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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신임 총장의 취임식이 2월 1일 인촌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현승종 법인이사장의 총장 임명사 및 고려대학교 열쇠 전달 ▷ 이기수 총장의 취임사 ▷ 이장무 서울대학교 총장, 김한중 연세대학교 총장, 이배용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의 축사 ▷ 천신일 교우회장의 축사 ▷ 학생대표의 꽃다발 증정 순으로 진행됐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현승종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고대가 한때 주춤하는 시기가 있었지만 새 총장과 함께 도약하자”는 기대를 드러냈다.
이기수 총장은 고대인의 화합과 고대의 국제화를 강조하는 취임사를 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각 학교의 총장들은 이기수 총장의 취임과 함께 이명박 교우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
연세대 김한중 총장은 축사를 통해 “연세대학교의 맞수이자 영원한 동지인 고려대가 세계 100위권 대학이 될 것을 믿는다”며 “고려대 교우들의 애교심이 새 대통령을 당선시킨 힘”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총장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내빈 귀빈 여러분!
현승종 이사장님을 비롯한 법인 관계자 여러분!
천신일 회장님을 비롯한 교우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25만 고대인 여러분!
저는 지금 고려대학교 제 17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그 소감과 앞으로의 청사진을 밝히는 식전에 서 있습니다. 우선 본인을 선출해 주신 법인과 교우 그리고 동료 교수, 직원, 학생 등 모든 분들에게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순간부터 본인은 자랑스러운 우리 모교 고려대학교의 총장으로서 교육구국의 숭고한 건학이념과 자유․정의․진리의 대학이념과 공선사후․신의일관의 고대정신을 받들어 저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고려대학교는 물론이고 조국과 인류의 평화와 복지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1905년 개교 이래 역사의 고비마다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앞날을 열어온 민족 지성의 총본산이자 새로운 운명의 개척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민족 수난기에는 항일운동으로 독립을 쟁취하고, 해방이후에는 독재와 투쟁하여 민주화의 초석을 쌓고, 그리고 산업화 시대에는 경제개발에 앞장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는 중심에 항상 고려대학교가 있었습니다.
우리 고려대학교의 지나온 1백년이 항일구국 운동과 민주화 운동, 그리고 조국의 산업화에 대한 헌신의 한 세기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한 세기는 우리 고대인을 중심으로 학문의 세계화는 물론이고, 한국과 세계경제사회의 발전을 선도할 글로벌 리더를 양성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제화․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이며, 실용과 개혁으로 무장하여 국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세계는 지금 지식과 정보혁명으로 또 한 차례의 질서 재편기를 맞고 있으며, 이러한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에 주도권을 쥐고 시대를 선도할 책무가 바로 이 나라 최고의 상아탑인 우리 고려대학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사회와 기업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우리 고려대학교가 그 동안 받은 아낌없는 사랑을 우리 사회에 되돌려주는 길이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 고려대학교는 양적인 면에서는 물론 질적인 면에서도 엄청난 도약과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법인의 과감한 투자노력으로 캠퍼스의 교육 연구 인프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개교 100주년 기념관, 중앙광장, 화정체육관, 하나스퀘어 등으로 대변되는 최첨단 건물들은 우리 고대가 하드웨어 측면에서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시성적, 취업률, 연구능력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한국 최고의 사학으로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습니다.
역대 법인 이사장님과 총장님 그리고 25만 교우가 삼위일체가 되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어려울 때 총장서리를 맡아 무난하고 원만하게 학교를 이끌어 주신 한승주 총장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지금 세계는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우리끼리의 경쟁은 사실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의 위상에 자족하거나 안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교육프로그램, 연구역량, 그리고 대학의 운영과 경영시스템, 모든 면에서 명실상부한 세계화를 이루고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대학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우리 25만 전 고대인의 “화합과 단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리더가 분명한 비전이 있고, 조직 구성원이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해도, 개개인의 참여의식과 창의력을 발휘해 줄 강력한 팀워크가 없다면 그 비전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입니다.
성경에도 “모두가 협력하여 선(善)을 이루라”고 했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다양한 화합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우리 고대가족 모두가 서로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서로 아픈 곳을 싸매어주는 관용과 사랑의 고대공동체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가 한 차원 더 발전하기 위한 첫 번째 방안은 화합과 협력인 것입니다.
