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대학원 신문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

지난 9월 20일 창간 30주년을 기념하며, 본지는 현재 활동 중인 대학원 신문사들을 초청하여 좌담회를 개최했다. 대학원 언론의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해보고자 하는 의미에서였다. 대학 사회의 분위기와 매체 환경이 창간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만큼 현재 학내에서의 대학 언론, 특히 대학원 언론의 위상과 역할 또한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현재 대학원 원론은 대체로 대학원 사회의 해체와 매체 다변화로 인한 독자 감소, 편집권을 둘러싼 학교 당국과의 미묘한 갈등, 인원 부족과 재정 문제 등의 비슷한 고민을 간직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각 신문사마다 제작 조건이나 운영 방식, 신문 전체의 내용적 기조 등에서 상당한 차이 또한 보이고 있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2017년 현재 각 대학에서 발간되고 있는 대학원 신문의 현황을 확인하고, 오늘날 대학원 언론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자 했다.

좌담회에는 양계영(『서강대학교 대학원 신문』 편집장), 김세연(『동국대학원신문』 편집장), 지여정(『경희대학교 대학원보』 편집장), 유혜선(『경희대학교 대학원보』 수습편집위원), 최은혜(『고대대학원신문』 전 편집장), 신지현(『고대대학원신문』 기자), 김유동(『고대대학원신문』 기자), 반재영(『고대대학원신문』 기자)이 참석했고 최은혜가 사회를, 신지현이 서기를 맡았다.

1. 운영 방식과 제작 환경

 좌담회는 고려대 대학원 세미나실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최은혜 편집장은 각 신문사들에 우선 운영 방식과 제작 환경을 물었다. 

서강대의 경우, 지면에 비해 사람 수가 적은 점과 기사의 절반을 기자들이 학술적인 내용으로 채워야하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 보였다. 동국대 또한 업무량이 적지 않아 보였다. 특히 상대적으로 적은 장학금 혜택인데도 타신문사와 달리 조판 작업까지 기자들이 직접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경희대는 서울과 국제 캠퍼스가 비슷한 비율로 함께 일하고 대학원장 직속의 독립기구로 존재하는 사실이 특징이었다. 기자들의 원고료가 따로 존재하는 것도 타신문사와 변별되는 지점이었다. 고려대의 경우, 연 발행횟수는 가장 많았고 지면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2. 편집권과 재정 문제

고려대(최은혜) : 아무래도 학내 언론사는 재정과 편집권 등이 소속되어 있는 기구의 영향 아래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대 대학원신문의 경우는 총학생회 산하에 있는 특별자치기구인데요, 총학생회 측에서 편집권의 자유를 전적으로 보장해주고 있지만 재정 운영 방식과 기조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신문사에 들어오고 나서는 총학생회의 정책 기조에 대체로 동조할 수 있었고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만, 과거 신문사 운영 예산이 신문사와 아무 상의 없이 5분의 1로 삭감된 적이 있습니다. 저희처럼 대학원 총학생회 소속이 아닌 경우는 재정이나 편집권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올해만 벌써 서울대, 청주대, 서울과기대 등에서 편집권 침해에 반발하며 백지 발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각 신문사의 상황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서강대(양계영) : 편집권 제한이나 검열 등의 시스템은 아직 없어요. 서울대 백지발행 사건을 보면서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저희가 학교를 긴장시키거나 시스템을 바꾸려하는 시도가 없기에 견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담당 교수님이 한 분 계시지만 기획·편집에 관여를 하지 않고, 신문 발행을 보고받는 정도가 전부예요. 중앙대 등에는 사전 검열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신문사로서 소신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나요? 그러나 우리는 그런 시도 자체도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반성도 들었습니다.

고려대(최) : 동국대는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는데.

