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특집기사-야구] 와신상담 야구부, 대통령기에서의 우승 분위기를 잠실로!

라이벌간의 승부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결정된다. 작년 정기 고연전에서 우리학교 럭비부와 농구부는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고 승리해 이를 증명했다. 하지만 당시 연세대에 비해 전력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던 야구부는 1-3의 스코어로 역전패의 쓴맛을 봐야했다. 그렇기에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사자성어만큼 지금의 야구부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 지난 2년간 정기 고연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우리학교 야구부의 송추 합숙 훈련장에는 필승을 위한 진지함을 넘어 비장한 분위기까지 흐르고 있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어야 승리한다

훈련은 아침 9시부터 기합이 들어간 스트레칭과 가벼운 뜀박질로 시작한다. 그리고 각각 포지션에 맞는 수비와 배팅, 그리고 투구훈련을 비롯한 전술훈련이 진행된다. 꽤 오랜 시간 훈련을 해서 지쳐 쉬고 싶을 법도 한데, 선수들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12시가 조금 넘어 점심식사를 마친 직후에 선수들은 숙소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이런 휴식시간도 잠시. 오후 2시부터 코치와 선수들은 다시 오후 훈련에 돌입한다. 진지한 얼굴을 한 선수들은 다시 목소리에 기합을 불어 넣으며 몸을 풀고 라이브배팅을 시작한다.

▲배팅 연습 중인 선수들

조경환(경영 91) 코치는 “체력과 같은 양적인 훈련의 비중을 많이 높였고, 이후에는 실전 연습게임을 통해 경기 감각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팀의 훈련을 소개했다. 야구부의 중심타선을 맡고 있는 김경도(체교 10, 우익수) 선수는 “지금의 훈련 강도가 매우 높고, 이를 최선을 다해 소화하려다 보니 몸이 무겁지만, 컨디션은 정기전을 앞두고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충실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복 훈련을 통해 길러진 수비 조직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번 야구부의 특징은 수비력이 눈에 띄게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전에 두산 베어스에서 수비 코치직을 맡았던 한영준(법학 81) 감독은 끈끈한 수비력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그는 “타격은 경기 당일의 컨디션과 운, 날씨 등에 따라 기복이 크지만 수비 조직력은 일정하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기 고연전을 앞둔 한 감독은 우리 팀과 연세대 팀(이하 연대)의 타력은 비슷하지만, 투수력이 연대에 비해 약간 열세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전, 오후, 야간훈련까지 웬만한 프로구단 수준의 훈련강도를 유지하며 선수들을 지도한 결과 올해 야구부의 수비조직력과 팀플레이는 완성에 가깝다고 자신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제46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우승을 통해 선수들이 승리하는 법을 터득했다며, 우리학교 특유의 집중력과 상승세인 분위기를 발판삼아 정기 고연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기전의 승리는 슈퍼 루키 김주한에게 달렸다

한 감독은 이번 정기 고연전이 집중력과 투수력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 예측했다. 투수 중에 가장 주목할 만할 선수를 한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텝과 선수들에게 물었더니 1학년 김주한(체교 12, 투수)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최근 우승한 대통령기에서 완봉승을 비롯해 혼자 4승을 따내며 대학 최고의 신인임을 입증한 김주한은 자신의 약점으로 경기 운영력을 꼽았다. 1학년이라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장점이 “공을 자신감 있게 던지는 것”이라며 특유의 패기를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려대에 입학한 후 첫 정기 고연전이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즐기고 싶다”며 고연전을 앞둔 감회를 밝혔다. 정기 고연전에서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연세대 타선을 완벽히 막아내는 그의 모습을 기대한다.

▲1학년 에이스 투수 김주한 선수

정기전은 실력싸움 이전에 정신력 싸움

우리학교 야구부 주장 김준완(체교 09, 중견수) 선수는 “고연전은 다른 곳에서 즐길 수 없는 경기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강도 높은 훈련 때문에 지쳐있지만 주장으로써의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정기 고연전에선 실력도 중요하지만 정신력에서 앞서야 이길 수 있다”며 올해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다짐하는 그다.

노력은 정직하다. 송추 훈련장은 야구부의 땀과 열정으로 가득했다. 가만히 서있어도 힘들고 지치는 날씨 속에서 항상 달리며 훈련하는 그들의 모습은 이번 정기전에서의 승리를 예감하게 했다. 잠실야구장에서 지난 2년간 품었던 승리의 한을 풀고 비상하는 그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작성자 최시영(dpthtm0909@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