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김낙현, 컨디션 난조 속에서도 팀을 구하다

글 원동혁 기자

사진 이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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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라는 수식어는 아무에게나 붙지 않는다. 접전 상황에서 팀이 어려울 때, 확실하게 득점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 우리는 그런 선수를 해결사라고 부른다. 지난 2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와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의 경기는 김낙현(체교14, G)이 왜 고려대의 해결사로 불릴 수 있는지를 증명한 경기였다. 김낙현은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도 4쿼터 연속 8득점 등 20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고려대의 65-57 승리에 앞장섰다.

고려대는 경기 초반부터 경희대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희대는 박정현(체교16, C)에게 공이 투입될 때마다 적극적인 더블팀을 펼치면서 고려대의 볼 흐름을 원활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럴 때 경기를 쉽게 풀어가기 위해선 앞선의 득점이 필수적이었지만, 오늘 고려대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슛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 김낙현은 “저희가 원래 포스트 위주의 농구를 하는 팀인데 더블팀이 들어와서 포스트 쪽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앞선도 슛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아요.”라며 앞선이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려대는 오늘 경기에서 22개의 3점 슛을 던져 6개만을 성공시키며 27%의 3점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조선대와의 경기(43%)보다 많이 낮아진 수치.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전현우(체교15, F)의 공백을 고려해도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김낙현도 13개의 3점 중 4개만을 성공시키며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31%라는 성공률 자체가 아주 낮은 것은 아니지만 4쿼터 후반 성공시킨 2개의 3점을 제외하면 성공률은 18%로 떨어진다. “오늘 저희가 처음에 하던 대로 했으면 쉬운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제가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여서, 후배들은 잘 해주고 있었는데 제가 시합을 좀 망친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김낙현은 오늘 고전했던 이유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4쿼터를 50-40, 10점 차 리드로 맞았던 고려대는 경희대에 연속으로 득점을 허용하며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때, 팀의 위기 상황에서 빛난 것은 김낙현이었다. 상대방의 추격 의지를 꺾는 3점 2개에 이어, 경희대의 프레스 수비를 따돌리는 베이스볼 패스를 받아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김낙현은 “저는 1학년 때부터 마지막에 1, 2분을 남겨놓고 접전인 시합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그런 순간들이 오면 제가 경험이 많으니까 해결하려고 하는 편인데, 오늘 슛이 안 들어가다가 마지막에 들어가서 다행인 것 같아요.”라며 4쿼터에 임한 마음가짐을 밝혔다.

고려대는 앞으로 대학농구리그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6월 22일에 있을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와의 마지막 경기가 정규리그 1위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제가 조금 쉬었다 운동을 하게 되어서 체력적인 부담이 없진 않지만 남은 게임 다 치르면서 중앙대전에 포커스를 맞춰 체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대학농구리그 정규리그 4연패를 꼭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낙현은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늘 좋은 경기를 할 순 없다. 그럼에도 해결사의 존재는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승리하게 만든다. 남은 정규리그 3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김낙현이 이끄는 고려대가 이룰 성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