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KU=글 유슬기, 박정호, 강민경, 백승희 기자, 사진 김정륜, 백금주, 이영은, 한지훈, 김하영, 박채원, SPORTS KU DB/시스붐바 제공]모든 준비는 끝났다. 작년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고 양교 선수들은 아쉬움을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고려대학교 야구부(이하 고려대)는 1년의 기다림 속 보완점으로 남았던 내야진의 불안한 수비, 임양섭(체교14)의 부재를 이겨내고 더욱더 단단해졌다. 이제는 4연승을 앞에 두고 아쉽게 내줬던 승리를 2년 만에 되찾아 오려 한다.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은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를 상대로 2019 정기고연전(이하 정기전)의 승리를 이끌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SPORTS KU와 함께 알아보자.



*본 글은 2019년에 펼쳐진 2019 KUSF 대학야구 U-리그(이하 U리그)부터 제53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이하 대통령기), 지난 8월 24일 펼쳐진 제74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이하 선수권대회) 8강전까지의 경기를 반영했습니다.



*2019 정기고연전 특집으로 작성되었으며 총 2부작으로 이틀에 걸쳐 연재될 예정입니다. 1부에서는 양 팀의 2019 U리그 시즌 리뷰와 전력 분석을 담았습니다.





<양 팀 U리그 리뷰>


고려대 U리그 리뷰 - '시작은 창대했으나 미약했던 마무리'

  어느 팀보다도 좋은 출발이었지만 이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고려대는 12경기에서 5승 1무 6패를 기록하며 조 5위로 U리그를 마무리했다. 전반기 첫 4경기에서는 무려 40득점을 뽑아내며 4연승을 달렸다. 마운드에선 박건우(체교17)와 박동수(체교18)가 작년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중심을 확실히 잡아줬고, 새내기 투수들 또한 틈틈이 기회를 받으며 신구의 조화를 이뤄갔다.
  공격도 화끈했다. 김성수, 강준혁(이상 체교17)과 김대한(체교16)으로 이루어진 중심타선은 4경기 동안 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작년 문제점으로 꼽히던 ‘한 방의 부재’를 보완한 듯한 모습이었다. 이동영(체교16), 이재홍(체교17)은 테이블 세터로서, 고명규와 김길중(이상 체교17), 최현준(체교18), 이영운(체교19)은 하위타선에서 상위타선으로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전체적인 타선에 안정감이 생겼다.
  아쉽게도 좋은 흐름은 딱 거기까지였다. 성균관대학교와의 U리그 전반기 5차전 패배를 시작으로 고려대는 8경기 동안 단 1개의 승밖에 올리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공격에서의 부진이 뼈아팠다. 한 경기당 10점씩을 올리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던 앞 4경기와는 달리, 8경기 동안 고려대의 평균 득점은 단 2점이었다. 팀의 공격을 주도하던 17학번이 한꺼번에 부진에 빠지며 득점권 상황에서 아쉬운 장면이 연속됐다. 마운드는 여전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력을 이어가던 고려대는 결국 2년 연속 왕중왕전 진출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연세대 U리그 리뷰 - '살짝 주춤했으나 역시는 역시'

  무난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연세대는 10경기 동안 7승 1무 2패로 조 2위에 자리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다소 주춤한 성적이다. 나영채, 최동현, 정택준(이상 연세대17) 등 17학번들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정진수(연세대16)의 부진과 잦은 포지션 변동의 여파로 보이는 연이은 실책이 거듭됐다. 결국 전반기에서부터 한양대학교와 인하대학교와의 선두 경쟁에서 일찍이 밀려났다.
  그러나 후반기에 정진수가 컨디션을 회복하며(타율 0.450) 연세대는 전반기 0.263였던 팀 타율을 후반기 0.370까지 올리며 반격을 시작했다. 투수진에서는 성재헌(연세대16)을 필두로 마운드를 꾸려갔다. 박윤철(연세대15, 한화)의 뒤를 이어 새로운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성재헌은 특유의 노련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성재헌 뿐만 아니라 김범수(연세대18), 형관우(연세대19)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김범수가 11이닝 동안 방어율 0.00, 형관우는 25 ⅓이닝 동안 2.13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아준 덕에 연세대는 한 계단 올라 조 2위로 리그를 마쳤다.
  U리그에서 연세대가 이룬 성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7학번들이 주전 선수로 성장한 것과 더불어 U리그 후반기에 등장한 신입생 타자들의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컸다. 특히 연세대 주전 포수인 정진수가 건재한 가운데, 김건웅(연세대19)은 백업 포수로서 후반기 4경기에 나와 0.571의 타율을 기록하며 정진수를 이을 공격형 포수의 등장을 알렸다.