동국대(김세연) : 저희는 미디어센터장 직위의 교수님과 교직원 과장에게 매번 신문 발행 전 검수를 받습니다. 학술면은 괜찮은 편인데, 2~3면 보도를 가지고 언쟁이 잦습니다. 저희가 “편집권이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하면, “총학생회 소속일 때는 그랬지만 지금 상황은 아니라”는 대답을 듣지요. 늘 이런 언쟁에서 느끼지만, 결국엔 학교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나 대학 사업에 대한 견해까지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담당 교직원 뿐 아니라 학교 전체에서도 대학원신문은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예산 편성을 할 때에도 삭감 위협을 받고요. 예전에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100/50/50%였는데, 지금은 삭감되어 80/50/50%를 받습니다. 이것을 50/30/30%로 줄인다고 해서 학기 초 학교를 상대로 크게 싸운 적이 있습니다.

고려대(최) : 편집권 관련 말씀해주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동국대 : 요즘에 교내에서 조교문제가 심각해서, 이번에도 발행 전에 센터장이 따로 전화해서 “제발 이번만 조교이슈 안내면 안되겠냐, 다음에 내 달라”고 하셨는데, 결국 우겨서 기사를 냈어요. 저희가 결정적인 기사를 못 내는 정도는 아닌 거죠. 압력에 의해 백지발행을 한다면 그것으로 이슈가 될 것인데 학교가 그 상황을 원치 않기 때문에 더 강요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매번 겪으니 늘 스트레스를 받아요.

경희대(지여정) : 독립적인 기구를 유지하는 만큼, 편집권을 침해받은 적은 없던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 걸리는 것은, 학교 신문이다 보니 교내 청탁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만약 교수님이 원고 청탁을 하면, 그 논조가 편집진의 의견과 달라도 실어야 합니다.

경희대(유혜선) : 기자와 청탁자라는 관계 이전에, 교수와 원생이라는 권력구조가 선행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타교 교수의 경우 거절이나 의견 개진이 가능하지만, 자교 교수에게는 사실상 매우 어렵습니다.

고려대(최) : 편집권에 대한 침해 등은 직접적으로 없었지만, 신문사 장학금 인상 건으로 대학원장을 만날 때면 “대학원생다운 학술적 기사도 별로 없고 기사들도 학교에 비판적인데 왜 예산을 올려줘야 하냐”는 말을 듣습니다. 사실 저희가 하는 문제제기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있는 듯합니다.

그 밖에 신문사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한 문제는 하나는 학내 구성원으로부터 기고받기의 어려움이었다. 서강대학원 신문은 학술 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읽는 것만큼 쓰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지원금을 준다 해도 지원자가 늘 적은 편이라고 했다. 동국대는 학교가 정한 고료가 너무 적기 때문에 필자에게 청탁을 드리면서도 민망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경희대는 “내부적으로 잊힌 신문”이기에 학내 구성원에게 글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외부에서 원고를 받는다고 했다. 본지 또한 ‘원우칼럼’, ‘원우발언대’ 등의 지면이 있고 학생참여를 유도하는 편이나 자발적으로 원고가 들어온 적은 드물었다.

4. 대학원 언론의 역할

고려대(최) : 대부분의 대학 내에 학보사는 있지만, 사실 대학원 신문사가 있는 곳은 드뭅니다. 설령 있더라도 여러 문제로 인해 발행 횟수를 줄이거나 매거진 형태로 전환하다가 결국 폐간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부생 기자로 구성된 학보사와 대학원 언론이 변별되는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과거에는 학생운동, 특히 ‘학술’운동의 차원에서 대학원 신문사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면, 지금 대학원 언론은 어떤 역할과 위상을 가져야 할까요. 이런 맥락에서 신문을 기획할 때, 유지하고자 하는 기조나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서강대 : 저희 신문의 지향점은 두 가지인데 첫째, 대학원생의 소통구 역할을 하는 겁니다. 지난 ‘원우문화기고글’에서 국문과 학생의 글을 받았는데, 글의 제목이 ‘대학원생의 고백’이었습니다. 글의 전반적인 주제는 ‘내가 광장에 나가야 하나, 연구실에 있어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였죠. 이런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대학원 신문뿐이지 않을까요. 여러 소통장이 마련된 학부생들과는 달리, 온‧오프라인 통틀어서 대학원생의 소통구는 드뭅니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의견수렴과 공고의 역할입니다. 대학원 신문은 원우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관련 이슈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권리장전을 선언한 학교도 있고 아닌 학교도 있는데, 서강의 경우 이번 해에 했어요. 총학이 조사하면서 설문조사 하고, 의견을 받는 과정을 거쳤는데, 결과를 공지해야 하는 장으로 신문이 그 기능을 했습니다.

