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 올랐습니다.  9900원 하던 것이 10,900원이랍니다.  물가가 오르니 음식값 오르는 것도 당연합니다.  학교 앞에서 먹는 식사가 보통 4000원, 학생회관 식당에서 먹으면 한 끼에 2500원이니 꽤나 비싼 한 끼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욕을 얻어먹고 말았습니다.

오후 4시 쯤에 들어갔습니다.  손님이 없더군요.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데 냄비 바닥에 뭐가 잔뜩 눌어붙어있더군요.  바꿔달라 했습니다.  서빙하는 할머니가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며 원래 그렇다고 합니다.  음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위생 아니겠습니까... 그런 부분에 관하여 배려를 안 해주면 음식을 먹는 내내 신경쓰여서 맛있는 음식도 맛있게 먹을 수 없는 법입니다.

음식을 접시에 덜어와서 냄비에 집어넣고 먹기 시작합니다.  한가한 시간이라 그런지 서빙하는 할머니 두 분이 짬을 이용해 식사를 하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는 말의 대부분이 다 욕입니다.  "사장 새끼 어디 갔어.." 이런 말들이 밥 먹는 제 귀에 날아와서 꽂힙니다.   다른 손님도 없이 텅 빈 가게인지라, 100% 직방으로 날아와 꽂힙니다.  밥 먹는 입장에서 당연히 신경 안 쓰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 욕 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입 갖고 이야기하는 것 그냥 넘어갑니다.  가게 내부 분위기 금새 험악해집니다.

샤브미는 뷔페입니다.  샤브샤브를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지요.  그런데 사실 다른 동네 샤브미와 달리 안암로터리 쪽의 샤브미는 별로 먹을 것이 없습니다.  양배추 샐러드, 떡볶이, 유부초밥, 허접한 샌드위치, 쌈밥에 고기 한 종류, 해산물 네 종류 정도에 색깔 들어간 칼국수 면발, 야채 몇 가지.... 이것저것 먹다보면 몇 번 왔다갔다 하는 것은 기본 아니겠습니까... 가게 들어와서 식사한 지 30분 가량 지났을 겁니다... 마지막 접시를 담으려고 가는데, 이런 말이 들리더군요.

"많이도 처먹네"

전 가는 귀가 좀 먹은 사람이지만, 제 욕하는 소리는 참 잘 듣습니다.  그 순간 반사적으로 그쪽을 향해 한번 쳐다봤더니, 눈이 마주쳤습니다.  바로 제 시선을 피하더군요.  "젠장...들었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그러면 그렇지 텅 빈 가게에서 그 소리를 못 들었다면 귀머거리 아니겠습니까.  제가 대체 얼마나 먹었다고요?  접시 네 개 정도?  이게 많이 먹은 겁니까?  게다가 얇게 썰어진 쇠고기는 하나도 안 먹었습니다.  저는 고기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  전부 값싼 칼국수면, 쭈꾸미, 새우, 야채류, 유부초밥, 샌드위치, 샐러드만 먹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만 와도 이윤이 많이 남을 겁니다.  하여간....  저런 소리 들으니 화가 안 날 수가 있나요....

식사를 끝내고 나가니 밖에 젊은 남자 분(사장이라고 부르나, 실제로는 지배인 정도 되지 않나 짐작됨)에게 항의했습니다.  밥 먹고 있는 손님 욕하는 게 말이 되냐고..............  그 분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도저히 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저녁에 실질적인 가게 주인 분이 나올 시간이 되면, 전화를 걸어서 다시 한번 항의를 할 겁니다. 

그 할머니 종업원이 있어야 할 곳은 욕쟁이 할머니 식당이지, 학생들 상대하는 식당이 아니지요.  어이가 없습니다. 밥 먹는 사람 뒤통수에 대놓고 욕을 하다니........  처음 개업했을 때 상냥한 언니 종업원들 있었던 그 때가 그립군요.....

"별로다"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끔 해물샤브샤브 그리우면 갔던 곳인데, 다시는 안 갈 겁니다.   혹시 거기 가실 분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격에 비해 음식 차려놓은 것도 별로인데, 대놓고 손님 욕까지 하는 곳이라면.........  가게 주인이 불쌍하네요.  나름대로 일하시는 분들을 믿고 가게를 비우는 것일텐데... 사장이 있든 없든 간에 한결같은 모습으로 일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차라리 안 가는 것만 못해버렸네요.

없는 얘기 지어서 하는 것 아닙니다.  시험 한 달 남은 놈이 뭐 얻어먹을 것 있다고 구라를 치겠습니까.... 이미 여러 번 가서 거기 사람들이 제 얼굴 알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