<고려대 전력 분석>

[투수] 덕수고 듀오, 믿고 맡기는 원투펀치
  임양섭 없이 맞이할 첫 고연전이다. 그러나 덕수고 듀오는 올 시즌 한층 더 단단해졌다. 올해 고려대의 마운드는 박건우-박동수 혹은 박동수-박건우의 패턴으로 운용됐다. U리그와 대통령기, 선수권대회에서 주효재(체교16), 전지환(체교18), 석상호, 성민승, 이석제(이상 체교19) 등이 기회를 고르게 받으면서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한 판 승부인 정기전에선 결국 작년부터 고려대 마운드를 책임져 온 박건우, 박동수가 경기를 시작하고 끝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각각 52⅔이닝, 53⅔이닝으로 작년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사사구와 실점이 줄었고, 탈삼진율은 각각 10.87, 12.00를 기록하며 한층 더 위력적인 투구를 자랑했다. 올해 17경기 중 선발, 구원을 가리지 않고 14경기를 등판한 원투펀치는 경남대학교(이하 경남대)와의 대통령기 16강전에서 박동수가 한 이닝에 5실점 한 것을 제외하곤 빅이닝을 허용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그러나 다른 경기에 비해 의미가 큰 만큼, 첫 정기전이라는 긴장감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두 투수 모두 기복 없이 꾸준했던 올해의 모습을 이번 정기전에서도 그대로 보여준다면 작년보다 화력이 약해진 연세대 타선이 쉽게 공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타격] 여전히 풀리지 않는 타선, 이제는 터져야 한다
  시즌 초반은 17학번이 주도했다. 이재홍, 김길중, 김성수, 강준혁은 U리그 전반기 27안타 22득점을 합작하며 전반기 고려대 총 안타 수 49개, 득점 42점 중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후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2할을 겨우 넘는 테이블세터진, 침묵하는 하위타선 등 모든 것이 맞물리며 타선의 침체라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테이블세터의 부진으로 타점을 만들어야 할 중심타선이 선두타자가 되고, 하위타선 앞에 계속해 득점권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기전 승리를 위해선 상위타선 이동영과 이재홍의 부활과 함께 공격의 연결고리를 필두로 한 응집력 있는 타선이 절실하다. 한편 대주자로 쏠쏠하게 제 역할을 해주던 장준환(체교18)이 후반기부턴 타격감까지 올라오고 있고, 최현준도 본격적인 상승세로 주전을 꿰차는 등 저학년들의 활약 역시 주목해 볼 만 하다. 또한 목동야구장으로의 경기장 변화는 고려대에겐 호재다. 올해 홈런 4개로 U리그 홈런왕까지 차지한 강준혁에게 정기전에서도 그의 시원한 한 방을 기대해볼 만하다. 한편, 단기전에서 주루 실책이 나오면 급격히 흐름을 상대 팀에 내줄 수 있다. 그렇기에 번번이 나오던 맥없는 도루 실패가 추격의 기회마다 찬물을 끼얹던 고려대의 모습은 꼭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수비]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수비, 위기에서 침착해야
  한 마디로 일취월장한 수비력이다. 올해 고려대는 경기당 0.76개(17경기 동안 1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비교적 견고한 수비를 펼치고 있다. 특히 1, 3루의 자리가 계속 바뀌며 불안했던 작년에 비해 안정된 내야가 돋보인다. 새로운 키스톤 콤비 이재홍-김길중이 전 경기 선발 출장하는 동안 단 4개의 실책만을 기록하며 내야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다. 양 코너에서도 윤용호(체교16), 김재경(체교17), 최현준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반면 외야진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은 없지만, 후속 펜스플레이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외야에서 고명규, 장준환이 보여주는 호수비는 마운드에 큰 힘을 더해주고 있다. 정기전을 앞두고 위기 상황 속 배터리가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시즌 동안 투수진이 주자견제나 내야 땅볼 처리에서 범한 5개의 실책과 포수진의 잦은 도루허용 및 송구 실책이 대부분 경기 흐름을 내주는 실점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또한, 8회 5실점이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던 지난 경남대전처럼 수비가 한 번에 무너지지 않도록 모든 수비진이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 베이스, 한 점을 더 내주지 않는 긴밀한 플레이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정기전이다.




