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보도]

미래대학 설립 두고 커지는 갈등
당국의 비민주적 절차에 대한 반발 거세져

본교 미래대학(가칭 ‘Crimson College’)설립안 발표 과정에서 학교당국의 비민주적 절차로 인한 학생사회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미래대학 설립은 이미 지난 1학기에 학교당국으로부터 발표되자 7개 단과대학 교수총회에서 강력히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학생들 또한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던 사안이다.
본격적인 미래대학 논의가 다시 불거진 것은 11월 2일, 미래대학 추진위원회에서 교무회의를 통해 설립추진안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발표된 설립안에서는 단과대 정원축소와 자유전공학부의 폐지를 전제하고 미래대학의 정원이 정해졌다. 문제는 당국이 이 설립안의 발표 하루 전날인 1일 자유전공학부 교수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되었다는 점이다. 자유전공학부에서는 곧바로 “단과대의 존폐 여부에 대한 중대 사안을 단 한 통의 전화로, 그 마저도 사안의 제1주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은 쏙 빼놓은 채 교수의 개인 전화기로 그 사실을 알린 것”이고, “학교 측의 이러한 불통행정에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더불어 우리는 더 이상 염재호 총장을 고려대학교의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지는 11월 8일 미래대학 설명회에서는 본교 안암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항의행동을 전개했다. 이어 10일 1차 토론회 예정일에는 성명서를 발표한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와 비민주적 학사행정 대응본부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 200여명이 인촌기념관을 기습 점거하고 학교의 불통행정을 규탄하며 “학교의 주인은 총장이 아니다”는 구호를 제창했다. 당일 오후 4시경 발표된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의 성명서에는 미래대학 설립 반대를 기지로 하여 △추진위의 ‘절차적 민주주의’ 훼손 △미래대학 설립에 따른 교육 기회균등 가치 무시 △학내 계급제도 형성 우려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7일 성명서를 발표했던 법과대학 및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30여명도 이날 현수막을 들고 항의행동에 동참했다. 이날 해산 독촉에 대해 항의하는 학생에게 한 교직원이 욕설을 하여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2차 토론회 역시 150여명의 학생들과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여명이 함께 인촌기념관을 점거하고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최동훈 기획예산처장은 “미래대학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풀고 여러분이 제안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 것”이라며, 학생과 대화의 자리를 조만간 마련하겠다는 염재호 총장의 의사를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안암 총학생회는 17일 미래대학 설립 반대투쟁을 선포하고, 28일 3시 중앙광장에서 열리는 학생총회 소집을 공고했다. 안건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 결의 △미래대학(가칭) 설립안 전면 철회 △학사 운영규정 개정안 전면 철회 △민주적 고려대를 위한 3대 요구안이 상정되었다. 안암총학은 미래 대학 설립안과 학사운영규정 개정안이 철회 되지 않을 경우, 12월 1일부터는 본관을 점거하고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염재호 총장의 해외 출장 소식이 알려지며 안암총학은 24일 오후 1시에 본관 앞에서 염 총장의 출국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정보다 이른 24일 오후 6시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총장의 태도는 학생총회와 교무위원회까지 2주가량의 시간동안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는 듣지 않은 채 스스로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라 지적하고 미래대학 및 학사제도 개정안 철회 약속을 받기 위해 염 총장과의 대화를 요구했으나, 염 총장이 학생들 몰래 건물을 빠져나가는 경황이 알려지며 갈등이 고조되었다. 다음날 25일 발표된 안암총학의 입장에 따르면, “교직원들은 기자회견이 시작되자마자 본관의 모든 문을 걸어잠갔고, 학생들에게는 ‘총장님 외부일정 가셨다’며 거짓말을 일삼았다. 본관에 진입하려는 학우를 내동댕이치고, 총장은 옆문으로 몰래 나가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는 24일의 상황을 알리고 최대 250여 명의 학생들과 본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 신지현 기자 jhlily0408@naver.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17 01:2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