동국대 : 학술기사와 보도기사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요즘 드는 생각은, 학술적이고 아카데믹한 기사로 신문의 기조를 세울 수도 있지만, 점차 조교문제, 논문 심사 등, 대학원생들이 관심을 가지는 사안을 취재해 싣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목소리 내는 일이 드문데, 실제로는 학부보다 문제가 잘 은폐되는 경우가 많아 취재가 쉽지는 않습니다.

경희대(지) : 저희가 나름대로 낸 결론은 ‘우리마저 이야기 안 하면 대학원생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원 재학생이 반이면 수료생도 반이에요. 수료생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점과 서울캠퍼스 대학원생의 기숙사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점, 이런 문제를 근 5년에 걸쳐 계속 이야기해도 바뀌는 건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최소한의 문제의식을 대학원생의 초점에 맞춰야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대학원생의 고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대학원생만이 하는 고민 등을 주제로 다뤄보려 노력합니다. 이를테면 교수를 꿈꾸는 위치이기도 하므로, ‘대학원생이 교육자로서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는 장을 마련했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가 학문융합적 지향을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전공을 하는 사람들이 신문을 읽고 다른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면, 신문사가 학문융합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5. 향후 대학원 언론의 과제

고려대(최) : 대학원 언론으로서, 종이 신문 발행의 형태가 왜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예컨대 대학원 언론의 역할 중 하나로 대학원생 처우 문제의 의제화를 들 수 있다면 ‘대나무숲’ 계정이나 웹툰 <슬픈 대학원생의 초상>과 같이 인터넷을 활용한 방법이 더 효과를 발휘하는 시대가 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매체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방식으로 종이 신문 발행을 하는 대학원 학보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서강대 : 홈페이지에 실리고 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인쇄매체인 종이신문이라는 것에 대한 신뢰성에 기댈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활자화 되어 물질로 나온다는 것이라는 것이 가진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다만 다양한 구성원을 끌어오게 만드는 힘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편집진들은 학교 전반의 문제를 어떻게 담론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성격을 가진 구성원들, 이를테면 자녀가 있는 분, 교환학생으로 온 유학생 등을 신문에 등장시키고자 노력을 많이 합니다.

동국대 : 종이신문의 중요성이라고 이야기하면, 당연히 SNS등을 통한 공론장보다 예각화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인 듯합니다. 학생들 중에서도 신문에 나온 것을 가지고 굉장히 크게 항의하는 사례 등을 보면, 아직 인쇄지면의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의성의 측면에서 종이신문이 늦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신문사도 자체적으로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등 흐름에 발맞춰가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년 총장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학생들의 본관점거 항의를 동영상으로 온라인에 게시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에 구독자 수도 늘고, 유입률도 늘었습니다.

경희대(지) : 사실 우리는 ‘대학원 학보사의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체는 시대의 흐름적 문제입니다. 학기 초 대학원장님이 늘 홈페이지, 앱, SNS계정을 만들라는 말씀을 하시지만 매체를 늘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회의적입니다. 신문은 사설을 제외하면 대체로 이름이 실린다는 점의 힘이 익명성이 강한 온라인 매체와의 변별점이 아닐까 합니다.

경희대(유) : 3월 9월에 발행되는 특별호의 경우, 발행된 신문을 모든 졸업생에게 발송합니다. 특별호에는 그해 학위를 수여받은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언급하기 때문이지요. ‘이 원보를 누가 읽을까’ 싶었지만 이름이 누락되는 경우 항의가 있던 것을 생각하면 은근히 독자들이 ‘내 이름이 실린 무엇’에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희대(지) : 얼마 전 저희 신문의 아카이빙 작업을 했어요. 과거의 신문들 중에 남는 부수를 가지고 당시 기고자들인 교내 교수나 외부에서 활동하는 분들께 편지와 함께 발송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 것으로 짐작해보자면, 무언가를 담는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고려대(최) : 분명 학술운동 세대의 신문과, 지금 우리 세대의 신문의 역할은 다르지 않습니까? 그랬을 때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가치는 무엇이 있을지요?