<연세대 전력분석>

[투수] 최고참과 새내기가 이끄는 마운드
  성재헌은 여전히 견고하고, 박윤철의 빈자리는 새내기 형관우가 메우고 있다. 팀 내 가장 많은 경기(9경기, 8경기)에 출장한 둘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연세대 투수진을 이끌었다. 성재헌은 50⅓이닝 동안 방어율 2.52를 기록, 경기당 평균 5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또한, 140km/h 초·중반대의 직구와 함께 12.42의 높은 탈삼진율을 보이며 타자들이 쉽사리 공략하기 어려운 공을 던지고 있다. 제물포고등학교의 에이스 출신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형관우 역시 데뷔 시즌임에도 32⅓이닝으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준수한 방어율(2.53)과 WHIP(1.13)를 기록했다.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6이닝 완봉승을 거둔 후 주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기복이 있는 편이다.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다가 갑자기 집중타를 맞으며 실점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고려대 타선을 상대로 첫 정기전의 부담감을 안은 형관우가 어떤 투구를 펼칠지가 관건이다. 두 핵심 투수 이외에도 낮은 피안타율을 보이는 김범수와 천윤호(연세대16)까지 필승 계투진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연세대는 비교적 유연한 마운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 사라진 ‘한 방’, 그럼에도 강한 테이블세터
  마냥 작년 같지만은 못한 연세대다. 박승훈(연세대17)-나영채가 책임지는 테이블세터에서 김종선(체교15)-정진수-원주연(체교15)의 클린업트리오로 이어지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던 작년 타선이었기에, 올해 15학번들의 공백이 커 보인다. 우선 승부의 분위기를 앗아가는 한 방이 사라졌다. 무려 17개의 아치를 쏘아 올렸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단 4개의 홈런으로 오히려 고려대(6개)보다 적은 홈런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승훈-나영채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세대의 테이블세터진은 여전히 위압적이다. 고려대의 이동영, 이재홍이 27안타 4도루를 기록한 반면 박승훈과 나영채는 31안타 13도루를 합작했다. 그 뒤에는 아무리 약해진 중심타선이라 한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동현과 연세대의 4번을 지켜온 정진수 그리고 이젠 주전 선수로 거듭난 백도렬(연세대18)이 기다리고 있다. 하위타선에도 장타력을 가진 김주한(연세대16)과, 슈퍼루키 김택우(연세대19), 김건웅이 언제든 기용될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 한편 발야구가 장점인 연세대는 올해 39번의 도루 시도 중 35번을 성공시켰다. 경기당 2.5개로 고려대의 두 배에 가까운 베이스를 훔친 셈이다. 작년보다 약해진 방망이의 연세대이기에 더욱 빠른 발을 내세운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 물음표 붙은 내야, 걱정 없는 안방
  연세대의 수비진은 고려대와 정반대의 상황이다. 올해 2루수 나영채, 포수 정진수를 제외하고는 작년과 비교해 수비 포지션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 때문인지 연세대가 이번 시즌 승리하지 못한 5경기(1무 4패) 중 3경기(1무 2패)에서 경기 극 후반 연이은 수비 실책, 혹은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으며 이는 경기의 결정적인 패배요인으로까지 작용했다. 특히 시즌 초반 경기에서 내야진이 7개의 실책을 기록하면서 수비의 불안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수비 부담이 비교적 적은 1루에서도 무려 세 번의 수비 실수가 나왔다는 점이 연세대에겐 더욱 뼈아프다. 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을 되찾으며 점차 다시금 탄탄한 수비진을 완성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 바탕에는 홈을 든든하게 지키며 수비진의 중심을 잡아준 안방마님 정진수가 있다. 강한 어깨와 블로킹능력을 바탕으로 리그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 정진수는 올해 들어 14경기 동안 64.3%의 도루 저지율을 보이며 상대 주자를 철저히 차단했다. 올 시즌 70%를 맴도는 도루 성공률을 보이는 고려대 타선이 이러한 연세대 포수진을 상대로 얼마나 과감한 주루를 펼칠 수 있을지가 이번 정기전의 또 하나의 포인트이다.

*2부에서는 양팀 키플레이어, 관전포인트,선수단 각오와 정기전에 대한 전문가 전망, 감독인터뷰를 다룰 예정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19 04:5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