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교수, 기자회견 그 이후

성추행 논란으로 학교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어국문학과 K교수에 대한 의혹이 지난 6월 말 보다 명확해졌다. 조사위원회의 결성 이후 약 3개월간의 직권조사 결과, 성평등센터는 오랜 기간 동안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던 점, 서로 연관 없는 피해 당사자들의 증언이 일치한 점을 들어 이 의혹을 사실로 판단하였다. 국어국문학과를 비롯한 학내외의 여러 단체들은 조사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국어국문학과 교수들도 기자회견 이후 전공 수업의 종강 시간에 학생들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성평등센터의 판단 이후 6월 28일 대자보를 통해 정식으로 책임과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이후 염재호 총장이 사건에 대해 법인이사회에 징계위원회 구성을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교원징계위원회가 구성됐다. 교원징계위원회는 지난 23일, 우선적으로 K교수의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지난해 안식년을 보낸 K교수는 올해 9월부터 강단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2학기 강의에서 배제됐다. 징계위는 이후 K교수의 최종적인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행규정 상 교수에 대한 중징계가 파면/해임을 제외하고는 정직 3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의 징계가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K교수에 대한 연구윤리위반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국어국문학과 사건대책위원회가 이에 관한 증거 자료를 확보하여 조사위원회 측에 제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위원회는 사안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교무처로 이관했으며, 이에 대한 의혹도 앞으로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수원대에 “등록금 환불하라” 판결

지난 2013년 7월 학교의 재정운영에 불만을 가진 수원대 건축학과 학생들과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등록금 환불 소송을 시작했다. 그리고 만 5년이 지나 2018년 7월, 대법원은 마침내 ‘피고들(수원대 학교법인 고운학원, 이사장, 총장)은 연대하여 학생들에게 각 재학기간 1년당 30만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대법원 2016다34281호).

수원대 학생들이 이 소송을 시작할 당시 수원대의 적립금은 3,000억원을 넘은 상태였다. 반면에 수원대의 등록금 환원율(등록금 중 교육에 사용되는 비용)은 70% 수준,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는 수도권 소재 종합대학교 평균의 41%, 학생지원비는 8.98%에 불과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수원대가 ‘교육법과 교육기본법이 요구하는 교육시설 등의 확보를 통해 학습자의 학습에 지장이 없게 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으며,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당시의 기대나 예상에 현저히 미달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판시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대학 등록금이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원칙을 확인하였다. 또한 법인, 이사장, 총장 등 학교 측이 책임의 주체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대학가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자들 인건비 빼돌린 국립대 교수 해임 “정당” 판결

지난 8월 19일 광주지법 제1행정부는 전남의 한 국립대에서 제자들의 인건비를 횡령한 교수 두 명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교수 중 한 명인 A씨는 학생연구원 5명의 인건비 중 1억 9,743만 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최종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다른 한 명인 B씨는 학생연구원의 인건비를 허위로 신청하여 7,790만원을 편취,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와 B씨를 해임했다.

교수들은 이에 총장을 상대로 해임처분취소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가장 열악한 위치’에 있으며 ‘절대적 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동의라는 형식으로 인건비를 유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유용한 자금이 국가연구개발사업 등 다른 연구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는 B씨에게 어떤 명목으로도 학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인건비를 유용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최종적으로 재판부는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수로서 그 품위 손상 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며 학교의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시즌2』 완결

대학원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시즌2』가 지난 7월 26일 에피소드 「번역을 부탁해」를 마지막으로 완결됐다.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시리즈는 전국의 대학원생 및 시간강사들의 여러 사례를 모아 에피소드 형식으로 제작되는 웹툰으로, 고려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원총)에 의해 기획되어 원총 홈페이지와 슬로우뉴스를 통해 연재되었다. 시즌2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며 작년 10월 10일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시즌1의 인기를 이어가며 매 에피소드마다 네 자릿수에서 다섯 자릿수의 조회수를 유지했고, 많은 대학원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독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웹툰이라는 것도 장점이었다. 13화 「핑계대지마」에서는 댓글창을 통해 독자와 제작자가 대학원과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웹툰의 총 기획자이기도 했던 염동규 작가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시즌 2는 마무리 되었고 다음 시즌의 연재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그러나 아직 여러 대학원생의 슬픈 사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이상,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시리즈에 대한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