서강대 : 학술운동 시대에는 실리는 모든 내용이 본인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정체성을 공유하는 내용이 실리기에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최근 학술적인 내용이 내 연구 방향과 맞지 않으면 읽지 않고 넘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내 이야기라는 인식을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동국대 : 대학원신문을 많이 안 봐서 걱정입니다. 지난번에 200호 특집발행을 했는데, ‘원우성’이라는 코너에서 신문을 더 재미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제일 많았습니다. ‘대학원생활 꿀팁’ 이런 코너를 넣어달라는 거죠.

서강대 : 저희 블로그에 유입되는 가장 많은 검색어는 ‘논문 빨리 쓰는 법’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우연히 언급한 어절이 검색된 것이죠. 의외로 예기치 않은 유입 검색어들이 많았는데, 어쩌면 원우들이 대학원신문에 기대하는 것이 학술적 내용이 아니라 생활과 밀착된 다른 내용이 아닌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고려대(최) :　결국 이 문제들이 ‘대학원 사회’의 문제와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등록금 투쟁 시위 등은 원생들의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반면, 간식행사 등에는 큰 호응이 따릅니다. 우리가 생활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만약 대학원 사회 문제에 앞서 요구된다면, 우리가 과연 그런 니즈를 어느 선까지 충족해야 할까요? 쉽게 답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해 한마디씩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서강대 : 이런 간담회 자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어떤 지점에서 일을 하는지 정보의 공유 차원 뿐 아니라, 이렇게 모여 있는 것 자체가 권력과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연결을 꾸준히 가지면 힘든 일이 생겼을 때 함께 하거나 공론화 할 수 있습니다. 공동보도 등도 기획할 수 있고요. 대학원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학교차원을 떠나 더 큰 범위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희대(지) : 저희가 신문을 만드는 방향성은 파격입니다. 대학원 자체가 굉장히 많이 변했기 때문에, 신문도 계속 자기 모습을 쇄신해야 합니다. 가령, 한 강의 당 수강생이 20명이 넘는 문제나, 대학원 석사 학위가 갖는 무게감의 변화 등은 대학원이 많이 변해서 나타나는 문제인데, 신문이 이에 맞춰 변화가 없다는 것은 문제적이죠. 연대가 매거진으로 내고, 중대가 구성을 바꾸었던 것들도 매우 획기적이었습니다. 문제를 다들 알고 있는 것이죠. 구태를 반복할 게 아니라 독자들에게 무엇을 읽히게 하느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고려대(신지현) : ‘잊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학원신문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신문이 교육의 기회를 통해 지식인의 가능성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읽고 쓰는 신문이라면,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고 그래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것을 기록하고, 남기는 데이터 생산자가 되자는 것, 그 생각이 매번 큰 동기부여를 해요.

고려대(김유동) : 저희가 그래도 가진 게 있다면 언론으로서의 자율성입니다. 그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대학원생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구성하고 담론화해서 꾸준한 독자를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기사 작성을 위해서든, 전공을 위해서든) 자신의 공부를 통해 신문에 조금씩 변화를 꾀하는 시도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려대(반재영) : 어제 마침 30년 전, 1987년도 고대 원총이 처음 조직되던 때 학술국장을 맡으셨던 박한영 선생님을 인터뷰하고 왔어요. 그분께 우리 대학원신문이 이제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를 질문 드렸는데, “무엇을 더 잘 할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직까지도 이것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운동이고, 의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치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학원신문 자체가 대학원 소식을 전하는 역사의 일부가 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학원신문은 대학원 전체의 대표성을 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일도 제한적이죠. 그렇지만 내가 어떤 학내 현안이든, 사회적 이슈이든 이 문제에 대해 좋은 글을 쓰고자 노력하다보면, 그것이 남겨지고 역사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요.

동국대 : 앞서 ‘재미’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학술지와 비판지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기조를 염두에 두고 신문을 꾸려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신지현 기자 jhlily0408@korea.ac.kr

■ 김유동 기자 kkndyut12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