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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의 바람을 타고 외국대학에서 공부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교환학생은 큰 기회이자 경험이다. 본교 국제처에서 지원하는 외국대학 교류프로그램은 교환학생(ESP), 방문학생(VSP), 자비유학생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교환학생은 최근 들어 지원율이 가장 높고 대상자도 많은 제도다. 본교는 외국대학과 지속적으로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해 2002년 155명이었던 교환학생을 2010년 728명으로 크게 늘렸다. 교환학생으로 뽑히면 등록금을 본교에 납부하고 교환학교에 가서는 생활비만 부담하면 된다.
반면, 방문학생은 본교와 본인이 수학할 해외대학 2곳 모두에 등록금을 내야한다. 국제처에서는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등록금의 90%를 장학금으로 환급하지만 교환학생보다는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지원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추세다. 고대신문이 외국대학에서의 생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학내 구성원의 조언을 모았다.


이재원 국제처장
해외 우수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학습문화입니다. 외국대학의 세계적인 경쟁력은 학생들의 엄청난 학습량에서 나옵니다. 엄청난 양의 과제와 교수의 요구사항은 분명 국내 대학에서는 할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이 될 겁니다.
하지만 어떤 경험보다도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외국은 문화만 다른 게 아니라 안전에 대한 개념도 다릅니다.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에서부터 교통문화, 범죄예방까지 준비를 철저히 하십시오.


박인원 국제학부 교수
이제는 어학실력을 잘 키우는 것보다 국제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유학을 간 지역에서 무엇을 얻겠다는 마음가짐을 지양하고 인적네트워크를 넓혀야 한다는 뜻이죠. 또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에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외국을 이해하는 데에는 적어도 1년이 걸립니다.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들을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떨어졌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김민재(문과대 한국사07) 2010년 2학기, 멕시코시티 UNAM(Universidad Nacional Autonoma de Mexico)
멕시코를 선택한 이유는
-이중전공이 서어서문인데 서어권인 중남미의 고대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돼 멕시코를 선택했어요. 비영어권은 별도의 공인영어점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만 멕시코는 어느 정도의 스페인어 실력을 갖춰야 해요. 예를 들면, 초급 중급 스페인어를 이수해야 한다거나 외부 사설학원 수업증명서 같은 것들이죠.

멕시코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저는 홈스테이를 했어요. 멕시코 대학에는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홈스테이와 홈쉐어링을 합니다. 또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직접 운영하는 어학원에 다른 외국인들이 있어서 친구도 쉽게 사귈 수 있었죠. 또 멕시코 사람들은 정이 많아서 지금도 연락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주의할 점은 없나
-멕시코는 치안이 좋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무 일 없이 돌아오죠. 또 중남미 지역에서 아시아인들은 신기한 대상이라 멕시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중국인이라는 뜻의 ‘치노,’ ‘치나‘라고 불렀어요. 인종차별이라기보다는 아시아인이 별로 없어서 신기했던 거죠.


장지수(경영대 경영08) - 2010년 1학기, 프랑스 Audencia Nantes
프랑스의 생활방식에 적응하는 게 어렵지 않았나
-겨울에 갔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고생했어요. 온돌식을 쓰는 우리나라와 달리 난방으로 라디에이터만을 사용해 이불과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잤을 정도였어요. 또 한국에서 자주 입는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없더라고요. 프랑스에서는 소위 업소 여자들이 입는 옷이라 밤늦게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이상한 사람들이 말을 걸 수도 있어요. 다행히 치안은 서울보다 우수한 편이었죠.

인종차별은 없었나
-걱정과 달리 동양인에 대한 차별은 없었어요. 오히려 관심을 갖고 말을 걸어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오히려 어딜 가도 남자들이 관심을 보여 의연하게 대처해야했죠.

교환학생을 다녀온 사람으로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본교에 온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친분을 쌓아도 그들이 ‘손님’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외국에 나가면 나 자신이 ‘낯선 사람’이 돼요. 처음에는 말도 잘 못 걸었어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행동했고 책임감과 적응력을 배웠어요. 학업적 성취는 부족할지라도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니 꼭 가보세요.



조호희(문과대 사학08) - 2009년 1학기, 영국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University of London(SOAs)
영국에서의 수업은 어땠나
-저는 외국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 언어적 어려움은 적었는데 수업방식이 한국과 많이 달라서 힘들었어요. 수강과목이 적은 대신 심도 있는 공부를 요구했고 모든 과목마다 매주 한 번씩 토론을 해야 했어요. 영국대학은 대학원에서 주로 하는 토론, 세미나, 텍스트 읽기 같은 수업방식을 학부에서도 적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교수의 강의 비중이 적은 편입니다.

학교생활 외에 힘들었던 점은
-비가 자주 오는 영국의 날씨 때문인지 초반 2~3개월 동안은 우울증 비슷한 증세가 있었어요. 영국이 겨울 내내 부슬비가 내리는데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안에만 있다 보니 예민해지고 짜증이 많아지더군요. 다른 한국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유정원(미디어08) - 2010년 1학기, 캐나다 벤쿠버Simon Fraser University(SFU)
캐나다에서 생활은 어땠나
-벤쿠버는 아시아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분위기도 아시아적이라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비자종류에 따라 아르바이트 가능 여부가 다르니 가기 전에 자신의 비자를 확인하고 가야 해요.
한국에서는 ‘교수님’이라고 부르고 수업분위기도 경직돼있는데 반해 캐나다는 수업시간에 음식을 먹기도 하고 토론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분위기가 자유로운 편이에요.

교환학생 가기 전 꼭 준비해야 하는 게 있다면
만약 가고 싶은 해외 대학이 요구하는 영어 공인인증 점수 커트라인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해요. 커트라인에 걸친 점수만으로는 수업을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자기소개서도 중요합니다. 면접에서 자기소개서와 관련된 질문을 하니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자기 PR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홍영재 기자 sutso@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4 17: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