두 번째로 새로운 개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겠습니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강력한 네트워크’를 국가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과제 중의 하나로 꼽았습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우리 고려대학교가 세계적인 정보와 지식의 허브인 동시에, 지식 생산의 창조적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추진되어 온 글로벌 정책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더욱 심화 발전 시키겠습니다. 또한, 새로운 경제중심으로 부상되고 있는 세계 곳곳에 고려대학교 글로벌화의 새로운 디딤돌이 될 해외 거점 캠퍼스를 건립하겠습니다. 이는 고려대학교와 대한민국의 값진 경험과 능력을 이러한 신흥시장에 전수하고 수출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고려대학교가 민족을 넘어 인류사회 전체에 공헌하는 학교로 변화하는 개념적인 변신도 시도할 것입니다. 우리 고대가 비록 우리나라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출범하였다고는 하나 일제 강점기라는 엄연한 한계상황 속에서 조국과 민족의 생존에 주력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속의 일원으로 세계의 학문발전에 기여하고 세계인류의 복리 증진에도 앞장서는 명실상부한 세계의 대학으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민족의 대하겡서 세계의 대학으로 승화하기 위한 필수요건입니다.
세 번째로 전통과 창의가 어우러지는 고대를 만들겠습니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1등만이 살아남습니다. 복제기술이나 모방문화로는 결코 1등이 될 수 없습니다. 모든 분야에 걸쳐 창의성이 최대로 발휘도리 수 있는 교욱과 연구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우리 시대는 속도와 합리성의 추구를 넘어 ‘가치있는’ 과거를 토대로 ‘가치있는’ 미래를 만들어내는 창의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화가 중요하지만 진정한 글로벌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 즉 우리만의 것에 관한 우수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국제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에서 만큼은 고려대학교를 세계 최고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과제의 달성을 위해 연암 박지원 선생이 주창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법고(法古)란 우리가 확고한 주체성을 확립한 상태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그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재창조하는 것입니다. 창신(創新)이란 보편적인 것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체의 배타성을 배격하는 개방적인 견지에서 우수한 외래문화를 수용하는 정신입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우리 고대인이 지향하는 법고창신은 국내외 우수한 문화와 전통의 조화를 추구하고, 이를 다가올 1천년의 미래 속에 포섭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현대 속에 미래의 잠재적인 가능성까지도 통섭(統攝)하는 중용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는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는 새로운 아이덴티티의 정립을 위하여 부단한 변화와 혁신을 거듭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고려대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정의․진리의 대학이념과 공선사후․신의일관의 고대정신에 기반한 개성있는 교풍(校風)과 이에 상응하는 창조적인 학풍(學風)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러한 조화 속에서 우리 고려대학교는 시대정신에 투철하면서도 조국과 인류의 공동번영에 기여할 보편적 학문을 창출해 내는 유기적이고 개방적인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고대인 여러분
저는 오랜 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민족의 소중한 보물이요 우리들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고려대학교를, 세계의 중심이 되고 세계가 주목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것이 이용익 선생과 김성수 선생으로부터 뿌리깊이 전해내려 온 그리고 오늘 이 자리를 함께 하신 모든 분의 뜻이고 믿음이라 확신합니다.
그동안 학교 발전에 앞장서 헌신해 오신 현승종 법인이사장님과 법인이사․감사님들․항상 학교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천신일 회장님과 교우 여러분,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동료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재학생 여러분!
오늘 이처럼 성대한 축하와 환영의 자리를 베풀어 주시어 참으로 감사합니다. 17대 총장의 대업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하면서, 25만 고대인의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자기 안에서 불이 타지 않으면 어느 누구의 가슴에도 불을 지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영혼을 바쳐 일하는 사람은 두려움 없이 어려운 일에 도전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열정의 승부사요, 영혼의 승부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기필코 민족의 대학에서 세계의 명문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저와 여러분이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 고려대학교의 <제2의 건학>의 역사를 쓰는 주인공이 될 것을 제안하며 취임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2월 1일
고려대학교 총장 이 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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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