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산 멀티골‘ 고려대, 연장 승부 끝에 왕중왕전 4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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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영광 스포티움/글 류형록 기자, 사진 이영원 기자] 2017년 11월 17일 오전 11시,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스포티움 보조구장에서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와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간의 U리그 왕중왕전 8강전 경기가 열렸다. U리그 3권역에서 1위를 차지한 고려대와 5권역에서 1위를 차지한 건국대 간의 맞대결인 만큼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고려대는 연장전에만 세 골을 몰아 넣으며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 초반엔 치열한 탐색전이 진행됐다. 양 팀 모두 센터백들의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에게 슈팅 기회를 주지 않는 데 집중했다. 전반 5분 고려대 김종철(체교15)의 얼리크로스를 신재원(체교17)이 헤더로 처리했으나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전반 11분에는 전현근(건국대16)이 좋은 위치에서 땅볼 크로스를 받았으나 송범근(체교16)이 몸을 던져 슈팅을 막아냈다. 이 장면들 외에는 양 팀 모두 마땅한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자 전반 15분경 고려대는 중앙수비수 정택훈(체교14)을 톱으로 올려 타겟맨으로 활용하고, 원톱 신재원을 라이트백으로 내려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노렸다.

 이러한 전술 변화가 효과를 보기까진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고려대의 수비 호흡이 완전하지 않았던 전반 21분, 건국대의 공격 찬스 때 날카로운 패스가 정솔빈(건국대15)에게로 향했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가 만들어졌으나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전반 30분을 기점으로 고려대의 흐름이 찾아왔다. 전반 30분 안은산(체교15)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체 페인트로 수비를 벗겨낸 후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 위로 벗어났다. 전반 31분과 32분엔 안은산이 측면에서 수비를 한명 제치고 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정택훈에게 좋은 크로스를 투입했다. 앞서 있었던 전술변화가 제대로 효과를 본 장면들이었다. 타겟맨을 활용한 전술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자 고려대는 전반 35분 김재욱(체교16)을 빼고 장신 이다원(체교15)을 투입해 정택훈과 투톱을 이루게 했다.

 이에 건국대도 측면을 활용한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고려대 골문을 공략했다. 전반 39분엔 코너킥 상황에서 중앙수비수 허준호(건국대16)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연이어 전반 42분에는 코너킥 찬스에서 건국대 선수들이 두 차례 날카로운 슈팅으로 고려대 골문을 직접 노렸으나 골대 앞에 서있던 박대원(체교17)이 모두 몸을 날려 막아냈다. 결국 양 팀 모두 득점에 실패하며 전반전 종료됐다. 스코어 0-0.

 고려대는 공민혁(체교16)을 제외하고 조영욱(체교17)을 투입하며 후반전을 시작했다. 이다원과 정택훈을 투톱으로 하고, 조영욱과 안은산이 측면에 위치한 4-4-2 포메이션으로 건국대 수비진을 공략했다. 그러나 반댓발 윙어들을 배치한 탓에 전방의 타겟맨들에게 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서동원(체교92)감독은 정택훈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 김종철을 빼고 윙어 황유승(체교15)을 넣어 공격 진영에 무게를 더했다.

 후반 21분엔 고려대에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골키퍼 송범근이 루즈볼을 잡아 신재원에게 빠르게 던져줬고, 신재원이 순식간에 볼을 달고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밀고 나가 안은산에게 볼을 전달했다. 안은산이 최소한의 터치로 볼을 컨트롤하고 쇄도하던 황유승에게 패스했고, 황유승이 몸을 던져 슈팅했으나 볼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모든 과정이 10초 내에 이뤄졌던 훌륭한 역습이었으나 마무리에 아쉬움이 남았다. 후반 30분엔 건국대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고려대의 골킥 이후 수비수들이 볼을 돌리다 실수가 발생했고 김재철(건국대15)이 볼을 탈취했다. 일대일 찬스에서 김재철이 오른발로 니어포스트를 노렸으나 송범근이 몸을 날려 공을 쳐냈다.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한 결정적인 선방이었다.

 후반 막판까지도 양 팀은 한 골을 위해 애썼다. 득점에 더 가까웠던 것은 건국대였다. 특히 김재철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후반 43분에는 김재철이 단독 드리블로 고려대의 오른쪽 진영을 허물고 중앙수비수까지 제치며 슈팅을 때렸으나 공이 골대 위로 벗어나고 말았다. 결국 스코어 0-0으로 후반전 종료됐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 시작과 동시에 건국대가 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다. 연장 전반 2분 황원준(건국대16)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송범근이 몸을 날려 공을 쳐냈다. 바로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서 권기표(건국대16)도 낮은 땅볼 슈팅으로 고려대의 골문을 노렸으나 송범근의 선방에 막혔다. 송범근의 선방 직후 고려대의 역습찬스에서 드디어 이번 경기의 첫 득점이 터졌다. 박상혁이 침투하던 안은산에게 로빙패스로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줬고, 안은산이 쇄도하는 골키퍼를 보고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스코어 1-0.

 안은산은 연장 후반 2분에 한 골을 추가하며 건국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정택훈이 달려가던 황유승에게 길게 내줬고, 황유승이 골라인을 벗어나기 직전의 공을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다. 뒤에서 쇄도하던 안은산이 원터치 슈팅으로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으며 득점에 성공, 스코어 2-0.

 이 득점 이후 고려대는 완전히 기세를 탔다. 연장 후반 5분엔 레프트백 박대원이 좌측면에서부터 단독 드리블로 상대 박스 앞까지 도달했고,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연장 후반 14분엔 우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가 뒤로 흘렀고 오버래핑을 나온 신재원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스코어 3-0.

 세 번째 득점으로 승리를 굳힌 고려대는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스코어 3-0. 고려대는 이번 주 일요일(11월 19일) 오전 11시 영광스포티움 종합경기장에서 수원대학교와 U리그 왕중왕전 4강전 경기를 갖는다. 고려대가 추계연맹전에서 수원대를 상대로 당했던 패배를 되갚고, 결승전에 진출해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을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려대학교 선발명단

FW: 김재욱 신재원 안은산

MF: 공민혁 김종철 박상혁

DF: 손채영 임장혁 정택훈 박대원

GK: 송범근

득점 요약

고려대3 안은산(92분, 107분), 신재원(119분)

건국대0

교체 요약

이다원 IN 김재욱 OUT(35분)

조영욱 IN 공민혁 OUT(45분)

황유승 IN 김종철 OUT(60분)

유승표 IN 손채영 OUT(75분)

김응준 IN 박상혁 OUT(1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