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댓글 41
익명
2020-01-17 10:06:23
이 글은 어떻게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사기 위해 '적당한 식자층이 작정하고 자기 입맛대로 지표를 왜곡한' 전형적인 글입니다.
그러니까 나쁘게 말하자면, 선동용 글입니다.
공감대를 넓게 형성하기 위해, 작성자가 직접 말하고 있듯, 이 글은 어려운 경제용어와 이론 같은건 다 빼버리고 호텔 결혼식과 축의금으로 얘기를 시작합니다. 사실 대다수 사람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것들은 이런 내용들이기 때문일테지요. 그러다 자동차 얘기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고가 자동차의 판매량 변화가 정말 한국은행 전망치나 지니계수나 유명한 경제학 이론보다 사회양극화 현상을 잘 보여주는 척도일까요? 분명 이론이나 수치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혹은 평균의 함정 등에 매몰되는 문제점들을 일부 잡아줄 수는 있지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작성자가 딱히 언급은 않고 지나가지만 '고가 자동차의 판매량 증가가 양극화를 나타내는 지표다.'라는 가정에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자산/소득 수준에 비례하는 가격대의 자동차를 탄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양극화가 심해진다고 해서 딱히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바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과 판매량을 비교합니다. 한국의 E클래스 판매량이 미국을 추월했다면서요. 이게 말이 되나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자산에 비례하는 가격대의 자동차를 탄다면 한국의 E클래스 판매량은 절대 미국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물론 아래에서 말하겠지만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한국과 그 구조 자체가 많이 다릅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에는, 여러 정성적 요인들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한국의 과시 문화'와 '미국 자동차 시장의 다양성(혹은 한국 자동차 시장의 획일성)'정도를 들 수 있겠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세계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의 격전지입니다. 한국보다 훨씬 다양한 회사들이 다양한 라인업과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를 팔고 있습니다. 당연히 판매되는 차종의 획일성이 한국보다 낮고, E클래스의 판매량자체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설령 '과시 문화'라는 요건을 제외하더라도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E클래스 판매량과 같이 매우 협소한 지표를 취사선택할 것이 아니라 6~7만불 이상 자동차의 판매 비중 등의 지표를 비교해야겠지요.
글의 작성자가 의도적으로 생략한 '과시 혹은 고가품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하는 소비트렌드의 변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클래스와 비슷한 예로, 2014년에는 벤츠 S클래스보다도 고가인 벤틀리 플라잉스퍼 모델의 서울 매장의 판매량은 전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벤틀리 매장은 뉴욕에도 있고 런던에도 있습니다. 그럼 한국, 아니 서울이 뉴욕이나 런던보다 잘 사는 도시일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외부요인들이 얼마든지 들어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작성자는 그런 것들을 모조리 배제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러이러한 이론도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 것들보다 '자신이 취사 선택한' 일부 지표들이 더 정확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백화점 내 명품 판매량 수치도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객관적인' 산업통상부의 자료를 인용하지만 사람들의 소비트렌드 변화 같은 이유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물론, 양극화가 심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부자들이 한국 면세점에 재고가 없는 물건들을 백화점에까지 찾아와서 쓸어가는 현상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분명 지표 왜곡의 요소인데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냥 명품 매출은 늘었고 다른 매출은 하락했으니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합니다. 이게 작성자가 계속해서 언급하는 통계의 함정이나 평균의 오류 등과 다를게 무엇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0억 이상의 고액예금 비율에서 기업 저축 상승분을 포함시키는 것에는... 뭐라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저 글의 작성자 분이 기업이 저축을 늘리는 이유와 500조 중 기업 저축의 비중, 그 비중의 변화, 5년간 무려 15%나 늘었다는 고액 예금의 상승률 중 기업 저축 부분이 차지하는 %p 등에 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어보이시는 것처럼 말이죠. :
작성자에게 경고나 강등(이용정지) 처분이 필요한가요? 매일 무작위로 선정되는 고파스 배심원들에게 판결을 맡깁니다.
(주의) 신고 내용에 욕설,폭언 등 불필요한 글을 쓰시면
[]님이 강등됩니다.
사유만 간단히, 감정을 배제하고 써주세요.
|
|
|
|
