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여전히 침몰중이다. 2년 4개월이 지난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 작업은 아직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여당이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에 협조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선체인양도 완료되지 않았지만 세월호 특조위는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여러 압박을 받고 있다. 야3당은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 개정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외치기만 할 뿐, 여당의 반발 앞에 무력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간직한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이 유가족과 재학생 학부모 사이 갈등 끝에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이전됐다.


단원고 기억교실, 학부모·유가족 갈등 끝에 마침내 이전

  지난 8월 21일, 세월호참사 후 859일 만에 단원고의 기억교실이 진통 끝에 자리를 옮겼다. 4·16가족협의회는 희생학생 250명 가운데 유품정리가 안 되었거나 미수습된 7명을 제외한 243명의 책·걸상, 유품 등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옮겼다. 안산교육지원청은 내년 참사3주기까지 기억교실을 보존 및 복구하는데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2018년 9월 ‘4.16안전교육시설(가칭)’ 영구 추모관이 준공되면 임시로 이전한 기억교실을 이곳으로 영구 이전할 예정이다.
  기억교실이 이전되기까지 재학생 학부모와 유가족 사이에 숱한 갈등이 있었다. 유가족들은 기억교실의 영구존치를 원했지만 재학생 학부모들은 수업교실 부족과 잦은 외부인 출입을 문제 삼으며 기억교실 이전을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단원고는 신입생 302명이 입학하면서 8개의 교실이 부족한 상황에 처하자 교장실을 컨테이너로 옮기고, 교무실을 통합하고, 음악실과 컴퓨터실을 없앴다.
  이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의 중재로 이루어진 유가족, 학부모, 학교·교육청 간의 수차례 대화 끝에 유가족이 교실 이전에 합의한 뒤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지난 5월 11일엔 단원고가 희생자 학생들을 통보없이 제적처리한 데 유가족들이 분개해 농성하는 와중에, 재학생 학부모들이 기억교실을 치우려해 양측이 몸싸움을 벌였다. 또, 6월 13일 안산교육지원청의 임시교실이 완공되었지만 기억교실 이전이 늦춰질 기미를 보이자 재학생 학부모들이 이전을 촉구하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억교실이 이전되면서 재학생 학부모와 유가족 사이의 갈등은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희생자 학생 7명의 유품이 유가족의 이전 반대로 아직 단원고에 남아있지만, 도교육청은 유가족과 협의를 통해 한 교실에서 유품을 보관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법 개정 외면한 야3당, 전면 단식 돌입한 416가족협의회

  지난 8월 18일,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이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공조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경근 씨는 특별법 개정 요구를 통해 “우리에게 돌아온 답은 아무리 의석수가 많아도 여론이 뒷받침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고, 국회의 절차를, 질서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야당이 국민들과 한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사생결단을 내는 심정으로 단식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위원장의 단식이 8일째에 돌입한 8월 24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도 전면 단식에 돌입하며 힘을 보탰다. 이들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는 박근혜정부와 특별법 개정을 약속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는 야3당 모두를 비판했다. 박근혜정부는 지난 6월 30일 특조위를 불법적으로 강제종료시켰고, 해양수산부는 9월초 특조위가 개최하려던 청문회를 법적 근거가 없다며 막으려 했다. 4.16가족협의회는 모든 것이 “세월호를 지우려는 폭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반드시 약속이행이 되도록 국회를 압박하고 함께 행동해 주기를 요청”했다.  

■ 김유동 기자 kkndyut1212@hanmail.net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5 16:4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