족고대 예술혼의 심장
제 21대 디자인 조형학부 학생회장
조형예술전공 09학번 홍해린 (010 9766 4758)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19 08:3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