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학교 이기수 총장은 2009년도 신년사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에 학교 측에서도 일정부분 관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학생처는 이에 대해 "이제 와 지금까지의 새터를 크게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다만 총장님이 각 단과대 새터를 둘러보겠다는 정도의 의도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돼있는 새터에 대한 책임을 지금과 같이 학생회에만 국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우리학교 새터는 학생회에서 주관하며, 매년 입학식 이전에 해당 학년도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이 교외로 2박 3일의 일정의 캠프를 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 대해 모르는 것을 배운다는 새터의 취지가 음주폐해와 폭력으로 얼룩져 매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피해 학생에 대한 책임 소지도 불분명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학생회가 주관하는 행사지만 막상 사고가 일어나면 학교 측이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전부터 학생회 차원의 현재의 새터가 아닌, 학교 내에서 학교에 대해 배우는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도 꾸준히 제기돼왔으며, 학교 측에서도 하루 동안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과도한 음주문화에 안전사고 노출 … 해마다 사건사고, 사망사고도

2001년도 새터에서 정경대 신입생 한 명이 동사한 사건이 있었다. 사건 후, 사고 학생이 홀어머니 밑에서 막노동으로 학비를 벌어 재수를 한 끝에 우리학교에 합격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변에 안타까움을 주었다. 당시 이 사고가 학생이 취한 상태에서 난간에서 추락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대학의 음주폐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됐다.

2007년에는 대구에 있는 한 대학의 새터에서 장애학생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새터가 많은 선후배들이 참여하고 과도한 술잔이 오가는 자리인 만큼, 학생들의 능력만으로는 대처하기 힘든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새터 안전, 여전히 우려된다.

위의 이 총장의 발언에 대해 정태호 총학생회장은 "새터는 학생회가 고대 학우들을 대표하고 책임지는 기구로서, 만약 새터 형식의 행사를 학교에서 별개로 진행하거나 현재 총학생회가 시행하고 있는 새터 사업에 관여하려 한다면 당연히 큰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새터는 깊은 역사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1년 학생회 사업중에서 가장 크고, 겨울 방학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미 각 단위 학생회에서 준비해 오던 사업이라는 것이다.

정태호 총학생회장은 "새터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을 서로 협조할 수 는 있지만 일방적으로 학교가 새터에 관여하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따로 새터형식의 신입생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사업영역이 겹치게 되어 새터 진행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총학생회 측은 안전사고 우려에 대해 "새터를 진행하는 모든 과/반에 안전주체를 두고, 전체 새터 반성폭력규약을 정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2003년도 새터부터 '새터 지킴이' 제도를 시행해 각 과/반마다 2명 정도의 지킴이를 둬 예방에 힘써왔으며 당시 성폭력 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교내 여학생단체가 '고성방가(고대생 성폭력 방지 가능하다)'를 구성해 새터에서 성폭력 근절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학생회의 노력이 안전사고 예방에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었는지, 이제는 더 이상 새터 안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